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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제주 공개홀에서 진행된 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 사회자는 앞에 앉고, 두 후보가 서 있는 상태에서 토론회를 진행했다. | 6.4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로 경쟁중인 새누리당 원희룡 예비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구범 예비후보. 이들 두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첫 토론회 자리에 마주했다.
이들이 마주한 건 13일 밤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KBS제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열린 토론회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미디어제주>를 비롯해 <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의소리>, <헤드라인제주> 등 제주도내 인터넷 언론 5개사와 KBS제주 등 6개 언론사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물론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제주도민들이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토론회를 이끌었을까. 토론회 초반은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원희룡 후보는 힘이 달리는 대신, 신구범 후보 쪽으로 평행추가 기울었다.
이날 토론회는 90분 내내 후보들은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에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특히 상대방의 후보 공약을 검증하는 순서는 4개의 카드 가운데 하나를 추첨, 공약을 설명하고 상대 후보로부터 검증을 받기도 했다.
후보의 공약 검증은 1분 제한시간인 상대방의 공약을 듣고, 곧바로 4분내로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나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첫 공약 추첨은 원희룡 후보에게 주어졌다. 원희룡 후보는 ‘1, 원, 희, 룡’이라는 4개의 카드 가운데 ‘룡’을 꺼내들었다. ‘룡’에 담긴 내용은 ‘풍력발전 도민 참여’였다.
신구범 후보가 공약을 들은 뒤 “풍력은 법에 있다. 특별법 221조…”라고 꺼내자 원희룡 캠프측은 “미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신구범 후보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트인 숫자를 일일이 나열하며 공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구범 후보는 상대방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면서 원 후보에게 설명하기만 급급, 오히려 원희룡 캠프측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자 이날 사회를 맡은 KBS제주방송총국의 김영훈 보도국장이 제동을 걸었다. 김영훈 보도국장은 신구범 후보를 향해 “허와 실을 따지는 질문을 하라”고 재촉할 정도였다.
후보들이 사회자의 의도를 제대로 읽지 못해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갔다. 균형 감각을 유지하던 두 후보의 경쟁은 후반에 들어오면서 신구범 후보에게 쏠리는 분위기였다.
사회자가 선정 주제인 ‘FTA’를 제시하자 원희룡 후보는 “FTA를 막아야 한다”고 답을 했고, 신구범 후보는 “FTA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서로 다른 입장을 비쳤다. 그런데 원희룡 후보가 “(신구범 후보와는) 큰 차이점이 없다. FTA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애초 답변과는 다른 답변을 한 것.
토론회가 점차 막바지에 들면서 원희룡 후보는 신구범 후보에 점점 말리는 분위기였다.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뜻이라면 같은 뜻입니다”며 신구범 후보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표현를 하기도 했다.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캠프의 반응은 다소 기온차가 느껴졌다.
원희룡 캠프측은 ‘토론회가 잘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가볍게 답을 한 반면, 신구범 캠프측은 “아주 잘됐다. 원희룡 후보가 공부를 안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후보 선정 기준은 <미디어제주> 등 인터넷 5사와 KBS제주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를 얻거나, 선거일 기준 도의원 1석 이상 정당 후보로 정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