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우리는 공사 현장의 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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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22 03:42

독자가 보내온 '위클리비즈를 읽고'

본지 3월15일자 위클리비즈 1면
3월15일자 위클리비즈 1면
지난주 위클리비즈 커버스토리로 실렸던 축구단 바이에른 뮌헨의 인재(人才) 경영 기사를 읽고 한 독자가 사연을 전해왔습니다. "'직원의 마음을 사라'는 주제가 마음에 와 닿았다"면서 경험담을 풀어놓았습니다.

이 독자는 한 중견 건설회사 부장 A씨입니다. 공사 현장에서는 공기(工期)를 맞추는 것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게 안전사고 예방입니다. 그래서 어느 현장이나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어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씁니다. 그런데 현장마다 관리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A 부장은 여러 현장을 보면서 직원의 마음을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합니다. 건설 근로자들은 일당 1000원에도 다른 회사로 옮길 만큼 보수에 민감합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도 유독 안전 수칙 위반이 적은 현장이 있었습니다. 다른 현장에 비해 40%나 적었습니다. 이 현장의 비결은 바로 근로자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 수칙 위반에 대해 페널티(penalty) 방식을 씁니다. 안전 수칙을 위반하면 일정 기간 공사 참여를 금지하는 식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삼진 아웃제'처럼 아예 공사장에서 쫓아내는 억압식 통제가 대부분입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근로자들에겐 이런 벌칙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를 내지 말아야지' 하며 너무 긴장하게 되고,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하소연도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다음 번 공사 입찰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기 때문에 아주 예민합니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파견된 현장 소장은 고함과 욕설로 근로자들을 제압하려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그 현장에선 평소 근로자들을 가족처럼 대했다고 합니다. 실제 "우리는 가족"이란 말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말로만 그런 게 아니라 3~4개 층마다 임시 화장실을 설치하고, 겨울에는 방한 대책을 논의하며, 휴게실에 따뜻한 음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아침마다 "가족 여러분, 어제 잘 주무셨습니까?"라는 방송을 통해 하루를 반갑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매주 생일을 맞는 근로자에게 파티를 열어줬습니다. 어버이날 카네이션, 근로자 식당 개선, 여름철엔 빙수, 화채, 식염(食鹽·먹는 소금)도 제공했습니다. 근로자들이 바라는 개선 사항을 적게 해서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반영하기도 했답니다.

물론 이 현장에도 기율은 있습니다. 단지 그 기율을 적용할 때 가족 안에서 하듯 기본적으로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도록 배려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안전 수칙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도 기분이 덜 나쁘고, 스스로 자각해 '앞으로 더 잘해야지'라는 반성과 의욕이 발현된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어떤 사람이 현장 소장에 앉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결국 리더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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