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날갯짓할 7대 IT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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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속도, 그리고 의외성은 IT 시장을 말 할 때 빠지지 않는 설명이다. 변동이 심해 예측하기 어렵고, 시장 추이가 빠르게 흐르는 탓이다. 그래서 '2014년 IT 트렌드’와 같은 말이 별로 소용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다. 미리 알고 있으면, 변화에 맞춰 고개를 끄덕거릴 여유는 벌 수 있을 테니까. 올해 담금질을 거쳐 2014년 인기 분야로 떠오를 준비를 마친 IT 분야 트렌드 몇 가지를 꼽아봤다. 이제 뜰대로 뜬 ‘모바일’과 지루한 ‘빅데이터’ 너머엔 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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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http://www.flickr.com/photos/artisrams/8358208394. CC BY-SA 2.0
3D 프린터

누군가는 "2013년 최대 이슈”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누구는 '제3의 산업혁명’이라는 설명을 다는 데 서슴지 않았다. 무엇이든 상상하는 물건을 눈 앞에서 찍어낼 수 있는 기술. 3D 프린터 예기다. 일부 산업 환경에서 시제품이나 시제품 전 단계인 목업(Mock up) 제품을 만드는 용도에 그쳤던 3D 프린터는 2014년 질적으로, 그리고 양적으로 팽창하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는 3D로 완성된 디지털 도면을 프린터가 출력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종이에 잉크로 글씨를 인쇄하듯, 입체 물체를 프린터가 경화성 수지로 만들어준다. 물체의 밑동부터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3D 디지털 도면만 주고받으면 언제 어디서든 물체를 뚝딱 완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발 중인 제품 디자인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이나 가정에서 필요한 구조가 간단한 제품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 덕분에 각광받고 있다.

2014년에는 3D 프린터에 얽혀 있는 기술특허가 만료된다. 3D 프린터 시장에 양적인 팽창을 불러올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D 프린팅 기술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기술인 수지 압출 방식은 이미 1992년 특허가 만료됐다. 이 방식을 쓰는 3D 프린터는 수백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나중에 등장한 SLS 방식은 2014년 특허가 만료된다. SLS 방식의 3D 프린터의 가격이 내려가면 가정이나 대학 연구기관, 소규모 사업장 등 지금보다 더 널리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은 3D 프린터 시장 팽창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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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컴퓨터

올해 입는 컴퓨터 시장이 꿈틀거렸다. 삼성전자와 퀄컴, 페블, 소니, 나이키가 스마트시계를 선보였고 중국업체 기크는 스마트반지를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 입는 컴퓨터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기는 아니다.

2014년에 입는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 전망이다. 대표 IT기업 구글과 애플이 입는 컴퓨터 시장에 들어올 준비를 하는 덕분이다. 구글의 스마트안경 '구글안경'과 애플도 2014년 스마트시계를 만들어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200만대 팔린 스마트시계가 내년에는 9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벤처투자자 메리 미커도 지난 5월, 미래 전망 발표 자료를 통해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오고 있다"라며 "입는 컴퓨터는 안경, 시계, 의류 등이 대표적이고 자동차나 날아다니는 컴퓨터가 건축과 농업 등에 활용되기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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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는 디스플레이

올해 10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갤럭시라운드'와 'G플렉스'다. 이 제품은 휘는 디스플레이라기보다는 구부러져 있는 디스플레이에 가깝지만, 휘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11월15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2014년 3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에 곡면 TV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곡면 디스플레이로는 세계 최대인 105인치 곡면 UHDTV 개발을 마치고 내년 초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14'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지난 19일에 밝혔다.

애플도 휘는 디스플레이에 관심이 많다. 애플은 이번 달에 휘는 터치 센서와 삼각형과 원형으로 접는 디스플레이 기기 특허를 받았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휘는 디스플레이 기술동향 및 시장전망 - 2013' 보고서에서 휘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2013년 320만대에서 2020년 7억9200만대로 약 248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사물인터넷(IoT)

사물인터넷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사물인터넷은 2012년부터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항목이다. 모바일 기기 시장의 팽창과 모바일 기기 보급에 따른 ‘연결’이 2014년 꽃을 피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사물인터넷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하다. 하지만 개념은 매우 쉽다.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주변에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건강관리용 팔찌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스포츠용품 전문 업체가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손목시계도 삼성전자가 만들었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NFC 등 근거리 무선통신 규격을 탑재해 사물과 사물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모바일 기기는 사물인터넷이 보통 사용자의 생활에 침투하기 위한 첨병인 셈이다.

기업 환경에서도 사물인터넷은 중요한 트렌드다. 장비에 탑재된 센서 덕분에 기업이 비품이나 재고, 환경관리를 장비에 맡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으로 확장된다. 만물인터넷은 인터넷이 모바일 기기를 넘어 기업의 장비와 자동차, TV, 집 등 그야말로 모든 것으로 연결되는 기술을 말한다. 로봇 애플리케이션과 자동화 농장, 첨단 의료 부분 등 사물인터넷의 손은 멀리까지 닿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이 되면 사물인터넷 기기가 260억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도 2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연결과 연동은 21세기 디지털 기기의 숙명이다.

실제로 애플이 지난 11월 미국에서 출원한 '위치에 따라 장치의 작동을 제어하기 위한 무선통신 기기 및 시스템(특허번호 8,577,392)’ 특허는 애플이 시작하는 만물인터넷 기술의 초석이다. 사물인터넷과 만물인터넷은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시계나 스마트안경 등 입는 컴퓨터와도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방송 ‘UHD’

UHD는 ‘울트라HD(Ultra High Definition)’을 뜻한다. 현재 풀 HD 규격의 화면 해상도는 가로∙세로가 각각 1920×1080이다. UHD는 이보다 4배 정도 더 큰 4096×2160 해상도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같은 크기를 가진 TV라면 UHDTV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더 또렷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UHDTV는 2013년에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가전제품 제조업체가 앞다퉈 UHDTV를 소개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해마다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도 UHDTV는 가전 시장의 핵심 품목이었다. 일본의 소니와 중국 제조업체도 경쟁적으로 UHDTV를 소개했다.

2013년이 UHDTV의 서막을 알린 해였다면, 2014년은 UHDTV 시장이 열리는 해다.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맞물린 덕분이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과 세계 최대 스포츠축제 월드컵도 브라질에서 열린다. 국제 스포츠 행사는 UHDTV 콘텐츠를 질적, 양적으로 확대해 줄 양분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4’에 참여해 대형 UHDTV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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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클라우드

2014년은 구름 속의 데이터 ‘클라우드’가 개인의 삶 속으로 바짝 다가오는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용 클라우드’ 시대 얘기다.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쓰는 이를 중심으로 짜이는 클라우드 환경을 말한다. 사용자가 가진 장비의 독립적인 특성에 클라우드 서비스의 접근성 특징이 더해진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용 클라우드 영역의 주역이 될 제품으로는 기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와 PC, IPTV 등 다양하다. 사용자가 지극히 개인 영역에 품고 있는 기기를 활용해 사용자만을 위한 클라우드 환경을 꾸릴 수 있게 된다.

주목할 만한 서비스도 이미 여럿 나왔다. 토렌트 클라이언트 개발업체 비트토렌트가 2013년 소개한 ‘비트토렌트 싱크’가 대표적이다. 비트토렌트 싱크는 중앙 서버에 자료를 올려야 다른 기기에서 접속할 수 있는 일반적인 클라우드 기술과 달리 사용자의 PC와 PC, PC와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해준다. PC와 스마트폰이 곧 개인용 서버이자 클라이언트 기기가 된다. 비트토렌트 싱크는 출시 이후 5개월여 만에 1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이후 한 달 동안 200만명이 쓰는 서비스가 됐다.

단순히 저장공간을 공유하기 위한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 미디어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도 적잖다. 이 부분에서는 '짐리' 클라우드가 두드러진다. 짐리는 중앙 서버 없이 사용자의 PC에 저장된 음악이나 동영상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에서 재생해주는 서비스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의 개인용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 그래픽기술 전문업체 엔비디아는 개인용 클라우드 기술을 재미있게 응용했다. PC의 그래픽카드를 활용한 개인용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고급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PC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휴대용 게임 콘솔 ‘쉴드’에서 게임 화면을 전송받아 즐길 수 있다. PC가 게임 스트리밍을 위한 클라우드 게임 서버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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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올해 1월 1비트코인에 13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2월 초 1200달러를 넘었다. 현재는 63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시세만큼 비트코인은 올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P2P 형태의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공급이 조정되는 디지털 화폐다. P2P(Peer To Peer, 개인 대 개인)란 서버 없이 인터넷을 통해 각자의 컴퓨터 안에 있는 파일과 데이터베이스, CPU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비트코인은 파일 형태의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거래도 할 수 있다. 안전한 익명 거래가 가능하며, 기존 금융기관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비트코인이 미래 화폐가 될 것인지 아직 의견은 분분하다.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와 인정한 국가의 입장이 갈리는 탓이다. 중국은 이달 초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다. 중국 중앙은행과 4개 정부기관은 중국 화폐의 법적 지위 보장과 돈세탁을 방지해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반면, 싱가포르는 12월24일 비트코인에 별도의 규제를 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주에 따라 판단이 갈리지만, 미국 주요은행이 최근 비트코인 취급자에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이 개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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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http://www.flickr.com/photos/105644709@N08/10307547545/ CC BY-SA 2.0

오원석 기자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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