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영준 신임 감독 전격 선임
데니스 감독대행 체제 접어, 승강 플레이오프 대비 승부수
2015년 10월 07일 오후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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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가 스플릿 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최영준(50)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부산은 김 감독과 7일 2년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윤성효 전 감독의 경질 이후 데니스 피지컬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올려 리그를 꾸려왔던 부산은 하위 스플릿 확정 이후 팀 분위기 쇄신과 강등권 탈출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최 감독을 영입했다.



33라운드 종료 후 부산은 승점 24점으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10위 광주FC(35점)와는 11점 차이다. 스플릿 라운드는 5경기로 치러진다. 최소 4승을 해야 순위를 끌어올려 챌린지(2부리그) 플레이오프 승자와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할 수 있다. 클래식 11위는 승강 PO를 치른다. 부산은 사실상 승강 PO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 감독의 선임과 함께 기존 부산의 코칭스태프는 그대로 유지된다. 데니스 감독 대행도 최 감독을 돕는다.

최영준 감독은 1988년 럭키금성 축구단을 통해 프로선수로 데뷔해 수비수로 9시즌 동안 210경기에 나섰다. 1996년 울산 현대에서 은퇴한 후 울산대학교,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대구FC 등을 거치며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현재는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겸 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광래 대구FC 사장①100년 갈 명문구단의 꿈이 영근다(인터뷰)
[창간 11년]특별 인터뷰…축구대표팀 감독에서 구단 사장 변신
2015년 10월 30일 오전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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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팬들이 강등 걱정하지 않는 강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 아닐까요."

프로축구 K리그에서 시도민구단은 항상 위기와 함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승강제가 도입된 뒤에는 겨울나기가 보릿고개처럼 힘들다. 예산 확보부터 스폰서 유치 등 해야 할 과제가 정말 많다. 구단을 이끄는 사장(또는 단장)은 해당 지자체의 눈치를 보기 바쁘다. 전문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외풍을 견뎌야 하는 숙제까지 있다.

이런 어려운 자리를 축구대표팀 감독까지 지냈던 조광래(61) 대구FC 사장이 과감하게 도전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지난 2014년 9월, 공석이던 대구FC 단장에 선임된 뒤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가 됐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를 지내고 대우 로얄즈, 안양 LG, 경남FC와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을 두루 지냈던 조 감독의 구단 행정가 변신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경상남도 진주가 고향인 그가 2003년 창단해 딱히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대구를 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아했다.

창간 11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조광래 사장을 만나봤다.



시민구단 사장은 절대 가볍지 않은, 고독한 자리

대구 스타디움 내 구단 사무국에서 기자를 만난 조광래 사장은 "문디 자슥, 시골(조 사장 입장에서 시골은 기자의 거주지인 서울이다)에 있다고 얼굴도 안 보여주나. 뭐할라꼬 나를 인터뷰 할라고, 선수들이나 할 것이지"라며 그 특유의 친화력 있는 말투로 사장실로 이끌었다. 챌린지 강등이 확정되던 경기 이후 취재를 쉽게 오지 못하는 기자에 대한 가벼운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머리숱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껄껄 웃으며 "사장 하고 나서 머리가 빠지고 배가 많이 나오더라. 큰일이다"라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1년 2개월 동안 대구시의 각종 단체부터 기업까지 사람 만나는 일이 하루도 안 빠지고 계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점심 식사 도중에도 구단 사무국으로 지역 인사가 찾아와 급히 헤어져야 했다.

조 사장은 "감독 시절부터 준비해왔던 자리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많이 배우고 있다. 시민구단이라 해결해야 할 것도 한둘이 아니다. 성적, 인프라 구축, 재정 문제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 그래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 하나씩 헤쳐나가고 있다. 돌아보니 내 인생에 또 다른 성찰을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사장 부임 후의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백수'였던 조 사장이 대구 사장 공모에 응모한 시점은 김재하 전 사장이 강등 등 복합적인 이유로 자리를 내려놓은 뒤였다. 대구 구단을 둘러싼 공기가 무거운 시점이었다. 2013년 챌린지로 강등 후 2014년 7위에 그치며 승격하지 못해 어려움도 가중됐다.

조 사장은 "오래 전부터 행정가의 꿈을 준비했지만, 막상 사장이 된다고 하니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었다. 사장이라는 자리는 선수단은 물론 구단 직원과 전체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최고 경영자 자리기 때문이다. 절대 가볍지 않은, 고독한 자리다"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링커'로 불렸던 조 사장은 공부도 꽤 잘했다. 그는 "(공모 전) 어느 날 혼자 책상에 앉았는데 사각의 책상이 꼭 그라운드하고 닮았더라. 그 때 '딱 이거다' 싶었다. 그라운드도, 공부도 좋아했기에 경험을 잘 살리면 '책상'에서도 구단을 운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더군다나 대구 인구가 얼마인가, 250만 명이다. 축구 시장이 넓으니 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경영자로서 승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만의 승리욕이 사장 자리 도전으로 이끌었다고 고백했다.

물론 쉬운 자리는 아니다. 기자는 시민구단 중 가장 시끄러웠던 대전 시티즌을 9년이나 담당하며 사장들이 어떻게 물러나는지를 지켜봤다. 노파심에서 조 사장에게 '외풍'에 관해 물었다. 유쾌한 조 사장은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부임 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신경이 쓰이지 않으면 거짓말이었지만 먼저 다가서려 노력했다. 막상 와서 직접 만나서 부딪히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많은 분이 나와 축구에 대한 추억을 공유했고 반갑게 맞아주며 격려해주더라. (보수적이라는) 대구도 많이 바뀌었고 열려 있다. 지역 축구인과도 잘 소통하고 지낸다. 앞으로 더 다가가고 머리를 낮출 생각이다."



100년을 갈 수 있는 명문구단 만들고 싶은 계획 있어

지역과의 거리를 좁히더라도 그 다음 문제가 있다. 연고지 자지단체의 지원과 연대다. 대구는 강등 당시 김 전 사장과 일부 프런트가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한 직원은 울산 현대 사무국장이 됐고 다른 직원은 성남FC 부장이 됐다. 그만큼 인재가 있었다는 얘기지만 책임론이라는 파도에 쓸려 간 셈이다. 조 사장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시장님은 축구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다. 축구가 시민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 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응원도 자주 오는데 공교롭게도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구시와 구단이 생각하는 방향이 같다는 점이다. 챌린지 우승, 승격의 단기적 목표가 아니라 100년을 갈 수 있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명문구단을 만든다는 장기 계획이 있다."

권영진 시장은 생각 이상의 축구광이라고 한다. 경기장 방문 시 구단에서 의례적으로 제공하는 축구 유니폼, 축구화 등 모든 것을 스스로 갖추고 있어 조 사장에게도 부담이 없는 구단주였다. 구단주의 관심이 많으니 수동적인 공무원들도 구단의 발전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1년 예산 중 30~40억원 정도를 시에서 지원하는데도 구단주는 티를 내지 않는다. 클래식에 있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대구는 이번 시즌 승격에 가까이 와 있다. 40라운드까지 승점 64점으로 챌린지 1위다. 남은 4경기를 잘 견디면 내년에는 클래식 무대로 복귀할 수 있다. 조 사장 역시 승격이 간절하다. 챌린지 1위는 우승컵은 없지만, 클래식 자동 승격이라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조 감독 개인적으로도 2000년 안양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우승이라는 단어 근처에 가보지 못했다.

그는 "우승은 누구나 꿈꾸고 대구에게도 절실하다. 하지만 챌린지라고 우승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리그 수준도 많이 올라왔고 경쟁자도 여전히 존재한다.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야 한다. 시즌 초에는 누구도 대구의 우승을 점치진 않았다. 우리도 우승이 아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축구를 보여주자는 각오로만 뛰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대구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우승만큼 자신감을 주는 것도 없다. 실제로 대구시민들도 우승을 기원하고 있다"라고 간절함을 토로했다.

승격이 실현된다면 오래 기다려왔던 팬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주고 싶을까. 조 사장의 계획과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승격을 열망하는 팬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클래식 승격'이듯이 승격 후 강등되지 않는 팀이 가장 좋은 선물일 것 같다. 클래식에서도 통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래서 팬들이 강등 걱정하지 않는 강팀을 갖게 해주고 싶다"라고 소리쳤다.



구단 예산은 좋은 '축구 상품'을 만드는데 먼저 투입해야

그의 말대로 1부리그 승격 후 오래 버티는 구단은 필요조건 중 하나다. 올해 승격한 광주FC가 처음으로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반면 대전은 강등 직행 위기에 몰렸다. 두 구단의 차이는 외풍에서 버티는 능력이었다. 광주는 '기성용 아버지'로 잘 알려진 기영옥 단장 부임 후 남기일 감독과 선수단이 뭉쳐 어려운 고비를 넘겼지만 대전은 승격 1등 공신인 조진호 감독 경질 후 최문식 감독을 영입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구단의 뿌리가 약하면 얼마든지 밖에서 흔들 수 있다.

조 사장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도민구단 경남FC에서 감독으로 지내며 다 겪어봤던 일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생각은 확실하다. 그는 "시민구단의 어려움은 재정난→우수선수 확보 실패→경기력 저하→성적 부진→관중 감소→수입 하락→재정난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다수는 급한 대로 돈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다르다. '효율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본다. 관중과 기업(스폰서)에 재미와 감동을 주는 좋은 축구 상품을 만들기 위해 어디서 써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이 생각하는 선순환 구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좋은 성적→관중 증가→수입 상승→재정자립→우수선수 확보→좋은 성적이 분명한 목표다.

대구 구단의 현실에 대한 진단도 냉정했다. 그는 "전임자들이 열심히 했다는 것은 다 알지만, 방향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다. 창단 10년이 넘도록 클럽하우스와 전용구장 등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 선수들은 원룸에서 생활하고 식사를 위해 10분 이상을 걸어 다녔다. 팬들은 대형 종합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를 전광판으로 봤다. 이래서는 좋은 축구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안정적이 재정 확보가 우선이다. 이를 위해 후원 기업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발적 소액 후원인인 '엔젤클럽'이 대표적이다. 시즌 말미로 오면서 후원자가 늘어가고 있다. 신규 스폰서도 20개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 조 사장의 설명이다.

"대구에는 대기업이 없다. 이 때문에 십시일반으로 후원 가능한 다수의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대구시의 도움을 받아 직접 찾아다닌다. 쉬운 일은 아니다. 프로축구의 경쟁력이 프로야구에 비해 약해 후원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내 축구 철학과 해당 기업의 비전을 담은 사인볼을 제작해 직접 방문, 후원 요청을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가면 반갑게 맞아 주신다. 후원은 물론 공장 견학도 시켜주고 직원들도 불러 모아 사진도 찍고 사인회도 한다. 내게 경영철학과 성공 비법도 전수해주는 데 보람도 느끼고 희망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지난해 부임 후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흑자가 예상된다."

<②편에 계속…>

대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조광래 대구FC 사장②축구전용구장이 눈앞에 왔다(인터뷰)
[창간 11년]특별 인터뷰…2018년 개막전 새 구장서 치르는 것이 목표
2015년 10월 31일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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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0월 8일 흥미로운 자료를 내놓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챌린지(2부리그) 36라운드 종료까지의 구단별 평균 유료관중 수와 유료관중 비율을 공개했다.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 공개한 것이라 의미가 있었다.

챌린지 유료관중 1위는 신생구단 서울 이랜드FC로 경기당 평균 1천977명의 82.7%인 1천635명의 유료관중을 불러 모았다. 반면 가장 낮은 유료관중 비율을 기록한 구단은 대구FC였다. 유료관중 비율이 19.8%로 경기당 평균 2천643명의 입장 관중 중 유료 관중은 523명뿐이었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돈을 주고 봐야 하는 프로축구의 가치를 떨어트린 셈이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1주년 특별 인터뷰를 위해 조광래(61) 대구FC 사장을 만나 이 관중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조 사장은 대구FC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 열기가 떨어진 것도 모자라 경기력까지 저하된 팀의 경기를 어떻게 보러 오라고 말하겠느냐며 솔직하게 진단했다.



"축구전용구장, 설계와 공사만 남았다"

관중 동원을 고민하던 조광래 사장은 팬을 모으기 위해서는 초청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등 후) 팬들로부터 외면당한 현실에서 관중을 그러모으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초청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경기를 봐야 좋은 상품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그 덕분에 올해 개막전에서 2만 관중 시대(2만157명)를 열었다. 다만, 초청권이 모두 무료 표는 아니다. 지역의 후원사들로부터 입장권 후원을 받아 초청권을 보내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료관중 비율을 높이는 해결책 중 하나는 바로 대구가 그토록 원했던 관전 환경 개선, 즉 축구전용구장의 건립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위해 건립됐던 6만6천422석의 현 홈구장 대구 스타디움은 육상 트랙까지 깔려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시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에서도 떨어진다. 취재진도 기자석에서 선수들의 등번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전광판 화면에 기대야 했다. 3만명이 찾아와도 관중석은 비어 보인다.

전용구장 꿈은 실현 일보 직전이다. 대구시가 확정한 시민운동장 개발 계획에서 주경기장을 허문 뒤 축구전용구장으로 변신한다. 보조경기장은 대구 유스 중심의 유소년 축구장으로, 야구장 그라운드는 사회인 야구장으로 개보수된다. 스탠드를 철거해 생긴 일부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복합 스포츠타운으로 탈바꿈한다. 프로의 격을 높이고 생활체육 편의까지 도모하는 것이다.

도심과 가까운 시민운동장은 대구FC의 고민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조 사장은 "기존의 시민운동장 주경기장에는 육상 트랙이 깔렸었다. 이를 전용구장으로 좁히면 약 1만~1만5천석 규모의 경기장 건립이 가능하다. 수 차례 공청회를 거쳐 여론을 수렴했고 K리그 실정을 고려해 1만석 내외의 경기장으로 건립한다. 이미 지난 8월 대구시 관계자와 일본 등 해외에 나가 벤치마킹까지 하고 왔다. 남은 것은 행정 절차와 설계 및 공사다"라고 말했다.

시즌이 종료되면 조 사장은 경기장 설계 응모 최종 당선자와 함께 독일로 떠날 예정이다. 주로 2부리그 경기장을 살피며 대구 사정에 맞게 건립을 의논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 밖으로는 상가 입점 등으로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계획도 있다. 대로변이라서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기에도 그만이다.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개막전을 치르는 것을 바라고 있다. 요즘에는 공기 단축이 가능한 공법이 있다고 해 기대 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클래식 승격이 필수다. 새 경기장에서는 클래식 경기를 치르는 것이 소원이다. 관중이 많이 오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전용 클럽하우스가 없어 원룸 생활을 전전하던 선수들의 주거 및 훈련 환경도 개선된다. 현재는 대구 스타디움 인근 대구육상센터 아카데미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수성구 대구체육공원 내에 클럽하우스가 들어선다. 강변구장 3면 중 1면을 구단 전용으로 장기 임대해 월드컵 보조구장과 번갈아 사용 중이다. 클럽하우스가 완공되면 연습구장이 없어 전전하던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다. 지난해 챌린지 1위로 자동 승격한 대전 시티즌도 클럽하우스 완공의 덕을 봤다.

전용경기장과 클럽하우스 건립은 구단의 클래식 승격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조 사장은 단호하게 "전혀 관련이 없다. 구단의 백년대계를 위한 필수사항이다. 승격과 인프라 구축은 별개의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이라 부르는 사람도 많고 익숙하기도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최고경영자(CEO)의 풍모를 풍기는 조 사장에게 아직은 감독 이미지가 묻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장으로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자주 못 봤다면 더 그렇다. 기자도 대화 중 몇 차례나 익숙한 "감독님"을 연발했다.

눈치 백 단인 조 사장이 모를 리 없을 터, 그는 감독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정리했다.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답을 알고 물어보는 것 아닌가?(웃음) 솔직히 처음에는 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고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더 많다. 사실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입었어도 여전히 '축구인 조광래'다. 그라운드의 잔디 향과 발끝에 닿는 볼의 촉감을 무엇보다 사랑한다. 땀에 젖은 유니폼의 진정한 의미를 잘 이해한다. 당연히 감독 하고 싶다."

그러나 축구와 대구FC의 부활이라는 명제는 지금 조 사장에게 훨씬 크다. 팀을 이끌며 승리를 챙기는 것도 좋지만 응원하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부르는 것이 그에게는 더 중요한 책무가 됐다.

"내게는 더 큰 소명이 있다. 축구 본질을 통한 축구 부활이다. 이만한 소명이 어디 있나. 감독이 아닌 경영자로 해야 할 일이다. 감독이 앞에서 빛나는 자리면 사장은 묵묵히 뒤에서 뒷바라지를 해주고 길을 열어야 한다. 나도 감독으로서의 영욕을 경험해봤지만, 이제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것이 선배로서의 몫이다."

조 사장은 기자에게 자신 말고 이영진 감독이나 선수들을 취재하라고 수 차례 다그쳤다. 대구FC 한 직원은 "사장님은 어느 정도 브랜드화된 분이시다. 부임 후 정말 많은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알았다. 이제는 인터뷰를 안 하시려고 한다. 선수단이 주인공이 되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올바른 정책과 시스템 구축이 조 사장의 사명이다. 그는 "축구가 축구를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시작해보니 가능성도 있더라. 감독 하고 싶은 마음은 그동안 내가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 감독에게 전해주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라고 단칼에 정리했다.



승강제 정착…K리그는 더 좋아질 것이다

조 사장은 K리그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K리그 팀들이 유소년 육성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그다. 감독의 입장과 사장의 시선이 다른 것 같아도 결국 도착점은 똑같다.

승강제 대해서는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승강제가 마련되고 팀도 늘면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입 3년째 접어드는데 정착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챌린지 팀들의 전력이 좋아지면서 리그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올해는 클래식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챌린지에서 뛰면서 경기력도 더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확실한 승강제 정착을 위해서는 팀 수가 더 늘어야 한다는 것이 조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챌린지에서 힘을 길러 클래식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정석이 된다면 K리그의 뿌리는 튼튼해질 것이다. 중국 등 해외로의 선수 유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부진으로 걱정이 많아도 분명 K리그는 튼튼하다. 팀이 더 늘어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리그의 규모 확대를 위해 팀 수가 늘면 좋겠다는 조 사장의 생각은 간절하지만, 위기도 상존한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해체 운운하는 주변인들의 가벼운 입과 생각 때문이다. 그가 감독을 맡아 일명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리며 유망주 영입 구단으로 성장했던 도민구단 경남FC의 현재 위기가 그렇다.

경남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광주FC에 무너진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해체 언급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렸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남 감독까지 맡았던 조 감독에게는 허투루 볼 수 없는 일이다. 지난 8월 대구 유스 율원중이 창원에서 열린 무학기 축구대회에서 우승 당시 경남 축구인들은 그에게 "고향 팀으로 돌아오라"며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조 사장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그는 "한때 몸담았던 곳이라 안타깝지만, 지금은 타 구단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면서도 "다만 현재 고비를 넘기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경남은 좋은 팀으로 발전할 여건을 갖췄다. 경남 출신 축구인도 많고 열기도 높다. 충분히 부활 가능성이 있다. 모든 구단은 위기가 있게 마련인데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인프라도 잘 되어 있으니 반드시 제자리를 찾으리라고 본다"라며 부활을 기원했다.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애정이 어린 마음을 전했다. 사장 입장에 선 그는 "프로연맹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 예전보다 발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구단들의 역량도 높아졌다"라면서도 "전체 리그를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리그의 위상과 권위를 높이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③편에 계속…>

대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루틴’ ; 집중력증진을 위한 멘탈트레이닝의 모든 과정

[ 전문체육 ]/스포츠심리학 2010.02.22 14:02

     

                                                                                     글 / 정청희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 원장)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routine)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최상의 샷 을 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매 순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말은 21세기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루틴에 대하여 언급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과거 우수한 선수들은 거의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습관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하고 이를
시합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였다. 습관적이고 규칙적인 절차와 동작인 루틴은 선수가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고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타이거 우즈의 일정하고 습관적인 루틴>


그러나 요즈음의 우수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루틴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과학적인 데이터를 이용하여 철저하게 분석하고, 심리기술수준을 높여 이상적인
루틴을 마련하여 완전 숙달한다. 그래서 요즈음 우수선수들의 루틴은 일상적이고 일정하며
기계적이고 습관적이다. 따라서 이렇게 만든 루틴은 고유하고 자연스러우며 이를 수행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게 된다.

 

타이거 우즈나 박세리 선수가 샷을 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매번 정확하게 같은
과정을 거치고, 동작이 끝난 후의 자세와 시간까지도 언제나 동일하다. 또한, 이치로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보면 매번 똑같은 동작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신의 사기를 높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또한 그의 독특한 타격루틴이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여야 하는 골프, 사격, 양궁 등의 일종 운동기능인 스포츠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걱정이나 주의분산과 같은 부정적 환경상황에 쉽게 노출한다. 그리하여 심리적 부담을
느껴 각성수준이 높아지면 집중이 잘 안되어 기술수행력이 저하되어, 수행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를 모면하기 위하여 습관적이고 일관된 루틴을 사용 할 필요가 있다.

잘 만들어진 루틴을 사용하면 운동수행과 관련이 없는 상황 때문에 일어나는 주의산만을 사전에
방지하고, 다음 장면을 상기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하여, 일관된 수행과정을 거쳐, 일관된 결과를
이루게 한다.

이렇게 루틴은 선수 본인만의 독특한 습관으로 일정한 인지적 · 행동적 패턴이 있고, 진행되는
시간, 순서, 행동이나 동작이 모두 똑같다.

루틴에는 전체루틴, 부분루틴, 행동루틴, 인지루틴 그리고 수행루틴이 있다.

전체루틴이란 시합장에 도착한 후 시합을 하고 경기장을 떠날 때까지의 모든 활동을 말하는데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선수는 이러한 전체루틴도 매우 일정하다.

 
부분루틴이란 샷을 하기 직전의 활동으로 구체적으로는 프리삿 루틴(pre-shot routine)이다. 즉
모든 삿을 하기 직전에 거치는 과정으로 골프의 예를 들면 페어웨이우드샷, 아이언샷, 칩샷,
피치샷, 벙커샷, 트러플샷, 숏퍼트, 롱퍼트 등의 9개의 루틴을 만들 수 있다.

 
행동루틴에는 스포츠기술로 이루어진 것으로 퍼트의 행동루틴을 보면, 볼 뒤에 앉아서 경사,
거리, 잔디의 상태를 고려하여, 보내야 할 진로와 속도를 가늠하고, 홀컵까지 걸어가면서 보낼
볼의 경로의 상태를 점검하고, 홀컵 뒤에 앉아 경사, 거리, 잔디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와
스탠스를 정하고, 볼의 진로를 확정하고, 목표를 확인하고, 볼을 밀어 보내는 동작은 그 좋은 예이다.

 
인지루틴은 각성조절을 위한 호흡이완,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심상, 긍정적 정서를 위한 자화 등
필요한 것을 혼합하여 만든 인지적 과정이다. 인지루틴은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적정하게
만들게 된다.

 
현장에서 선수는 스포츠기술을 중심으로 한 행동루틴과 내적 심리과정을 중심으로 한 인지루틴을
합하여 수행루틴을 만들게 된다. 수행루틴은 탐색구간과 수행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탐색구간은
경사를 감안한 라이확인, 거리계산, 바람, 구질, 공략방법 등 결정할 모든 것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재확인하는 과정이며, 수행구간은 탐색구간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변경 없이 수행하는 과정이다.


 

                                             <루틴은 리듬과 좋은 결과를 보장한다.>


수행루틴이 만들어지면 선수, 멘탈트레이너, 코치는 함께 검토하고 분석하여 완전한지를 확인한
후에 반복연습에 돌입한다. 수 없이 반복연습 하여 루틴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어느 부분도 생략되거나 변화가 일어나면 안 되고, 특히 지속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반복연습으로 숙달된 루틴을 사용하면

 

 1.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2. 쓸데없는 생각이나 행동의 간섭을 막을 수 있다.
 3. 불확실한 긴장상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4. 상황이 달라져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5. 운동과 무관한 주의산만 요소가 개입됨을 방지할 수 있다.
 6. 일관된 수행과정으로 일관된 수행결과 즉 샷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루틴이 깨지면 좋지 않은 결과만이 남는다>

참고 : 멘탈트레이닝의 모든 것; http://sprc.snu.ac.kr

또 1분 만에 터졌다… 최진철 ‘거미축구’

이종석기자

입력 2015-10-22 03:00:00 수정 2015-10-22 0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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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16강 확정]

최진철 U-17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21일 기니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라세레나=게티이미지 멀티비츠
17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최진철 감독(44). 그가 부리는 용병술은 효과가 바로 나온다. 효과를 보기까지 1분이면 충분하다. 21일 칠레 라세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넣은 오세훈(울산 현대고)은 이승우(FC 바르셀로나)와 교체돼 들어간 지 1분 만에 기니의 골 망을 흔들었다. 기막힌 용병술이다. 최 감독은 “승우가 체력이 떨어져 교체했다. 전방에서 밀리지 않고 싸워 줄 선수가 필요했는데 세훈이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니를 1-0으로 꺾고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승점 6으로 24일 오전 5시에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이번 대회를 포함해 36차례 출전한 FIFA 주관 대회(올림픽 포함)에서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이겨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최 감독도 “2승을 하면서 조 1위를 하느냐, 2위를 하느냐 고민하는 것이 처음인 것 같다”며 “생각 같아서는 3승을 하고 싶지만 16강 상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1분 용병술’은 18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도 이미 빛을 발했다. 후반 33분에 투입된 이상헌(울산 현대고)은 1분 뒤 장재원(울산 현대고)의 결승골을 도왔다. 기니전에서 최 감독은 후반에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썼다. 후반 7분 미드필더 장재원을 빼고 수비수 김승우(보인고)를 넣었다. 전반부터 기니의 공세에 밀리던 전세를 바꾸기 위한 흐름 전환용이었다. 경기 흐름이 어느 정도 돌아서자 이번엔 공격력을 강화하는 용병술을 택했다. 후반 31분 미드필더 김진야(대건고)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대신 개인 돌파에 능한 공격수 이상헌을 투입했다. 이 역시 최 감독의 뜻대로 됐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마다 마법 같은 용병술을 보여주고 있는 최 감독의 축구는 ‘거미 축구’로 표현할 수 있다. 거미줄에 걸려 사냥감이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최후에 일격을 가하는 거미의 사냥 방법처럼 최진철호도 후반 30분부터 지친 상대를 정신없이 몰아붙인다. 또 거미줄에 걸린 사냥감이 빠져나가기 위해 움직일수록 더욱 수렁에 빠지는 것처럼 최진철호도 후반 초반까지는 상대가 볼을 많이 돌리도록 유도하며 체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위협적인 유효 슈팅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거미줄에 걸린 사냥감이 거미에게는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브라질전에서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37-63으로 크게 뒤졌고, 슛도 9개를 내줬지만 유효 슈팅은 단 1개만 허용했다. 기니전에서도 한국은 후반 초반까지 볼 점유율(49-51)과 슈팅 수(11-17)에서 기니에 뒤졌다.

대한축구협회 이재철 대리가 기니전을 앞둔 17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선수들의 숙소 방문에 붙인 문구. 대한축구협회 제공
최진철 감독의 거미 축구가 가능한 건 선수들이 강한 체력과 개인 돌파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전 대표팀들과는 달리 최진철호는 수비를 하다 빠르게 밀고 올라가는 역습 때 조직적인 움직임보다는 스피드와 드리블 같은 개인 기량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낸다. 최 감독과 동갑내기 친구인 성인 국가대표팀의 박건하 코치(44)는 “브라질전과 기니전 모두 후반 30분 이후에 골을 넣었다. 이 시간대에 우세한 경기를 하면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상대보다 체력에서 앞서 있다는 의미다”며 “이번 17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은 이승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개인 기술이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멀티 자원’을 많이 두고 있는 것도 최진철호의 특징이다. 최 감독은 수비수와 미드필더, 측면과 가운데 자리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많이 뽑았다. 경기 흐름에 따라 수비 라인과 중원의 배치에 풍부한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장재원은 소속팀에서는 수비수로 뛰고 있다. 소속팀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박상혁(매탄고)이 대표팀에서는 왼쪽 날개를 맡는 등 이번 대표팀에는 멀티 플레이어가 많다.

한편 1차전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한 브라질은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1승 1패(승점 3)로 한국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기니와 같은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6개조의 1, 2위 팀들과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에 오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빵빵 터진 '빵훈이' 권창훈

입력 : 2015.09.05 03:00

[라오스戰 두 골 등 공격 첨병… 슈틸리케號 '스타 탄생']

- K리그 뛰는 21세 '젊은 피'
소속팀 수원 코치 고종수의 22번 물려받은 '왼발 달인'
"8일 레바논戰도 잘하겠다"

2010년 12월 손흥민(토트넘)은 18세의 나이에 국가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의 활력소가 되어준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도 여전히 대표팀 막내로 뛰었다. 한동안 한국 축구에는 '샛별'이 반짝이지 않았다.

그 아쉬움이 지난달 동아시안컵에서 풀렸다. 1994년생 미드필더 권창훈(21·수원)이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그는 정확한 킥과 시원한 드리블, 영리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한국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 달 뒤인 지난 3일 권창훈은 화성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2차전(한국 8대0 승)에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두 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에겐 큰 의미가 있는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권창훈이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공중볼을 컨트롤하고 있다. 권창훈은 이날 두 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떠올랐다.
권창훈이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공중볼을 컨트롤하고 있다. 권창훈은 이날 두 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떠올랐다. /뉴시스
권창훈은 올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피'다. 스물한 살이지만 매탄고를 졸업한 2013년 곧바로 수원에 입단해 벌써 프로 3년차다. 2013년 1도움, 작년 1골 2도움에 그쳤던 그는 이번 시즌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한 서정원 수원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7골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골이다. 그 상승세가 대표팀 활약으로 이어졌다.

뛰어난 왼발 킥을 자랑하는 권창훈은 수원과 대표팀에서 모두 등번호 22번을 달고 있다. 바로 고종수(37) 수원 코치가 수원에서 뛸 때 달았던 백넘버다. '왼발의 마법사'로 불린 고종수 코치는 매탄고를 맡던 시절 제자인 권창훈에게 침대에 고무 밴드를 걸고 왼발목으로 잡아당기라는 조언을 해주며 왼쪽 발목의 힘을 기르도록 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2)이 팀 동료인 것도 권창훈이 왼발을 갈고 닦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권창훈은 라오스전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자신의 왼발이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버지가 빵집을 운영해 ‘빵훈이’란 별명이 붙은 권창훈은 쉬는 날이면 빵집에 가서 아버지를 돕는 효자다. 빵을 들고 포즈를 취한 권창훈.
아버지가 빵집을 운영해 ‘빵훈이’란 별명이 붙은 권창훈은 쉬는 날이면 빵집에 가서 아버지를 돕는 효자다. 빵을 들고 포즈를 취한 권창훈. /수원 삼성 제공

수원 관계자가 "인터뷰할 때 하도 심심하게 얘기를 해 기자들이 머리를 쥐어뜯는다"고 말할 정도로 권창훈은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이다. 서정원 감독은 "티 내지 않고 알아서 자기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을 보면 '애늙은이' 같다"고 말했다. 팬들이 부르는 애칭은 '빵훈이'. 아버지 권상영씨가 27년째 빵집을 운영하고 있어 붙은 귀여운 별명이다.

슈틸리케호의 겁없는 막내로 떠오른 권창훈은 이제 찾는 곳이 많은 '귀하신 몸'이 됐다. 그는 23세 이하가 출전하는 2016 리우올림픽 대표팀에선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현재 2위인 소속팀 수원의 K리그 우승을 위해서도 더욱 힘을 내야 한다.

일단 그의 눈앞엔 8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원정 경기가 있다. 권창훈을 비롯한 대표팀은 5일 오전 레바논 현지에 도착했다.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불러온 2011년 1대2 패배, 후반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로 간신히 비긴 2013년 1대1 무승부 등 최근 레바논 원정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권창훈은 "레바논전도 라오스전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위크엔드 스토리]권창훈 父의 눈물, 아들의 비밀이야기

입력 : 2015.09.10 18:07

1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프렌차이즈 제과점에서 국가대표 미드필더 권창훈의 아버지 권상영씨와 어머니 이복현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0
'원석'이 '보석'이 되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

10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프렌차이즈 제과점에서 국가대표 미드필더 권창훈의 아버지 권상영씨와 어머니 이복현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아들이 어릴적 일기장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0
권창훈(수원)은 일찍 봄을 맞았다. 21세의 어린 나이에 한국 축구의 보석같은 존재로 우뚝섰다. 하지만 권창훈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렸을 뿐이다.

22년 만에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을 나온 권창훈 이재성과 함께 많은 취재진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한국시각) 레바논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3-0의 승리를 거두며 3승으로 G조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10/
어제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한국 축구의 미래 권창훈, 하지만 그의 아버지 권상영씨(56)는 마냥 미소를 띄울 순 없었다. 아들을 바라보면 아픔이 먼저 떠오른다. 3년 전이었다. 권씨는 수원 매탄고 3학년이던 아들에게 제안을 했다. "창훈아, 나중에 네가 아들 낳으면 아빠가 유명한 축구선수로 만들어줄 자신있어."

축구 선수의 길은 모아니면 도다. 권씨는 아들에게 끊임없는 채찍만 가했다. 아팠지만 선택할 카드는 없었다. 그러나 아들도 이미 아버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아들 낳으면 축구선수 안 시킬거야."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던 아들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했던 자신을 탓했다.

그날 아버지는 속으로 펑펑 울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난 뒤 아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창훈아, 축구하기 싫으면 아빠가 빵만드는 기술 가르쳐줄게." 아들은 씨익 웃기만 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하는 '사커대디' 권씨는 10일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엄한 아버지, 권창훈의 눈물

권씨는 권창훈에게 엄한 아버지였다. 고교 시절까지 전국 상위랭크인 아들의 단점만 지적했다. "잘했다"라며 아들의 엉덩이를 한 번 두드려줄만도 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 "창훈이와 대화를 하면 항상 잘못된 부분, 안되는 부분만 꼬집으니깐 본인도 솔직히 듣기 싫었을 것 같다." 그래도 권창훈은 아버지의 조언에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의 주입식 조언이 시작되자 아들이 한 마디를 던졌다. "아빠, 나도 내가 축구 잘 못하는거 알아." 아버지와 아들은 감정이 폭발하자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축구부 가입 퇴짜, 권창훈의 천국

일원초 2학년이던 권창훈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분위기에 취해 축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아빠, 나 축구선수 할래." 권씨는 평소 오후 11~12시까지 축구를 하다 피곤에 지쳐 잠드는 아들의 결단을 흔쾌히 수락했다. "내가 시키는게 아니고 네가 좋아하면 해봐." 그래서 아들의 손을 잡고 일원초 축구부를 찾았다. 당시 가입 상담을 받았는데 왜소한 체격조건을 본 감독이 퇴짜를 놓았다. '조금 더 신체조건이 좋아지면 오라'는 것이 이유였다. 권씨는 "창훈이가 많이 실망하더라. 그런데 3~4일 뒤 감독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창훈이가 기뻐하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웃었다.

축구부는 권창훈에게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권씨는 "운동도 할 수 있고, 시간되면 저녁과 간식을 챙겨준다. 또 야간 운동도 하고, 기술도 가르쳐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권창훈이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축구부는 공원에서 동네 형들과 공을 찰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었다. 권씨는 "좋아하는 것을 하니 발전 속도도 빠르더라. 선생님들도 예뻐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공원에선 자기 마음대로 돌파도 하고 골을 넣었는데 축구부에선 패스를 하라고 하니 답답하고 지루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아버지의 한 마디는 권창훈의 축구 흥미를 되찾게 만들었다. "기본기가 착실해야 훗날 골도 많이 넣고 좋은 축구선수가 될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덧셈뺄셈을 배우지 않느냐. 기초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라."

▶공개된 권창훈의 비밀 '축구일기'

권창훈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축구일기를 썼다. 이날 권씨가 가지고 나온 축구일기는 종이가방 두 개 분량이었다. 축구일기를 들여다봤다. 시간별로 나눠 자신이 한 운동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맨 밑에는 그날 훈련에 대한 느낀점을 반드시 적었다. 글 대신 그림도 보였다. 6살 위의 친형과 축구를 하는 그림이었다. 초등학생이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넣었다. 중학교 시절 쓴 축구일기에는 전술 등 구체적인 것도 포함돼 있었다. 패스와 움직임의 방향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다. 머리속에 그린 이미지를 그라운드에서 펼쳐내는 습관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것이다. 이 축구일기를 보면서 권창훈의 축구인생이 보였다. 성실함이었다. 권씨는 "아무리 졸려도 축구일기는 반드시 쓰고 자더라"고 회상했다.

아들은 될 성 부른 떡잎이었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정식 축구선수가 되기 전까지 축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여느 부모가 그렇듯 아들의 관심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축구 용어 자체를 아예 몰랐다. 그런데 창훈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조금씩 준비를 했다. 매일 학교에 가서 감독님이 창훈이에게 지적하는 것을 지근거리에서 듣고 메모하고 생각했다가 창훈이가 집에 오면 그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모르는 척하고 감독님의 주문을 복습시키는 셈이었다. 그러자 창훈이가 '우리 아빠 축구 실력 좋네. 감독님이랑 똑같은 얘기를 하네'라며 놀라더라."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현대축구를 말한다! (2) 압박과 탈압박 I

2008-10-28 19:32

토털사커에 의해 하나의 전술적 개념으로 정립되기 시작한 압박의 발달과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는 축구에 있어 수비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축구 전술과 관련된 서적들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수비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목적이 있으며, 현대축구에서는 경기 흐름 및 상대 팀의 성향에 따라 어느 한 쪽에 비중을 두고 정교하게 수비 전술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두 가지 목적이란 첫째는 실점하지 않는 것(수동적 목적)이요, 둘째는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내는 것(능동적 목적)이다.”

토털사커는 철저히 첫 번째 목적에 역점을 둔 카데나치오(빗장수비)와 다르게, 두 번째 목적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압박을 그 수단으로 선택했다. 단순히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봉쇄함으로써 수동적으로 페널티 박스 지역을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볼을 빼앗아내기 위한 수비를 펼침으로써 압박에 의한 공격축구를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낸 것이다. 전 AC 밀란 감독 아리고 사키(사진)는 이러한 토털사커의 이론으로부터 매우 귀중한 힌트를 얻었다.

관련기사: 현대축구를 말한다! (1) 토털사커란 무엇인가?

사키의 축구는 이른 바 토털사커의 개정판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볼을 빼앗아내기 위해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일련의 행위를 ‘무질서’가 아닌 ‘질서’에 의한 팀 레벨의 전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즉, 사키가 완성시킨 압박축구는 토털사커가 끊임없이 던져 온 “어떻게 하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볼 주변의 공간에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상대 선수를 더욱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일종의 ‘해답’인 셈이다.

사키는 3-5-2에 비해 공격, 미드필드, 수비 라인에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고르게 포진되어 있는 4-4-2를 도입함으로써 그라운드 전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공격 시에도 수비 시에도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을 3~40m 정도로 유지함으로써 빠르게 수적 우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전체적인 대형의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상대에 대한 압박을 강화시키기 위해 선수들의 정확한 위치선정을 무엇보다도 강조했다.

[그림설명: 3-5-2(좌)에 비해 그라운드 전 지역에 고르게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는 4-4-2(우)의 모습. *그림출처:nasl.com]


[그림설명: 지속적으로 좁은 간격이 유지되는 팀(우)은 그렇지 않은 팀(좌)에 비해 각종 국면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축구에서 각 선수와 선수 간의 협력관계는 좁은 간격에 의한 밀집된 대형(컴팩트한 대형)을 바탕으로 성립되기 마련이다.]


[그림설명: 4-4-2 활용 시 볼의 위치에 따른 압박의 변화를 간략화 시킨 그림. 사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포지션의 선수가 상대를 압박해야 하는지를 보다 세분화시킴으로써 ‘전체적인 밸런스의 유지’와 ‘압박의 강화’를 양립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 그림출처: livedoors.jp]


[사진설명: 토털사커로 유명한 74년 월드컵 당시의 네덜란드가 상대 팀 아르헨티나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모습.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볼을 쫓은 나머지 아르헨티나 선수 1과 선수 2가 넓은 공간에서 지나치게 자유로운 상태로 방치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설명: 반면 아리고 사키 감독이 이끄는 밀란(좌)의 경우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상대 선수들을 철저히 경계하며 압박을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크라이프 감독의 바르셀로나(우) 역시 두 라인이 질서정연한 상태를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그림설명: 전체적으로 대각선 라인을 그리며 4-4-2 대형의 밸런스를 유지한 채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사키의 밀란을 나타낸 그림. * 그림출처: cahiersdufootball.net]


[그림설명: 88/89 시즌의 1경기를 선정, 90분 동안 나타난 유벤투스와 밀란의 볼 탈취 지점(X표)을 비교한 그림. 사키는 미헬스와 마찬가지로 압박을 공격축구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고, “볼을 빼앗아낸 지점이 상대 골문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는 토털사커의 이론에 매우 충실한 감독이었다. 위 그림은 높은 라인을 유지함으로써 나타나는 밀란의 공격적 성향을 매우 정확하게 대변해주고 있다. *자료출처: 월드사커의 전술 p.125]

이러한 압박전술의 완성은 현대축구가 곧 ‘시간(Time)과 공간(Space)의 싸움’으로 발전해 나갈 것임을 의미했다. 압박은 상대로부터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박탈하기 위한 수비 방법인 까닭에, 그만큼 짧아진 시간과 좁아진 공간이란 환경 속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플레이를 전개해나갈 수 있는지 여부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축구의 팀들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더 빠르게 패스하고 더 빠르게 움직임과 동시에, 볼 주변의 공간에 상대 선수들이 밀집됨에 띠라 발생하는 반대편의 ‘자유로운 공간’(Free Space)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곧 토털사커의 또 다른 대표적 개념인 패스&무브가 보다 강력해진 압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축구의 가장 보편적인 원칙으로 떠오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진설명: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94 월드컵 결승전 모습. 브라질 선수를 압박하기 위해 볼 주변으로 많은 숫자의 이탈리아 선수들이 몰려듦에 따라 그 반대편 지역에 비교적 넓은 공간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축구에서 상대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이 ‘자유로운 공간’을 향해 빠르고 정확하게 볼을 운반할 수 있어야 한다.]

90년대 초반 유럽 축구계를 강타했던 요한 크라이프 감독의 ‘드림팀’ 바르셀로나는 보다 강력해진 현대축구의 압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클럽으로 손꼽힌다. 크라이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대가 압박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볼을 순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볼을 순환시키면 공간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볼 소유권을 유지한다는 전술적 행위(볼 포제션)에는 기본적으로 “경기 전체를 능동적으로 컨트롤하고 지배하겠다” 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그와 동시에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내기 위한 체력소모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의미 역시 내포되어 있다. 계속해서 크라이프는 말한다.

“지속적으로 높은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볼을 빼앗긴 이후 최대한 빠르게 압박을 시도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압박에는 필연적으로 일정 수준의 체력소모가 뒤따른다는 점이다.”

“볼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그만큼 체력을 아낄 수 있게 된다. 볼은 사람보다 빠르며, 볼은 사람과 달리 지치지 않는다. 반면 볼을 빼앗기 위해 움직이는 상대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지치게 된다. 이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림설명: 트라이앵글은 현대축구에서 각 선수와 선수 간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간주되고 있다. 요한 크라이프는 트라이앵글을 연속적으로 형성하기에 용이한 4-3-3, 3-4-3(3-3-1-3)과 같은 시스템을 극단적으로 선호했으며, 계속되는 트라이앵글의 형성에 의해 발생하는 두 개 이상의 패스코스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짧은 패스를 이어나가는 축구’를 드림팀 바르셀로나에 주입시켰다.]


[사진설명: 과르디올라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드림팀’ 바르셀로나의 연속적인 트라이앵글의 형성 및 다양한 패스코스를 포착한 사진.]

아리고 사키 역시 이에 동의한다.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에는 되도록 그것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되도록 빠르게 그것을 되찾아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지속적으로 높은 라인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상대 진영을 주무대로 삼을 수 있다. 즉, 공격축구를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의문을 품어보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볼 소유권을 유지할 수 없는 팀, 즉 기술적 측면에서 열세에 놓여져 있는 팀들은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상대의 압박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일까?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 마르첼로 리피 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품었던 의문점이기도 하다. 리피는 말한다.

“당시 아리고 사키의 축구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는 세리에A에 갓 승격한 하위권 팀 체세나에서 그러한 스타일을 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체세나에는 마르코 반 바스텐도, 루드 훌리트도, 프랑크 레이카르트도 없었다. 지속적으로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 공격축구에는 생각보다 많은 위험성이 존재했으며, 특히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테크닉과 전술 이해도 없이는 좀처럼 실행으로 옮기기가 어려웠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감독은 ‘위험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 파비오 카펠로였다. 압박축구에 대한 카펠로의 접근방식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명확했다. 되도록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볼 소유권의 유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팀은 필연적으로 상대의 역습에 위협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카펠로는 체력을 안배하기 위한 볼 포제션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는 대신, 그만큼 상대보다 많이 움직이고 많이 땀 흘림으로써 강력한 압박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적 스타일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 압박과 탈압박 II에서 계속

※ 참고문헌: 4-4-2(마씨모 루케지 저), Pressing(마씨모 루케지 저), Zone Soccer-A Game of Time and Space(헤르만 베르뮬렌 저), 아약스∙바르셀로나∙크라이프(프리츠 바렌트 外 3명 저), 월드 사커의 전술(타키이 토시로 저).

- 사커라인 이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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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사커

최근 수정 시각 : 2015-08-16 04:31:57

1. 축구의 전술2. 토탈 사커의 태동3. 전술의 문제4. 참고 항목

1. 축구의 전술[편집]


전원공격,전원수비로 대표되는 축구의 전술이자 흐름으로 현대 축구의 토대가 되는 축구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술이다.

토탈 풋볼이긴 하지만 토탈 사커라는 말이 널리 퍼졌으므로 토탈 사커로 작성함.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선수 요한 크루이프를 통해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전술로 토탈 축구의 원형을 제시한 스승은 아이러니하게도 뻥글랜드잉글랜드 감독들이었다.

2. 토탈 사커의 태동[편집]

잭 레이놀즈(Jack Reynolds) 감독은 공격축구의 신봉자로 떼공격, 떼수비를 시도했으며, 빅 버킹검(Vic Buckingham) 감독은 점유 축구의 신봉자로 패스&무브를 강조했다.

그 당시 브라질의 지역방어와 헝가리의 포지션 체인지 등을 도입시키면서 볼을 빼앗긴 후에도 압박을 통해 팀 전체가 최대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최후방 라인을 높은 지점에 형성한뒤, 최전방 공격수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면 그만큼 상대 골문과 가까운 위치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전술을 창안하였다.

이렇게 기본 토대가 이미 깔린 상태에서 선수시절에 이러한 감독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리누스 미헬스(Rinus Michels)가 아약스의 감독으로 취임해서 토탈 풋볼를 완성하였다. 그 과정에서 크루이프는 토털 풋볼을 가장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천재였다. 리누스가 토탈 풋볼 전술가라면 크루이프는 야전사령관이었던 셈.

이를 통해 보통 수비 상황에서는 잉여전력으로 간주뒤기 쉬운 공격수들에게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도록 만들고, 또 공격시에는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켜 토탈 풋볼이라는 말 그대로 전원공격 + 전원수비의 형태를 취하는 축구 전술로 발전시켜나갔다

한편 이렇게 네덜란드에서 대를 이어 토탈 풋볼의 싹을 키워나갈 무렵,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뻥축구 킥 앤 러쉬 전술이 대세를 이루게 되는데...

하지만 토탈 풋볼이 완전히 네덜란드 고유한 흐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미헬스 감독의 아약스 시절 이전에도 토탈 풋볼의 흐름이 있었기 때문. 물론 토탈 풋볼의 시작은 잭 레이놀즈의 아약스였다. 무려 1910년대부터 30여년간 토탈 풋볼로 네덜란드에서 맹위를 털쳤기 때문이다. 그 외에 1950년대 헝가리는 경기 중에 유기적인 포지션 변경으로 황금색 바람을 일으켰고,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마슬로프는 압박과 4-4-2를 이용해 토탈 풋볼로 이어지는 여러 개념들을 앞서 선보였으며, 독일의 공격적인 수비수 프란츠 베켄바워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도 카테나치오를 개량해 스위퍼를 리베로 개념으로 운용하기 시작했고, 1970년 브라질 대표팀은 오늘날도 역대 최강팀 칭호를 듣는 유기적인 미드필더진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해서 토털사커를 완성시킨 리누스 미헬스나 요한 크루이프의 위대함이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니다. 저런 개념을 완성해 낸 리누스 미헬스나 전혀 새로운 개념에 완벽히 적응한 크루이프나 위대한 사제지간이다. 이 두 사람과 당시 아약스, 네덜란드 대표팀으로부터 현대축구가 태동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전술의 문제[편집]


이기는 축구를 하려는 축구팀 입장에서는 당연히 한번쯤은 익히고 들어가는 전술이지만 ,문제는 지키는 축구들을 하려하기 때문에 골이 그렇게 많이 안난다.

그리고 공격시에도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패스를 계속 돌리고,전방에 공간이 나면 그때서야 공격을 들어가는 스타일이라서 뜬끔포나 예상치 못한 멋진골이 터지기 어려운점이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국가 대표팀이 대표적이다.이들의 패스를 보자면 피구왕 통키에서 나오는 오복성 패스[1] 보일정도 버금가는 실력이다.

그래서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지루한 전술으로 최근엔 토탈 사커의 업그레이드(?)버전인 안티 풋볼이라는 새로운 흐름도 생겼다. 이 분야의 대표인물은 주제 무리뉴감독으로 비판도 많이 받지만 본인은 쿨하게 비판들을 받아넘긴다.

그리고 선수입장에서도 전원공격,전원수비의 전술이기때문에 전방압박을 위해 그라운드 플레이어들의 높은 체력을 요구하며 ,크루이프 처럼 선수들을 지휘할 사령관같은 키 플레이어가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든 단점이 있다.

4. 참고 항목[편집]

[1]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패스가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면서 (마치 레이저 처럼)허둥대는 상대편이 보이면 그때야 샷을 날리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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