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박찬우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당신 회사의 기업블로그, '소셜'하신가요

  • 박찬우 왓이즈넥스트 대표

    • 크게
    • 작게

    입력 : 2014.03.22 03:42

    - 임직원 참여 흐지부지
    고객과 소통필요하다며 사내블로거 뽑아 발대식
    몇번 의욕적으로 쓰다 결국 블로그 존폐 위기
    - 한국GM의 성공사례
    독자 댓글에 답글 달며 본인이 보람 느끼게 해정기 교육 등 지원도…
    소셜웹의 임직원 참여 이제 선택 아닌 필수

    박찬우 왓이즈넥스트 대표
    박찬우 왓이즈넥스트 대표
    "고료 3만원 상품권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한국지엠 사내 블로거로 올해 4년차 활동 중인 필명 '어른곰'이 사내 소셜미디어 포럼 때 던졌던 첫 인사말이다.

    많은 국내 기업이 블로그를 시작하던 즈음 유행처럼 임직원들을 사내 블로그 기자단이란 이름으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점점 기업 블로그에서 임직원의 글은 사라져갔다. 그리고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던 사내 블로그 기자단들도 유명무실해졌다. 그래서일까? '어른곰'의 솔직한 고백은 솔깃하다.

    소셜 웹은 대화가 중심을 이룬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고객들과 진정성과 전문성을 갖고 대화하고 소통할 화자는 누구여야 할까? 기업의 임직원 아니겠는가?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임직원들 참여를 꾸준히 시도해 왔다. 하지만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에 일부 담당 직원이 아닌 전체 임직원을 참여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10~20명 남짓을 선발해 그럴듯한 기자단 이름을 짓는다. 대회의실에 모여 임명장을 수여하고, 발대식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교육도 하고, 숙제처럼 미션을 나누어 준다. 그리고 몇 번의 의욕적인 글들이 게재된다.

    그러다 기자단이 쓰는 글의 주기는 점점 길어지고, 몇 달 후쯤 되면 한두 명씩 이탈이 시작된다. 결국 담당자는 블로그의 콘텐츠 제작을 외부 대행사에 요청한다. 기업 블로그에서 기자단의 이름이나 글은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야심 차게 임직원으로 블로그 기자단을 구성했으나, 지금은 존폐를 고민하는 것이 기업들의 공통적인 상황이다. 어떻게 하면 임직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 답을 6년째 사내 블로그 기자단을 운영 중인 한국지엠 토비토커에서 찾아보자. 먼저 참여자들을 위한 보상을 준비한다. 어른곰의 경우처럼 고료를 지급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보상일 수 있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은 초기에 동기를 유발하긴 하지만 지속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 블로그에 참여했던 임직원들은 가장 힘든 점이 소셜미디어 활동을 위한 시간 확보라고 이야기한다. 근무시간에 블로그 글을 쓰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퇴근해서 쓰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결국 새벽이나 쉬는 주말 시간을 이용해야 하는데,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그 노곤함을 지속적으로 달랠 수 없다.

    비결은 본인의 소셜 웹 활동에 자발적인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작성한 글에 댓글이 달리면 이에 대한 답글을 본인이 달 수 있도록 해 독자와 대화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자. 보통 기업에서는 혹시 문제가 생길까 봐 이를 금지하는 곳이 많은데 과감히 풀어주는 것이다. 소셜 웹 활동에 대해 전문적 리뷰와 정기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기자단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지원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자. 외부 강연, 외부 인터뷰, 다른 기업 블로거 또는 파워 블로거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주자. 궁극적으로 소셜 웹 활동을 통해 본인이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보상 방식이 지속적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참여 임직원들을 위한 몇 가지 지원을 고민해 보자. 부담스러운 참여 시간을 줄여주는 지원이나 활동의 오류를 줄여주는 가이드 제공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이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교육도 지원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모든 제반 사항도 지원을 준비하자. 그리고 콘텐츠 제작 아이디어 구상이나 기획 과정에 전문적인 도움도 지원을 해주자.

    기업 블로그
    소셜 웹에서 임직원의 참여는 다양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에서는 사내에 전문 분야를 두고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가 생겼고, 포스코 사내 블로그 '포스코&'은 임직원들이 이를 통해 소통하고 대화하는 창구가 됐다. 또 페이스북 100만명 팬을 기념해 네덜란드 항공사 KLM 임직원은 감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youtu.be/sTtVacIPIRQ)

    최근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겨울왕국'이 수상할 때 월트 디즈니사 직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 소셜 웹에 등장(youtu.be/yAA8k1D3A4)하기도 했다.

    이제 정체성과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는 기업 소셜미디어 콘텐츠들을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기업의 목소리로 바꾸어 내는 작업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전 기업 웹사이트에서 보았던 얼굴 없는 '게시판 관리자'도 소셜 웹상에서 더는 친밀감 있는 대화를 이끌기 어렵다. 이제는 기업의 얼굴, 임직원들이 나설 때이다. 당신 기업의 임직원은 '소셜'하는가? 기업은 그들의 참여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