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호랑이 잡은 18번홀 역전 비결은…경기 전 '탄수화물+단백질' 식단
골프와 영양
- 지난 17일 양용은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극적 역전승하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안았다. 양용은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습과 함께 경기 전과 도중에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경기력을 극대화했다.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양용은의 'PGA 제패 식사법'을 매니저 임만성씨에게 듣고, 이 식사법의 의학적인 효과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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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통 4시간 이상 계속되는 골프 라운딩에서 끝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경기 전 식사부터 간식과 물까지 영양 성분을 꼼꼼히 따져서 먹어야 한다. /AP 연합뉴스
- ▲ 보통 4시간 이상 계속되는 골프 라운딩에서 끝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경기 전 식사부터 간식과 물까지 영양 성분을 꼼꼼히 따져서 먹어야 한다. /AP 연합뉴스
①경기 전: 스테이크+닭가슴살+연어구이+파스타
양용은은 경기 시작 전 골프장에 마련된 선수 전용 식당에서 식사한다. 많은 메뉴 중 스테이크, 닭가슴살, 연어구이, 파스타를 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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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전 육류·닭가슴살·파스타
- ▲ 경기 전 육류·닭가슴살·파스타
네 가지 음식이 에너지원으로 바뀌는 순서는 파스타의 탄수화물→연어구이의 지방→스테이크·닭가슴살의 동물성 단백질 순이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골고루 에너지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계산'에 의해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으로 전환이 빠르지만 소화·흡수도 빨라 경기 도중 허기질 수 있다. 지방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함께 먹으면 경기 후반부 공복감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일반인도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운동을 할 때에는 밥과 고기를 함께 먹으면 컨디션을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연어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골프 도중 무리한 스윙을 하는 등 근육을 갑자기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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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중 포만감 덜한 호밀빵, 아미노산 워터 3~4병
- ▲ 경기 중 포만감 덜한 호밀빵, 아미노산 워터 3~4병
②경기 중: 집중력 높여주는 호밀빵
경기 틈틈이 버터와 딸기잼을 바른 호밀빵을 간식으로 먹는다. 호밀빵 반쪽은 전반 나인홀 중간에, 나머지 반쪽은 후반 나인홀 중간에 먹는다.
호밀빵은 하얀 밀가루 식빵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려 지속적으로 에너지원을 공급한다. 또 호밀빵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라 운동할 때 몸을 거북하게 하는 포만감이 덜하다. 특히 경기 중간에 호밀빵 같은 탄수화물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슐린 분비가 자극돼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로 인해 피로물질인 젖산이 빨리 배출돼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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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전·후반 사이 효소 역할하는 땅콩 바
- ▲ 경기 전·후반 사이 효소 역할하는 땅콩 바
- ③경기 전·후반 사이: 그래놀라 1개
전반 나인홀을 마치고 후반을 시작하기 전에 통곡물과 땅콩을 섞은 그래놀라라는 땅콩 바를 1개 먹는다.
그래놀라에는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빠르게 도와주는 '효소'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빠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 운동을 할 때는 필수적이다. 또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근육의 피로도가 심해질 수 있다.
④한 경기에 아미노산 워터 3~4병
일본에서 나온 아미노바이탈이라는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함유된 가루제품 1봉지(4.5g)를 4등분해 미네랄워터 500mL에 타서 만든 뒤, 한 라운드를 돌 때마다 3~4병씩 마신다.
아미노산은 운동 중에 생기는 근육 손상과 피로를 감소시켜준다. 미네랄이 함유된 물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피로 물질인 젖산이 쉽게 배출돼 운동 중 피로를 덜 쌓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골프 선수는 보통 한 라운드당 땀을 3.5~4L 흘리는데, 양용은 선수는 1.5~2L 정도의 물만 마신다. 3.5~4L의 땀을 흘렸다고 해서 수분을 즉시 모두 보충할 필요는 없다.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탄수화물 등이 운동 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되지 못해 운동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은 24시간 이내에만 보충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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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후 체력 보충 고열량 음식
- ▲ 경기 후 체력 보충 고열량 음식
- ⑤경기 후: 한식당에서 배불리 식사
양용은은 한식을 좋아해서, 경기가 끝나면 한식당을 찾아가 배불리 먹는다. 곱창전골, 흑염소전골, 소갈비, 삼겹살 등이 주로 먹는 메뉴다.
골프나 등산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운동을 하면 많은 열량이 소모된다. 따라서 운동 뒤 고열량 음식으로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곱창과 삼겹살은 대표적인 고열량 음식이다. 특히 곱창은 소화하기 쉬운 단백질로 경기 후 먹기 좋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에 곱창만으로 배를 채울 만큼 과다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흑염소와 소갈비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은 풍부하다. 전골 음식의 양념에는 미네랄이 풍부해 땀으로 소실된 전해질을 보충해준다.
⑥경기 후 30분 동안 근육 운동은 꼭 지켜
경기 후 30분 동안 25~35파운드(1파운드=454g) 짜리 아령 들기, 공(10파운드) 던져서 주고받기, 필라테스 밴드 당기기 등의 근육 운동을 한다.
골프를 친 뒤 적당한 근육 운동을 하면 근육이 느끼는 피로를 서서히 완화시켜준다. 그러나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이므로 잠시 쉬었다가 탄수화물을 약간 섭취한 뒤 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은 운동을 마치고 목욕과 식사를 하며 휴식한 뒤에 가벼운 근육 운동을 하면 된다. 통증을 느끼는 신체 부위의 근육 운동은 삼가야 한다. 아령 운동은 근지구력, 필라테스 밴드 당기기는 어깨·팔·손의 근육 강화, 볼을 던지고 받는 운동은 조절능력과 민첩성을 강화시킨다.
<도움말>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종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예진 헬스조선 인턴기자
- 2009.08.25 16: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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