중국 갑부들이 축구에 투자하는건…
중국 억만장자들이 자국 축구에 수억달러를 투자하는건 단지 재력을 과시하기 위함만은 아니다.
중국 주요 축구단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이나 심지어 전자상거래보다 수익을 더 많이 내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잭 마 창업자의 주도 하에 광저우 헝다(에버그란데) 구단에 12억 위안(1억9,3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50%를 인수했다. 2010년 고전하던 광저우 헝다를 단돈 1억 위안에 인수한 부동산업계 재벌 쉬자인(에버그란데 부동산 그룹) 입장에선 4년만에 23배, 연환산 수익률로 계산하면 220%의 수익을 올리게 된 셈이다.
축구 투자에는 다른 혜택도 따른다. 축구단은 강력한 마케팅 수단도 된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처럼 중국에서 축구는 마케팅 매출이 가장 높고 어떤 스포츠보다 많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지난해 축구는 중국 CCTV에서 방송되는 스포츠 경기 가운에 절반을 차지했다. 축구에 투자하면 정부와의 관계를 구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 정부가 스포츠 홍보를 장려하기 때문이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부호리스트’를 발간하는 루퍼트 후게워프는 “중국 최고 부호 10명이 모두 축구에 투자하고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부를 과시하는 의미도 있지만 사업적 이익을 위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축구팬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후게워프는 “시진핑은 소문난 축구광이다. 축구는 정부와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평소엔 접근하기 힘든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관영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자신이 2012년 더블린의 크로크파크 경기장에서 시축하는 사진을 집무실에 놓아두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개최, 우승이 소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건 2002년 단 한번 뿐이다.
중국 최대 부호인 왕젠린을 비롯해 재계 인물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가 설립한 다롄완다그룹은 2011년 유럽에 나가 있는 청소년 축구선수들의 훈련 같은 활동을 위해 중국축구협회에 5억 위안(8,000만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 완다는 투자 프로그램의 기간을 3년 더 연장하고, 향후 10년간 중국 내 축구 꿈나무들에게 연 2억 위안을 투자한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중국은 여전히 탁구나 배드민턴, 다이빙 강국으로 인식될 뿐이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에서 가능하면 더 많은 메달을 가져올 수 있는 스포츠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2012 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메달수 2위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은 TV로 축구경기를 보는 건 좋아하지만 중국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8,000명에 불과하다. 중국 인구가 13억 명인 것을 감안하면 17만3,000명에 한 명 정도인 셈이다. 미디어리서치업체 Cvsc-Sofres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운동은 배드민턴과 자전거타기, 그리고 산책이다.
중국 억만장자들이 유능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다. FIFA 세계랭킹에 의하면 중국팀은 2008년 이래 207개 국가대표팀 가운데 대체로 70~100위 사이에 머물러 있다. 현재는 103위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중국 축구에 자본과 운영 노하우, 마케팅 전문성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광저우 헝다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약 20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을 영입하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루카스 바리오스와도 4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쇄신 노력을 기울였다.
쉬자인이나 왕젠린 회장과는 달리 알리바바의 잭 마 회장은 열렬한 축구팬은 아니다. 헝다 지분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가격이 싸서라고만 답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과 스포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도 스포츠 관련 여흥을 장려했다. 중국에 결여된 건 영감을 줄 수 있는 축구팀 뿐이다.
마 회장이 지분 인수에 들인 액수를 토대로 볼 때 헝다는 세계에서 16번째로 가치있는 축구단이다. 포브스지가 3억2,80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한 AT마드리드도 능가한다.
중국 여자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축구게임회사 KT풋볼 CEO인 레오 류는 “중국 축구는 너무 개발이 안돼 있어 그만큼 기회도 많다”며 “재계의 관심과 참여로 중국 축구산업의 숨은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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