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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04 03:00
[현대車의 파격 실험… 열정·근성 있는 인재 찾아라] 1단계 합격자 100명 뽑아
인사실 직원들이 발로 뛰며 시내버스·도서관·학원… 열심히 사는 20代 눈여겨봐
물류센터 아르바이트생, 도서관 근로 봉사 복학생 등에 말 걸어보고 입사지원 제안
한달에 한번씩 산행 등 모임, 수개월간 인성 집중 평가… 11월 면접통해 최종 선발키로
공채 시험 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현대자동차는 올해 채용에서 공채 시험과는 별도로 '길거리 캐스팅' 실험을 처음으로 진행 중이다. 마치 연예계 매니지먼트사에서 신촌이나 홍대 앞 거리에서 무작위로 연예인 지망생을 뽑는 것을 연상시킨다.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길거리 캐스팅' 같은 인사실험을 벌이는 것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 회사는 두 달간(6~7월)의 길거리 캐스팅을 마치고 지난 7월 말 1단계 합격자를 100명 선정했다. 이들에 대해 좀 더 관찰하는 단계를 거쳐 11월 말~12월 초 최종 합격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초유의 인사실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열정 젊은이 만나기 위해 첫차 시내버스·새벽 도서관 방문
지난 2월 현대차 한성권 인사실장(부사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 자유로운 아이디어 회의)을 열었다. '어떡하면 틀에 박힌 채용 틀을 깨고 인성을 중시하는 채용 방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가 주제였다. 그 결과 도입한 것이 '길거리 캐스팅'이다.
시내버스뿐 아니다. 도서관·학원·서점·동아리 등 젊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현대차 인사실 직원들은 어김없이 있었다. 도서관은 새벽 6시 혹은 밤 11시쯤 돌아다녔다. 다른 사람들이 자거나 술을 마시는 동안 자신의 꿈을 위해 도서관에 온 경우가 많다고 판단했다. 이'암행어사' 같은 길거리 캐스팅 면접관들이 학생들을 만나면서 가장 중요시한 덕목은 '열정' '근성' '성실'이었다. 한 면접관은 대학 도서관 회의실에서 혼자 공부하는 학생을 지켜보다가 "현대차 입사에 관심 없느냐"고 제안을 했다.
인사실 직원들은 신문·방송도 유심히 봤다. 지난 6월 철도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한 평택대 3학년 학생에 대한 미담이 전해지자, 그에게 연락해 입사 제의를 했고, 이번 1단계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1단계 합격자 100명은 10명씩 조를 짜서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현대차 측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 소속 인사과 대리·과장 등이 참석한다. 산행·식사 모임 등 형식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성을 집중적으로 평가받는다. 최종 면접은 11월 말이다.
◇혁신 전형의 목적은 인성 채용
현대차는 왜 이런 파격적인 전형을 만들었을까. 현대차그룹 올 하반기 공채 시험에는 1200명 모집에 10만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렸다. 인사실 직원들은 쏟아지는 지원자 탓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모집→서류전형→인적성시험→면접→선발' 등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인재를 뽑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면접 시간도 길어야 1시간 30분 정도다.
이와 달리 '길거리 캐스팅'은 수개월 동안 인성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길거리 캐스팅과 별도로 치른 지난 4월 인턴사원 모집에서도 스펙(학점, 영어점수 등)을 배제하고 업무에 대한 열정과 실력만을 평가했다. 학교·전공을 기재하는 별도의 지원서 없이 추천·사전과제 평가·실기 전형만으로 1차 합격자를 선정하고 인적성검사·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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