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bizclass.co.kr/

제품은 좋은데 왜 매출 안오르죠? '사나운 개' 찾아 제거하세요

-이젠 고객 경험까지 관리 'CEM 시대'

회사로고 박힌 車가 난폭운전 않는지 매장은 깨끗한지 AS는 불편 안한지… 고객 접점서 생기는 모든 불만족 개선

'100-1=0' 고객만족 공식 명심하기를

예전 송나라에 술 빚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술이 팔리지 않아 버리기 일쑤였다. 알고 보니 원인은 집 앞에 묶어놓은 개였다. 개가 사나우니 손님이 안 오고 그러니 술이 쉬어 버릴 수밖에 없더라는 이야기. 그래서 나온 말이 '개가 사나우니 술이 쉬다'라는 뜻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다. 한비자에 나오는 이 고사는 원래 '간신배가 있으면 나라에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 기업들에는 '고객경험관리(CE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자. 평소에 무척이나 좋아하던 브랜드가 있다. 마트엘 갔다가 해당 브랜드에서 출시한 신제품이 있어 기쁜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당 브랜드 로고가 커다랗게 찍힌 회사 트럭이 난폭운전을 하며 내 차 앞으로 불쑥

끼어든다. 우호적이었던 해당 브랜드에 대한 내 마음은 순식간에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뀐다. 이것은 '고객경험관리'의 숱한 실패 사례 중 하나다.

고객경험관리란 우리 브랜드와 관련한 고객의 총체적인 경험을 관리하는 것이다.

 결과로서의 구매뿐만 아니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모든 경험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구매를 위해 제품을 탐색할 때, 실제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했을 때, 집으로 돌아가 구매한 제품을 사용할 때, 해당 제품에 문제가 생겨 AS를 신청할 때 등등 수많은 직간접적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모든 경험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거다. 고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장바구니에 담기는 걸로 마케팅이 끝나는 게 아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회사의 트럭들이 도로에서 난폭운전을 일삼는다면 이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고객은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제품에 얽힌 체험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100-1=99'가 아니라 '100-1=0'이라는 고객만족 공식은 그래서 유효하다. 그러니 이제는 병원도 병만 잘 고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병원은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예컨대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지는 않은지, 진료 순서가 공정한지, 환자와의 상담시간이 충분한지, 병원 내 모든 공간은 청결한지 등이다. 이 모든 항목에서 환자의 만족도는 어떤지, 해당 항목의 중요도는 어떤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개선한다.

 

꿈과 환상의 놀이공간 디즈니랜드도 고객 경험이 무척이나 중요한 공간이다. 모두가 행복해야만 하는 그곳에도 인기 있는 놀이기구엔 줄이 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온 게 '패스트 패스(Fast Pass)'다. 일종의 예약제로서 예약한 시간대에 오면 서 있는 줄에 상관없이 바로 입장하는 제도다. 디즈니랜드가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하나의 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디즈니랜드는 이런 사소한 고객의 불편을 놓치지 않는다. 그 사소함이 그냥 단순한 '1'이 아니라 100을 0으로 만들어버리는 '1'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우리 제품(서비스)이 이렇게 좋은데 왜 매출은

 오르지 않을까?' 장탄식이다. 그렇다면 우리 집에도 손님을 쫓아버리는 '사나운 개'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제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도 사용 방법이 복잡하다면 성공은 물 건너 간다. 다들 갖고 싶어하는 제품이라도 결제 프로세스가 불편하다면 매출은 난망이다.

그렇다면 '고객경험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객이 불편해하는 게 무엇인지 잘 살펴 우리 조직이 제공하고자 하는 '고객가치(Customer Value)'를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체험품질'로 품질 관리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관건은 '영혼이 담긴 서비스'다. 그래야 울림이 있다. 내부 고객 감동이 전제되어야 하는 이유다. 체험 마케팅의 대가 번 슈미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는 이제 'ID(정체성)'가 아니라 'EX(경험)'이다!" 제품이 아니라 체험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보며 곱씹게 되는 말이다.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

[조선닷컴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틴틴 경제] O2O가 뭔가요

PDF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최근 뉴스에서 쇼핑 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O2O란 말이 많이 나오더군요. 특히 온라인쇼핑을 다룬 기사에서 많이 등장하구요. O2O가 뭘 의미하나요.

퇴근길에 온라인 주문하니 밤 9시에 도착하네요

A 원래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모바일 전략의 일환으로 통용되는 뜻이었어요.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이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느낌이 오지 않나요?

 초창기 O2O는 온라인 쿠폰을 발급해 주거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내 주변에 있는 음식점 등의 이벤트 정보를 문자 등으로 알려주는 방식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 개념은 최근 들어 확대되고 있어요. 신세계백화점에서는 O2O를 3가지 단계로 설명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일 정보나 점포의 할인 쿠폰 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1세대, 고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앱을 통해 고객의 참여가 가능한 시스템이 2세대입니다. 3세대는 뭘까요. 바로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것,즉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을 말합니다. 개념적으론 실제 매장에서 받는 서비스를 스마트폰과 같은 온라인 주문에서도 똑같이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실제 매장에서 쇼핑한 것 같은 서비스
 

롯데그룹이 ‘O2O 테스트 베드’ 격으로 운영 중인 서울 상계동 롯데프레시센터 모습. [사진 롯데슈퍼]


 신세계백화점의 주차 시스템은 3세대 O2O의 좋은 사례로 꼽힙니다. 차를 주차하는 즉시 차량 위치 등을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본입니다. 매월 지급되는 무료 주차권이 고객의 스마트폰, 백화점 주차관리 서버 등과 연동됩니다. 주차했다가 차를 몰고 나오면 자동으로 무료 주차권이나 구매액에 따른 무료 주차 쿠폰이 차감돼 나가는 방식이죠. 고객은 주차권을 챙기거나 요금을 지불할 생각 없이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쇼핑 후 나오면 됩니다.

 같은 맥락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최대 강점인 즉시성·현장성을 온라인 쇼핑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도 늘어납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배송이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매 즉시 물건을 받아볼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주문 버튼을 누른 뒤 물건이 내게 도착할 때까지 최소 3시간에서 늦게는 1~3일이 걸립니다.

 해외에서 배송의 선두주자로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꼽히죠. 아마존은 35달러(약 4만860원) 이상 물건을 산 고객이 낮 12시까지 결제를 마치면 당일 오후 9시까지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입니다. LA 등 대도시에서 책·요리기구·아기용품 등 100만여 개 품목이 대상입니다. 광활한 미국 대륙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시도죠.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이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다음날 오전까지 배송되는 이른바 ‘로켓배송’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어요. 생수·기저귀 등을 전날 밤 11시 59분 59초까지 시키면 다음날 아침에 집이나 사무실 등으로 갖다주는 서비스입니다. 경기 일산 지역에서는 2시간 내에 배달을 해주는 ‘2시간 배송’ 시범 서비스도 진행 중입니다.

 대형마트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몰(PC기반)이나 모바일 앱, 또는 매장 내 키오스크 등에서 주문을 하면 직접 매장에 가서 픽업을 하거나, 아니면 트럭을 통해 당일이나 다음날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 시범서비스 수준이지만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에서는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오토바이 퀵서비스로 1시간 이내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입니다.

 롯데마트는 서울 중계점에 아예 드라이브스루(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주문했느냐에 따라 물건의 종류나 배송 시간 등의 제약조건이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이런 개념도 희박해 질 것으로 보여요. 진정한 O2O가 이뤄지는 때가 오면 쇼핑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개념이 불분명해 지게 되겠죠.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롯데그룹의 e2(e-커머스 2.0)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에서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있죠.

 기자는 이를 시범 실시하고 있는 테스트 베드 격인 상계동 롯데프레시센터에 지난주에 다녀왔는데요. 이곳은 롯데그룹의 수퍼마켓 계열사인 롯데슈퍼가 서울 강북·노원·도봉 지역과 남양주·의정부 일부 지역에 당일 배송을 하는 온라인 전용 수퍼마켓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집 근처 수퍼마켓에서 물건이 왔는데, 서초센터(강남·서초지역)와 상계센터 두 곳의 담당 구역에서는 이들 센터에서 직접 배송을 하게 되죠.

롯데, 서울 전역 당일 2시간 내 배송 추진


프레시센터는 배송시간의 제약을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의 대형마트 배송은 오후 4시까지는 주문을 해야 밤에 당일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었는데, 이 서비스는 오후 7시까지만 주문을 하면 오후 8~9시에는 집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어요. 딱 3시간 차이고, 도착하는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요? 그것은 틴틴친구들의 직장인 가족이나 친척에게 물어보면 금세 답이 나와요. 퇴근 시간 이전에는 인터넷 뉴스 한 줄 볼 시간도 없는 것이 직장인의 삶이거든요. 뭘 살지 머릿속에 떠오르지도 않고요. 빨리 생각난다고 해야 퇴근길 지하철에서죠.

 배송 물건의 한계도 줄였어요. 허니버터칩이 우리 동네에선 품절이고, 옆 동네에는 아직 재고가 있다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두 동네 모두에 허니버터칩을 배송해 줄 수 있는 것이죠.

 롯데는 프레시센터를 올해 중 3곳으로 늘리고 2~3년내 서울 전역에 당일 2시간 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전망입니다. 단순히 수퍼마켓의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면 동네수퍼에 비해 경쟁력이 없을 수도 있겠죠. 바로 ‘롯데그룹에서 파는 모든 물건을 스마트폰으로 시키면 하루 안에 집으로 갖다 준다’는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전국에 상계프레시센터와 같은 거점을 수백 곳 만들면 전국이 ‘2시간 배송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셈이죠.

 기자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던 롯데슈퍼의 최현주 책임(과장)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앞으로는 백화점에서 구두를 사던, 수퍼에서 세제나 라면을 사던, 아니면 홈쇼핑 방송을 보다가 온수매트를 구매하던 똑같은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결제가 완료된 뒤 한두 시간이면 안방으로 물건을 배달해 주는 것이죠. 물론 재고를 얼마나 확보할지, 배송망을 얼마나 촘촘히 짜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적어도 5년 이내에는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각 유통회사에서 내세우는 소위 ‘OO페이’ 같은 것도 O2O 전략의 일환이죠.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모바일 사업자인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같은 것이 정보기술(IT)업체들이 만든 페이 서비스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통업체들이 내세우는 페이 서비스는 단순하면서도 실제 매장에서 손쉽게 쓰는 것에 방점을 찍었죠. 유통업계의 대표주자 격인 페이로는 신세계그룹의 SSG페이가 꼽혀요. 그 이유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는 스타벅스에서 통용되는 페이라서 그렇죠. 쓰는 방법은 단순해요. 커피를 주문하고 SSG페이 앱에 있는 바코드만 리더기로 읽어내면 됩니다. ‘띡’ 소리가 나면 결제가 되는 것이죠. 사전에 입력한 신용카드나 포인트(SSG머니)를 통해 대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엘페이, 현대백화점그룹의 H월렛 등 유사서비스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스타벅스, 앱으로 결제하면 커피 팝업창

 외식 분야에서도 O2O 전략은 폭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도입한 ‘사이렌 오더’가 대표적인데요. 원하는 음료를 앱을 통해 결제하면, 커피가 다 만들어졌을 때 스마트폰에 팝업창이 떠서 알려줍니다. 고객은 커피를 픽업만 하면 되는 거죠. 비슷한 서비스를 맥도날드에서도 추진 중입니다.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 고객이 앱으로 주문을 하면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햄버거를 픽업해 갈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갓 만든 햄버거를 가장 빨리 받는다’는 측면으로는 맥딜리버리 같은 배달 서비스는 물론이고, 드라이브스루보다도 더 효율적일 수 있죠. 실제로 길 건너편에 있는 맥도날드를 두고 ‘배달이 시간 절약된다’면서 딜리버리를 시켰다가 오히려 더 오래 기다렸던 적이 있지 않나요?

 배달앱 1위인 ‘배달의 민족’도 빵과 반찬 등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집밥을 먹고 싶은 젊은층을 겨냥해 매일 새벽에 콩자반·무말랭이·장조림 등 갓 만든 반찬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죠.

DA 3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