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십자 불여일샷'...★인증샷 한방이 대세

2010년 06월 03일 (목) 19:21 스타뉴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 이제 이 말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백사십자도 불여일샷'.

스타들의 의사소통 형태가 점점 짧고 굵어지고 있다. 한때 각광받았던 미니홈피, 블로그 대신, 140자 내외로 짧게 실시간으로 팔로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트위터나 미투데이가 대세다. 현재까지 아이폰이 점령한 스마트폰의 막강한 성능과 위력 때문이다.

그러나 블로거나 미니홈피 주인은 물론 트위터 이용자들의 행태도 자세히 보면 또 하나의 다른 징후가 발견된다. 모든 장황한 설명과 짧은 글을 압도하는 단 한 방의 '인증샷'의 인기다. 텍스트를 보조하는 jpg 파일 수준에서 벗어나, 그저 현장 사진 한 방이면 그 자체로 족하다. 일거수일투족이 큰 화제가 되는 연예스타들의 경우에는 파급력이 더 크다.

지난 2일 동시지방선거에선 이 인증샷의 위력이 셌다. 박진희, 김제동, 황보, 김창렬, 정종철, 슈주 희철, 2AM 조권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신이 투표하는 모습 등을 사진에 담아 트위터에 거의 실시간으로 올렸다. 팔로어들은 이를 직접 보며 호응을 했고, 여러 언론매체는 이를 퍼다 기사로 작성해 인터넷으로 표출했으며, 이는 다시 언론사 홈피나 포털 뉴스섹션을 통해 수많은 네티즌 독자들에 의해 거의 실시간 수준에서 읽고 또 읽혀졌다.

사실, 인증샷이란 미니홈피나 팬카페, 트위터 등에서 종종 발견돼 온 '출처불명 글', '본인확인 불명 텍스트'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개념이다. "제(네티즌)가 당신(스타)이 쓴 건지 어떻게 알아요? 인증샷 올려주세요!" 이런 식이다. 그리고 자칫 무례하게 비춰질 수 있는 이런 요구가 가능했던 것은 본인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직접 찍은(찍어준) 사진이라는 뜻의 '스타 셀카'나 '직찍'이 자연스럽게 통용된 사회 분위기 덕분이었다.

물론 미묘한 차이는 있다. 셀카나 직찍의 재미는 '미디어나 전문가에 의해 가공되지 않은' 현장이나 인물을 보는 데 있다. 특히, 파파라치 사진이 아닌 이상, 보여지는 것만 봐야하는 팬들 입장에서 연예스타들의 셀카나 직찍은 그래서 신선했고 친근했다. 생얼이어도 상관없었고, 화장발이나 '뽀샵'을 해도 크게 상관없었다. 그 친근한 의도가 가슴에 와 닿았고, 그 표정과 현장이 생생하고 재미있었으니까.

이에 비해 인증샷은 셀카나 직찍에 '진실'과 '실시간'을 더욱 확충하고 강조한 개념이다. 트위터 세상에는 사실 '짝퉁' '위조' '가짜' 트위터가 수없이 많다. 최근에 스타뉴스가 소속사에 확인한 '가짜' 트위터만 소녀시대, 이효리 등 10여 개에 이른다. 그런데 이게 가짜인지 진짜인지, 스타가 직접 하는 건지 사기를 치는 건지 단박에 알 수 있는 건, 실시간으로 올라온 스타의 셀카 한 방이다. 한마디로 '인증샷' 한 방에 '만사 오케이'라는 거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연예스타들이 자신의 투표 장면 셀카에 '인증샷'이라는 말을 쓴 건 옳다. 말로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합시다"라고 구구절절(140자 내외로!) 읊는 게 아니라, 그저 "나 투표장 왔어요" 사진 한 방이면 뜻하는 바를 확실히 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인증샷이 가능한 것은, 어디서나 빠르게 찍고, 올리고,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폰 세상이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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