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 됐을 것”…MZ세대, 민주당 ‘작심 비판’

MZ세대, 조국·김어준·윤미향 사태 거론하며 “엄청나게 실망했다”
“일자리 만들겠다던 대통령은 어디 갔나…취임 초 등장한 ‘일자리 상황판’은 행방이 묘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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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의 의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민주당이 '촛불집회' 대상이 됐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의원들 모임인 '더민초'와 간담회를 가진 20대 청년들은 방송인 김어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의원 사태 등을 거론하면서 그야말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MZ세대는 '공정'의 가치를 주창해온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공정'의 가치를 훼손시킨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초'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정치권에서 화두가 된 '젠더 갈등', '군가산점 문제', '조국 사태'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A씨는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석한 민주당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윤미향, 조국 사태 등을 보며 20대가 엄청나게 실망했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니었으면 민주당이 촛불집회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다른 청년 B씨는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나, 안 했나"라며 "송영길 대표도 아들에게 의견을 듣던데 인턴 비서라도 잡고 물어보시라. 허위 인턴, 표창장으로 대학에 간 사람이 있는지"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러면서 "일자리 만들겠다던 대통령은 어디 갔나"라며 "(취임 초 등장했던) 일자리 상황판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꼬집었다.

김어준을 옹호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한 정부여당에 겨냥해서는 "출연료, 편향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은 성역이냐"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20대 남성 C씨는 '젠더 갈등'으로 촉발된 군가산점 문제를 거론하면서 "군가산점 담론은 젠더 갈등과 무관하다. 동시에 이런 사태가 만들어진 원인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20대 남성들이 1년 6개월간 군 복무를 하면서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재보선 참패 이후 20대 남성이 돌아선 것 때문에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 중 이름만 다른 군 가산점제를 내놓은 것을 보고 어리석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은 특혜가 아니라 공정을 원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가야할 길이 멀구나 생각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20대 여성 D씨는 "20대 남성 표에 집중하면서 페미니즘 문제들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까지 제기하는 청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청년의 목소리가 다시 묻히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른 여성 E씨는 "박용진 의원의 남녀군사훈련, 군가산점제 재도입 등 주장에 실망했다. 재보선 (참패를) 만회하고 20대 남성들의 만족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여성은 현재도 젠더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성을 군대에 보낸다고 해서 성평등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F씨는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청년들은 혜택을 보지 못했는데 뺏기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넘어가는 과도기 때문"이라며 "건강한 사회라면 (정치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맞나"라고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반문하기도 했다.

화상회의로 함께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제 아들, 딸도 91년생, 96년생"이라며 "민주당이 아빠의 심정으로 여러분들 아픔에 공감하고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민초' 고영인 운영위원장은 "청년들이 일자리, 반칙 없는 세상 등을 기대하고 요구했는데 우리가 제대로 응답을 못했고, 실패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시작하기 위해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출발하겠다"고 사과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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