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탐정' 자격증 길 열렸다…해외선 기업 분야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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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지난달 '탐정' 명칭 담은 민간자격 발급 승인
민간조사사 자격이 이제는 '탐정', '탐정사'로
한층 더 열린 탐정시장…관리감독법은 아직도 '부재'
"사각지대 놓여 통제 안돼, 조속히 법제화 해야"
법제화 완료한 선진국 탐정 기업‧보안 분야 '맹활약'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지난 8월부터 '탐정' 간판을 달고 영리활동이 가능해진 가운데, 탐정 명칭이 담긴 '민간자격' 발급도 최근 허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탐정 시장이 한층 더 열린 셈이다.

탐정과 관련한 민간 공급과 수요는 이미 불이 붙고 있는 양상이다. 탐정으로 추정되는 인원만 8천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개방된 시장만큼, 관리‧감독에 대한 법제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통제를 벗어난 불법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선진국들은 탐정업 법제화를 완료한 상황이다. 해외 탐정들은 합법적인 틀 속에서 기업‧금융‧보안 등 각 분야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탐정' 명칭 담은 민간자격 발급 승인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달 초 '탐정' 명칭을 담은 민간자격을 발급할 수 있도록 승인 결정했다.

자격기본법에 따라 민간자격을 신설하려면 주무부 장관에 등록해야 한다. 민간업체들은 민간자격 등록 위탁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민간자격을 신청하고, 개발원은 주무부처에 이를 의뢰한다. 부처는 결격사유가 없는지 심의해 민간자격 승인 결정을 내려 통보하게 된다.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지난 8월부터 '탐정' 이름을 달고 영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민간조사업체들은 탐정 민간자격도 발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간 민간자격은 '민간조사사', '생활정보지원탐색사', '사설정보관리사' 등으로 탐정 명칭을 쓰진 못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민간조사사 민간자격 등은 주무관청이 경찰청"이라며 "업체명에 탐정 명칭을 쓰게 된 상황에서 민간자격에 탐정 명칭을 써도 법적 문제점이 없는지 검토해왔고, 외부자문도 구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탐정 관련 민간자격 발급기관 지도‧점검도 나섰다. '탐정 민간자격' 승인에 앞서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본 것이다. 22개 업체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 미징수 △시험 관리 미흡 △광고상 민간자격 표시 불명확 등 혼동 우려가 있는 5개 기관에 대해 시정명령을 통보했다.

경찰청은 지도‧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공인탐정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격증은 △국가자격 △국가기술자격 △공인 민간자격 △등록 민간자격 등 4개로 분류된다. 이중 현재 탐정 자격은 관리 수준이 가장 낮은 단계인 '등록 민간자격'이다. 이를 국가자격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빠르게 개방되는 '탐정시장'…관리감독 법제화는 '아직'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탐정' 이름이 들어간 자격증은 탐정, 탐정사, 생활정보지원탐정사 등 11개 업체 총 14개다.

업계는 반기고 있다. 대한탐정연합회 정수상 중앙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탐정업에 대해 더욱 떳떳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탐정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전직 경찰관 등도 많이 응시하고 인기가 좋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탐정 이름을 사용한 민간자격이 본격 허용된 것은 탐정 시장이 한층 더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민간조사' 자격을 갖고 있는 이들은 8천여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빠르게 개방되는 시장만큼, 정부의 관리‧감독 손길은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 탐정업 자체가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허용됐을 뿐, 탐정 자체를 관리하는 법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행정대학원 탐정학전공 이상수 교수는 "탐정업체는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업체만 등록하면 열 수 있는 한마디로 '자유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며 "관리, 감독에 벗어난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가 얼마나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다. 탐정업 관리에 대한 법제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정업 관리 법안은 17대~20대 국회까지 9차례나 발의됐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변호사협회 등 이해관계자의 반대, 경찰청과 법무부의 소관 문제가 얽혔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최근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이명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를 한 상태다. 공인탐정법 제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윤재옥 의원안의 경우 탐정업에 있어 허가제를, 이명수 의원안은 신고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전자가 정부의 관리‧감독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후자는 시장 주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교수는 "면허제나 허가제 등으로 정부가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 법상 안전성이 있지만 이해 관계자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다고 신고제로 간다고 했을 때 민간업체에게 다 맡긴다고 한다면 이건 방임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탐정의 업무범위와 자격요견, 결격사유가 뚜렷하게 명문화되어야 하고, 표준화된 교육훈련을 통해서 탐정자격을 부여하는 형식의 법제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제화 완료한 선진국…탐정 기업 분야에서 '맹활약'

현재 국내에서 가능한 탐정 활동은 △가출한 아동‧청소년 및 실종자 소재 확인 △부동산등기부등본 열람 후 단순 요약 등 공개된 정보의 대리 수집 △채용대상 내지 거래상대의 동의를 전제로 이력서·계약서 기재 사실의 진위 확인 △도난·분실·은닉자산의 소재 확인 등이다.

하지만 민·형사 사건에서의 증거수집 활동이나 잠적한 불법행위자의 소재파악 등은 '변호사법',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제한된다. 또 위법한 내용의 조사를 의뢰한 의뢰인 역시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법상 탐정업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기에 '애매한 영역'은 상당하다. 대한탐정연합회 정수상 중앙회장은 "학교폭력 사실조사, 데이트 폭력, 스토킹, 보험사기 등 공권력의 손이 미치지 않는 민사적인 부분을 하면서도, 변호사법 등이나 침해 소지가 있다"며 "불법 시장도 아직 주류이기에 여기를 퇴출 시키려면 관리법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과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면허제도, 자격시험 등 탐정업을 법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합법적인 틀에서 해외 탐정들은 기업‧금융‧보안 등 각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미국 최초의 탐정업체인 핑커튼(PINKERTON)은 13개국 52개 도시에 지사를 운영 중이며 직원 수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주 업무로 하고 있으며 △민간조사 △경호경비 △위기관리 △채용심사 △보안설계 △경영전략 수립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핑커튼에 따르면 두 개의 업체에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의뢰인인 제약회사를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특허권은 한국과 캘리포니아에 있는 2개의 다른 제약회사, 연구기관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회사는 이 고소사건이 금전을 노린 소송사기 건으로 의심하고 고소를 제기한 2개 업체의 영업현황이나 고소 배경 등을 알고 싶어했다.

핑커튼은 인터넷, 언론기사를 비롯해 두 회사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수집했고 주요관계자들을 접촉해 정보를 얻는 한편, 회사 소재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 결과 소송을 제기한 업체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배후의 인물을 밝혀내 의뢰업체에 이를 알려 사건을 해결했다.

직원수 2000명 이상의 또 다른 미국 탐정업체 크롤(KROLL)은 △사기 및 기업내부 조사 △금융조사 △사이버 수사 △부패비리 조사 △보유자산 검색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소송 및 분쟁 대응 등을 수행하고 있다.

크롤은 미국의 한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모조품이 유통된다"는 의뢰를 받아 모조품 제조업자를 추적했다. 그 결과 업자와 중개상이 중국과 두바이, 라틴아메리카까지 얽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수사당국과 공조하기도 했다.

영국계 탐정 업체인 힐앤어소시에이트(HILL&ASSOCIATES) 홍콩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4개국에 지사를 운영 중이다. 해당 업체 역시 사기조사와 지적재산권 보호, 소송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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