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미리 보는 2025년 주방 사회경제
2013.09.05 05:00 곽노필 Edit
» 미래의 주방은 집안의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집안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GE의 예측이다. GE 가전 제공.
스마트 냉장고와 만능 수도꼭지, 접시제조기
미 GE 가전, 2025년 주방 콘셉트 디자인 공개
고령화, 주택 소형화, 신선식품 수요증가 반영
저장 식품을 점검해 뭐가 부족한지 스스로 판별하는 스마트 냉장고, 박테리아와 유해물질을 감별해내는 수도꼭지,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3D 프린팅 접시….
세계 최대의 미국 전자기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예측하는 2025년 주방의 주요 모습이다.
보통 기업에 속한 디자이너들의 제품 개발 주기는 2~3년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디자이너들이 작업하는 것은 2015~2016년이 지나야 발매되는 것들이다.
GE 가전부문이 이런 사이클을 훌쩍 뛰어넘어 2025년으로 달려갔다. 몇달 전 미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있는 가전부문 본부로 디자이너들을 초청해 GE가 2025년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주방 제품들을 구상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GE는 제품 구상의 기본 전제로 기술 발전의 흐름과 함께 인구 고령화, 대형주택 수요 감소, 신선식품 수요 증대 등 문화적, 인구학적 변화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홈 챌린지 2025’라는 이름의 GE 미션을 부여받은 4개의 디자인팀들이 내놓은 미래의 주방은 7월부터 8월말까지 루이스빌에 있는 크레스맨센터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10여년 후를 내다본 것이므로, 구체적인 제품 디자인 자체보다 제품 콘셉트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가전부문 디자인담당 이사인 루 렌지는 “미래 주방 제품의 주요 고객 유형으로 빈집지기(empty nester, 자식들이 떠나고 난 빈 집을 지키는 노부부, ), 기술에 정통한(tech-savvy) 젊은 부부, 노부모를 돌보는 가정, 신흥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이들 등의 몇가지 시나리오를 디자이너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 미 켄터키주 루이스빌 크레스맨센터의 `GE 홈 챌린지 2025' 전시장. GE 가전 제공.
사물인터넷 발전…주방은 특정 공간 아닌 가정 시스템 일부
렌지는 “그 결과 지금처럼 특정 공간에 있는 장소라는 의미의 주방은 사라지고 주방은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미래학자들이 ‘사물인터넷’(관련기사:2020년 사물인터넷 500억개 돌파, http://plug.hani.co.kr/futures/1411721)이라 부르는 것이다.
몇몇 비평가들은 와이파이(Wi-Fi)를 장착한 토스터기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GE의 프로젝트는 우리가 ‘연결된’ 주방 시스템을 왜 갖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몇가지 답을 내놓는다.
예컨대 앞으로 가구원 감소에 따라 집 크기가 줄어들 것이므로,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쓰면 작아진 주거 공간을 좀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재고를 조사하고, 곧 상할 수도 있는 재료들에 기반한 레시피를 제안하거나 쇼핑 목록을 식품 배달 주문을 넣는 시스템의 일부로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다.
렌지 이사는 “냉장고가 스스로 재고품을 점검해 지역 식품가게와 배달망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은 즉시 이뤄지고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사람이 없더라도 집으로 직접 배달된다. 세제는 싱크대에서 직접 만들고, 수도꼭지의 센서는 유해한 박테리아나 화학물질을 감지해낸다.
미래 주방의 또 다른 혁신은 지속가능성이다. 생활 하수를 식기세척에서 가정 원예에 이르기까지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GE의 상상은 앞으로 12년 후 실제로 얼마나 많이 구현될까. 렌지 이사는 이런 질문에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2001년 우리는 IT 전문잡지 <와이어드>와 미래주방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우리가 내린 결론의 핵심은 ‘연결성’이었다. 지금 우리는 연결 시스템을 갖춘 제품들을 보고 있지 않는가.”
60년대의 미래 주방 예측, 접시제조기 빼곤 모두 실현
덧붙여 그는 1960년대에 시행했던 GE의 비슷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그와 같은 보직을 맡았던 아더 베크바 이사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베크바가 미래의 주방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거기엔 전자레인지, 냉동고, 제빙기와 자동 플라스틱 접시제조기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앞의 세 가지는 지금 주방의 표준이 됐다. 플라스틱 접시제조기만이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GE 디자이너들은 이제 3D프린터 기술 덕에 2025년에는 집에서 필요한 접시를 직접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지난해 일렉트로룩스 디자인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문없는 냉장고'. 캔을 냉장고 안으로 눌러 넣으면 된다. 허핑턴포스트 제공.
요리법 지도 기능과 식품재고 점검 및 자동주문 냉장고 시스템 주목
미국 최대 온라인미디어 <허핀턴포스트>는 GE의 2025년 미래구상 중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요리법을 지도해주는 엔터테인먼트 센터와 식품재고를 점검해 자동으로 주문을 하는 냉장고를 꼽았다
이번에 미래 디자인을 공개한 GE가 아니더라도 세계적인 가전업체들은 각기 내부적으로 미래의 생존을 위해 각기 미래제품 개발과 구상에 온힘을 쏟고 있을 것이다. 삼성과 엘지는 지금 어떤 미래의 가전을 구상하고 있을까.
참고로 지난해 열린 ‘일렉트로룩스 디자인 랩 2012’에선 벤 드 라 로셰의 ‘문없는 냉장고’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문이 따로 없는 이 냉장고는 음식과 음료를 냉장고 안으로 밀어넣기만 하면 된다.문을 열고 닫을 필요가 없어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한다.
GE가 예상하는 미래의 주방 `베스트 10'
GE가 그려본 미래의 주방 모습을 10가지로 나눠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미래엔 통합 인덕션 요리판이 등장할 것이다. 인덕션 상판의 모듈로 철판,그릴, 냄비, 찜 등의 요리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GE 가전 제공.
1. 가상 셰프
가전제품에 장착된 센서뿐 아니라 음성, 모션 및 얼굴 인식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가상 셰프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센터 시스템이 주방의 스크린을 통해 굽기, 튀기기, 뿌리기, 젓기, 반죽하기 등의 정확한 요리법을 제시하면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 탄산수, 얼음 등을 만들어내는 수도꼭지. GE 가전 제공.
2. 만능 수도꼭지
미래의 수도꼭지는 생체 인식 데이터를 활용해 얼마나 물을 마셔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 수도꼭지는 지금처럼 정수기에만 연결돼 있는 게 아니다. 별도의 카트리지를 통해 탄산수나 다른 음료를 만들어낸다. 물론 얼음과 비타민을 추가할 수도 있다.
» 창에 장착하는 바베큐 장치. GE 가전 제공.
3. 집에서 BBQ를
바베큐 요리를 할 테라스가 없나? 문제 없다. 아파트 거주자들은 창문에 소형 그릴을 장착할 수 있다. 거기엔 연기 배출 장치가 장착돼 있어 실내에 연기가 퍼질 걱정이 없다. (하지만 이 장치는 한국의 생활문화에는 정착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 이웃간 냄새 민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장치를 아파트 주방에 들이려면, 연기 배출장치가 아니라 연기 제거 장치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4. 무농약 지대
사과를 먹기 전에 얼마나 사과를 얼마나 씻어야 할지 궁금한가? 미래의 싱크대에 장착될 통합센서가 당신에게 화학물질과 박테리아가 얼마나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사과를 씻으면서 오염 물질이 얼마나 제거됐는지 즉시 알 수 있다.
» 음식물 처리기는 곧바로 퇴비를 만들어낸다. GE 가전 제공.
5. 즉석 퇴비 생산
음식물 처리기는 단순히 음식물을 처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원에 직접 뿌릴 수 있는 퇴비도 만들어낼 것이다.
» 생체 신호를 읽어주는 약장. GE 가전 제공
6. 약장은 약사
약장의 거울에 손을 대면 센서가 혈압이나 혈당, 맥박수 등의 생체 신호를 읽고 적절한 약물과 복용량을 알려줄 것이다.
»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나이트스탠드. GE 가전 제공.
7. 쿨러 스탠드
잠자리에 들기 전 잔에 따라놓은 찬물은 새벽 2시에 잠에서 깨어나 정작 마시려 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변해 있는 경우가 많다. 2025년에는 나이트스탠드가 물을 차가운 상태로 유지한 채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표면에 열 전도 나노 물질을 입힌 나이트스탠드는 온도를 감지해 따뜻한 물은 따뜻하게, 찬물은 차게 물의 온도를 유지해줄 것이다.
» 주방의 3D프린터는 필요한 접시나 간단한 개 기호품을 즉석에서 만들어 줄 것이다. GE 가전 제공.
8. 주방용 3D프린터
지금 막 뜨기 시작하는 3D 프린터(관련기사:3D 프린터, 제조업의 천지개벽인가 http://plug.hani.co.kr/futures/620642)는 2025년에는 더 저렴하고 더 콤팩트해진 모습으로 일반 가정의 필수용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교체용 가전부품이나 여분의 식기를 즉석에서 만들어줄 것이다. 잘 하면 식품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9. 집밖과 연결된 냉장보관 시스템
식료품 쇼핑은 스마트 폰으로 이뤄질 것이다. 주인이 부재중에 배달된 식품들은 집 밖의 보관장치에서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차갑거나 따뜻한 상태를 유지해줄 것이다.
» 미래의 세탁기는 세탁을 마친 뒤 제 스스로 알아서 옷을 가방에 넣기 좋게 개 놓을 것이다. GE 가전 제공.
10. 다림질의 종말
미래의 세탁기는 옷에 달린 센서를 통해 세탁법 등을 파악할 것이다. 옷이 세탁, 건조된 후에는 가방에 넣기 좋은 모양으로 압축해서 세탁기 안에 보관해 둘 것이다. 아니면 스팀을 사용해 옷을 다시 펴 줄 것이다. 더이상 다리미나 옷장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1967년 미 TV 광고에서 예상한 1999년의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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