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이름난 이들이라도 삶을 뜯어보면 굴욕의 연속이다. 가혹한 시대가 강요한 것이든, 태생적인 신분의 한계에 갇힌 것이든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굴욕을 대하는 태도다. 어떤 이는 굴욕의 순간에 머물지만, 어떤 이는 이를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책은 대조영부터 홍범도까지 16인의 삶을 통해 굴욕을 어떤 태도로 극복했는지 살핀다.
굴욕을 대하는 첫 번째 태도는 ‘과감함’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발해와 서요를 건국한 대조영과 야율대석은 그 태도를 견지한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당나라와 금나라의 공격에 나라를 잃었다. 속절없이 유랑하거나 적국의 신하가 되거나 죽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은 그 순간 새 나라를 세우기로 작정한다. 과감한 판단으로 굴욕을 뛰어넘은 것이다.
과감함은 ‘불굴’의 의지로 뒷받침된다. 나라도 부모도 재산도 모두 잃은 순간 다시 붓을 들어 ‘명이대방록’을 쓴 황종희와 중년의 아편쟁이에서 혁명의 거두로 거듭난 주더(朱德)는 굴욕 앞에 강한 의지를 불태운 인물들이다.
강한 의지는 ‘긍정’의 태도를 부른다. 낙관하는 사람만이 굴욕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잡혀갔다가 탈출, 명나라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온 노인(魯認)과 일제강점기 무력투쟁에 앞장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가 대표적이다.
특히 홍범도는 독립군이 해체되는 순간에도, 총 대신 쟁기를 드는 순간에도 시종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낙관은 ‘인내’를 가능하게 한다.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굴욕이라도 참고 때를 준비하는 것. 수십 년을 기다린 끝에 주군을 도와 적국을 멸망시킨 춘추시대의 명재상 범려와 병자호란의 위급한 순간에 전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강화를 주장한 최명길은 인내의 아이콘이다.
이들은 굴욕을 하나의 선물로 인식했다. 굴욕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깊이 받아들이며 무엇이라도 새롭게 배우고 얻고자 했다. 또 받은 은혜는 절대 잊지 않고 훗날 반드시 보상했다.
이처럼 ‘인정’을 좇고 ‘애민’의 정신을 강조한 이들은 모두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어떤 일에도 사람 목숨을 최우선으로 여긴 이장곤과 가족을 죽인 이들에게 복수하는 대신 참된 정치의 도를 깨우쳐주고자 한 이익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익은 실학 하는 마음으로 애민을 꼽아 백성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고민했다.
저자는 “굴욕을 겪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믿어야 했다”며 “굴욕을 기회로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더 사랑하는 것, 그것이 굴욕을 대하는 태도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경기도가 준비하고 있는 기본주택, 사회주택 등 주택 정책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집을) 사지 않고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이것도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본주택과 같은 좋은 입지의 안정적 장기 임대 주택을 공급하고, 비수요 투기 목적 '잉여 주택'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를 펴야 집값 문제가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 수원에서 사회주택 컨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부동산문제, 주택문제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경기도는) 사회주택을 논의하고 있다. 경기도시주택공사에서 이번에 사회주택이 가능한 공공택지를 아주 싼 가격으로 임대하고, 협동조합이 거기에 건축물을 지어서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거주하는 이런 방식의 사회주택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굳이 집을 사지 않더라도 살 수 있는 초장기 공공임대주택, 중산층이 살만한 충분한 품질 높은 좋은 위치에 주택을 공급하면 굳이 비싼 집 사지 않고 임대주택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다"며 경기도에서 준비하고 있는 기본주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지사는 "(주택문제의) 답은 간단하다. 정말로 실제로 주거에 필요한 사람들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호하고 그렇지 않은 돈 벌기 위한 주택 수요, 불안감 때문에 매수에 참여하는 소위 공포매수, 이런 요인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거듭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는 장기 임대주택인 기본주택과,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실 거주 주택이 아닌 비 수요 주택에 대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불로소득이 불가능할 만큼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금융혜택을 박탈하고 필요하면 경기도가 최근에 하는 것처럼 특정한 영역에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해서라도 억제해야 한다"며 "수요를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는 또 수요를 축소한다는 측면에서 경기도시공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초장기에 임대주택, 품질 높은 중산층용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수요 주택에 대해서는 좋은 입지의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을 늘리면서, 비거주 주택에 몰리는 수요는 강력한 규제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저는 이런 방식들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진짜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이 불가능한 시대가 오는구나' 확신을 주게 되면 국민들이 아무 소용도 없는 비주거용 주택을 구입하거나 수요가 없는 부동산 투기용 매입을 할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결국 용기와 결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용기와 관련해 이 지사는 "기득권자의 저항을 감수하고 원리원칙대로 강력한 원칙을 취하면 정상적인 시장경제로 되돌아갈 것이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서 적절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 정책 결정권자의 다주택 소유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정부 정책의 불신을 만드는 제일 큰 이유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 또는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 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결정권자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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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상 공유 서비스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상장에 앞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유치에 나선 가운데, 경쟁사인 콰이서우는 바이트댄스보다 먼저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전자상거래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실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콰이서우(快手·Kuaishou) 운영사인 베이징콰이서우커지는 5일 오후 홍콩증권거래소에 IPO 신청서를 냈다. 상장 시점이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9월 로이터는 콰이서우가 내년 1월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조달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콰이서우는 인터넷 기업 구글과 바이두에서 근무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쑤화(宿華) 최고경영자가 2011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엔 GIF(움직이는 사진 파일)를 만들고 공유하는 앱이었다. 이듬해 짧은 비디오를 찍어 올리는 커뮤니티로 변신했다.
콰이서우는 현재 중국에서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抖音) 다음으로 사용자가 많은 영상 플랫폼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콰이서우 앱과 텐센트 위챗 미니 프로그램을 합한 일간 실사용자 수는 3억200만 명, 월간 실사용자 수는 7억7600만 명이다. 8월 기준 더우인의 일간 실사용자 수는 6억 명 수준이다.
투자 설명서를 통해 주요 매출원을 비롯한 재무구조도 처음 공개됐다. 콰이서우의 매출은 2017년 83억 위안, 2018년 203억 위안, 2019년 391억 위안(약 6조6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연매출은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2019년 매출(6조5934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콰이서우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253억 위안(약 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 증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중 영상 시청 시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가장 큰 수익원은 라이브스트리밍(온라인 생방송)이다. 콰이서우는 앱에서 가상 아이템을 판다. 시청자는 라이브스트리밍을 보면서 이 가상 아이템을 구매해 진행자에게 선물할 수 있다. 라이브스트리밍 매출은 2017년 79억 위안에서 2019년 314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라이브스트리밍 매출은 173억 위안을 기록했다. 2017년만 해도 콰이서우 전체 매출에서 라이브스트리밍의 비중이 95%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올 상반기엔 라이브스트리밍 매출 비중이 68%로 낮아졌다.
라이브스트리밍 이커머스 규모도 커지고 있다. 라이브스트리밍 진행자가 방송을 하며 물건을 팔면 회사가 수수료를 가져가는 8월 기준 콰이서우 앱에서 주문 건수는 5억 건을 돌파했다.
라이브스트리밍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큰 것은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다. 상반기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매출은 72억 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22%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7%에서 올 상반기 28.3%로 높아졌다.
콰이서우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생태계 확장과 기술 연구개발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도 더우인과 뉴스 서비스인 터우탸오 등 핵심 사업부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IPO에
앞서 세쿼이아캐피털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투자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재 압박 속에 미국에서 틱톡 사업이 위기에 처한 것과 달리, 중국 서비스는 순항 중이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더우인에 접속하는 일간 실사용자 수는 올 초 4억 명에서 8월엔 6억 명으로 급증했다.
인구 1억5천만 중에 95%가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국가!! "모든가정에 한국이 존재한다!" "한국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
한반도의 평화,
대한민국의 국력 상승,
엄밀히 말해 미국도 중국도 크게 원하지 않습니다.
실익적인 부분에서 강력한 대한민국과
이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나라
그 나라는 러시아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합니다. 가정에 한국이 존재한다!" "한국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
‘지하철역에서 일하던 사람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용 승객은 끊이지 않지만, 운임을 받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는다. 매표원에게 ‘역삼이오’라고 행선지를 밝히고 차비를 지불해 표를 건네 받았던 일은 이젠 추억이다. 종이 전철표는 재사용이 가능한 1회용 교통카드로 바뀌었고, 대다수는 영구 사용이 가능한 교통카드를 구입해 쓴다. 개찰구 근처에 나란히 선 자동매표기와 교통카드 무인충전기는 매표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근 개통한 수도권 지하철 노선인 신분당선의 전차에는 기관사도 없다. 종합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무인운전 운행을 한다. 사회 곳곳에서 첨단기계와 정보기술이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노동을 대신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의 예견은 적중했다. 인간의 노동이 필연적으로 감소한다고, 인간에게 노동을 빼앗는 장본인은 효율성을 앞세운 기술과 그로 인한 경영 혁신이라고. 그 끝은 대량 실업일 수밖에 없다고. 1995년 발표한 ‘노동의 종말’은 당시 기술문명에 취해 있던 전 세계에 잿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장밋빛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리프킨은 말했다.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고.
노동자 없는 세계
[베리타스알파 = 김유하 기자] 노동은 역사적으로 인간 생존의 핵심 영역을 차지했다. 구석기 시대의 사냥과 채집, 신석기 시대의 농부, 중세의 장인, 현재의 조립 라인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은 노동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제러미 리프킨은 기계와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한 3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종말을 야기한다고 내다봤다. “지능 기계가 무수한 과업에서 인간을 대체하면서 수많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실업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프킨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은 매년 20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앴다. ‘퍼스트 인터스테이트 은행’은 업무의 리스트럭춰링(restructuring, 기업에서 사업이나 조직의 효율을 높이려 실시하는 구조개혁 작업)으로 8000개의 직무를 제거했다. ‘유니온 카바이트’는 1995년까지 5억7500만 달러의 비용을 줄이고자 생산·관리·유통부문 리엔지니어링을 실시해 전체 종업원의 22%에 해당하는 1만3900명을 해고했다. 미국 실업률은 2000년 1월에는 4%였지만 2003년 봄에는 6%로 상승했다.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기술확산론은 무참히 깨어졌다. 신 기술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값싼 재화의 공급을 촉진해 구매력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시장이 커지면서 국부가 증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했지만, 실업률 상승 구매력 감소 등 전 세계를 불황시대로 몰아 넣었다. 적은 노동력으로 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보다 성능이 향상한 컴퓨터 네트워크는 일은 있지만 일자리가 없는 현상을 부추겼고 고용 없는 성장을 가능케 했다.
한 번 사라진 일자리는 다시 생기지 않는다. 새로 일자리가 생기기는 하지만 대부분 저임금 부문이거나 임시직일 뿐이다. 미국에서 1994년 4월에 창출된 일자리의 3분의 2는 저임금에 해당됐다. 그마저도 자리를 꿰기 힘들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보다 숙련된 노동자조차 구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002년 기준 미국에서 해고된 경영 및 관리자와 전문직 노동자 가운데 22%와 중간 경력을 가진 실업자 중 25.6%는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노동 없는 세계는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주들에게는 고되고 정신 없는 반복적인 작업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되는 역사상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량 실업, 전 세계적인 빈곤, 사회적 불안과 격변이라는 우울한 미래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그것은 제조와 서비스 제공 과정에 있어서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극심해지는 일자리 양극화
리프킨은 사회사가인 헤리슨과 블루스톤의 말을 인용해 새로운 사회적 지형을 제시한다. “노동 시장의 상층부는 경영자, 변호사, 회계사, 은행가, 경영 컨설턴트 및 그 밖의 기술적으로 훈련된 사람들을 포함하며, 그들의 일상 임무는 그들과 분명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 기업 및 기업의 서비스를 조정하고 통제하는 핵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 노동 시장의 하층부는 그 밖의 운이 별로 없는 도시 거주 집단으로 그들의 공통적인 기능이란 상층부 노동자들을 보조하는 것이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 간극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1993년 미국 ‘통계국’보고에 따르면 3690명의 미국인이 빈곤 수준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1989년에 비해 540만 명 늘어난 결과였다. 한국의 경우에도 중산층이 무너지는 추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1개 회원국 가운데 중산층(소득이 중위소득의 50~150%인 가구) 비율은 최하위권인 18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 대한 중산층 비율은 1997년 74.1%에서 2011년 67.7%로 낮아졌다.
극소수 엘리트가 세계 재화의 98%를 생산하고 대다수가 2%만을 생산하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사회분열을 야기한다. 적은 일자리를 둘러 싼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쓸모 없는 존재로 규정하며 우울증에 시달린다. 리프킨은 1992년에 발생한 LA폭동의 원인에 대해 “도시 내부 거주민의 집단적인 분노에 불을 당긴 것은 실업과 빈곤, 절망감”이라고 말했다. 폭동의 진앙지인 사우스 센트럴지역은 1970~1980년대 7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남아있는 노동자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시달린다. 빠른 작업과 높은 성과를 요구하는 기업과 회사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까닭이다. 사무직과 서비스 사원은 컴퓨터로 신속하게 정보를 접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인간의 상호작용을 참지 못해 조급함과 스트레스에 휩싸인다. 정보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미국 ‘기술 평가청’이 발간한 ‘전자 감독자’라는 1987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직의 20~35%가 첨단 컴퓨터 시스템의 감시를 받았다.
리프킨은 심리학자 브로닌의 환자였던 슈퍼마켓 출납원의 경험을 사례로 든다. “앨리스의 주인이 전자 현금등록기를 설치하였을 때 이 컴퓨터 기계는 중앙의 터미널에 출납원별로 그 날 얼마나 많은 품목의 스캐닝을 해대었는지에 관한 현재의 양을 송신하는 일종의 카운터였다. 앨리스는 더 이상 손님들과 얘기를 나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손님과의 잡담은 그녀가 계산을 위해 전자스캐닝을 할 수 있는 품목의 숫자를 줄여 놓아 결국 일자리가 위협받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다움의 회복 필요
노동의 종말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지나 의도와는 상관 없이 불가항력에 휩쓸려 생산현장에서 내쫓길 수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비일비재한 일들이다. 리프킨은 대량실업을 막고 실업과 고용문제의 원활한 해결을 돕는 전제로 인간의 가치와 사회적 관계의 재정립을 요구한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시장경제사고에서 벗어나 봉사 연대 친밀감 등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것을 기반으로 일자리 나누기와 제3부문(비영리 사회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외친다.
일자리 나누기는 노동 시간 단축을 필요로 한다. 노동자의 피로를 감소시키고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한편, 대량 해고에 대하여 노사측으로 하여금 공정한 대안을 제시해준다. 휴렛패커드의 그레노빌 공장은 생산시설 가동시간을 주5일에서 7일로 늘리고 주4일 근무제를 채택하여 250명의 노동자를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눠 근무하게 한 결과 3배 이상 생산성이 높아졌다. 1993년 ‘가정 및 노동 연구소’가 종업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5%가 가정의 책임과 사적인 필요를 목적으로 어느 정도 소득을 포기하고 대신 레저를 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제3부문은 자원봉사 등 전통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여기지 않았던 사회서비스를 가리킨다. 빈민 구호, 기초 의료 서비스 제공, 청소년 교육, 임대 주택의 건설, 환경 보호 등 공공분야다. 기계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는 점에서 고용 환경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향상에 따른 잉여 노동력을 사회적 경제에 투자해 실업률을 줄이면서도 사회적 복지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복지 지출의 대안으로 사회적 임금을 제공하는 안을 고려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등이 필요하다.
리프킨에게 노동의 종말은 양날의 칼이다. 노력에 따라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에서 살 수 있다고 본다. “거의 노동자 없는 경제로 향한 길이 시야에 들어 오고 있다. 안전한 천국으로 인도할 것인지 또는 무서운 지옥으로 인도할 것인지의 여부는 문명화가 제3차 산업혁명의 바퀴를 따라갈 후기 시장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노동의 종말은 문명화에 사형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동시에 노동의 종말은 새로운 사회 변혁과 인간 정신의 재탄생의 신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