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야구장에 가면 부산이 보인다
롯데 4위로 또 야구열풍… 부산 특성·기질 녹아있어… 전방위 마케팅 경쟁 치열
시즌 초반 지지부진하던 롯데자이언츠가 공동 4위까지 뛰어 오르면서 부산에 다시 야구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주말인 14, 15일 사직야구장 2만8500여석은 말 그대로 송곳조차 꽂을 여지없이 꽉 찼다. 지난 14일 판매 개시 40분 만인 오후 2시 40분에 모두 매진되는 등 주말 입장권은 금세 동이 났고 관중들은 차 댈 곳을 찾느라 야구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주차 전쟁'을 치러야 했다.- ▲ 지난 15일 부산 사직야구장 2만8500여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롯데자이언츠와 기아 간 경기를 보며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먼저 부산 사람들은 왜 야구에 열광할까? 이와 관련, 9회까지 각 회마다 승부가 엇갈리고, 역전과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점이 역동적인 부산 사람의 기질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오랫동안 밀고 밀리며 지루하게 펼쳐지는 지구전적 스포츠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 부산관광컨벤션뷰로·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이 지난 13일 사직야구장 앞 광장에서‘롯데자이언츠와 함께하는 Tour-Buddy(관광친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관중의 인구학적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 측은 "최근 가족 중심의 관람 문화가 두드러진다"며 "2009년 처음 생긴 가족 좌석의 점유율이 요즘은 매 경기마다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오랜만에 사직야구장을 찾은 회사원 박모(49)씨는 "5~6년 전에 비해 40~50대의 장년층의 비중은 줄고 젊은 층이 많아졌다"며 "특히 여성의 비중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여성팬들이 눈에 띄게 급증한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선수와 관중이 하나 돼 거대한 노래방·공연장을 만들고 있는 '사직야구장'은 이제 전국구가 됐다. 롯데구단 측에 따르면 사직야구장을 찾는 지역별 비율은 부산 거주자는 60%가량이다. 나머지는 경남 20%, 수도권 10%, 나머지 지역 10% 정도다. 절반에 가까운 40% 정도가 외지에서 대형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을 보러 오듯 사직야구장을 찾는 것이다.
이는 거가대로·부산울산고속도로·KTX 2단계 개통 등 사회적 상황 변화와도 맞물린다. 최규덕 롯데자이언츠 마케팅팀장은 "주말에는 거가대로 개통에 따른 여파로 거제에서 단체로 관람을 오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 사직 경기와 연계된 패키지와 객실이 야구용품 등으로 장식되는 '스타룸'을 운영 중인 부산롯데호텔 측은 "스타룸은 주말에는 항상 예약 만료"라며 "7~8월 주말 예약 문의가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고, 올해 300실 판매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와 상대방으로 나누어진 야구팀과 그에 따라 갈리는 야구팬, 그리고 선수와 관중으로 구별된 공간 등의 '분열'이 있지만 이들이 '야구 열풍'이란 드라마·영화를 만들어 내는 데는 하나가 된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 간, 정파 간 분열, 대립,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경성대 총학생회는 교내 헌혈캠페인에 참가한 학생 150여명을 초청, 지난달 13일 사직야구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쳤다. 구창근 총학생회장은 "한바탕 응원전을 펼치며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있게 지냈다"며 "특히 응원전을 통해 학우들과 또다른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야구 열풍'에 소통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야구 열풍'에 편승하거나 야구장의 관중에 호소하는 마케팅은 이미 '클래식'이 됐다. 종전 기업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공공기관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일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4월 시상금' 3660만원을 롯데 선수단에 전달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에 기대는 백화점 측의 마케팅 전략이다.
부산관광컨벤션뷰로와 부산시 등은 지난 13일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와 함께하는 투어 버디(Tour-Buddy, 관광친구) 캠페인'을 펼쳤다. '투어 버디'는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안내 등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임.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측은 "부산 시민의 높은 야구 열기를 국내외 관광객에 대한 친절의식 확산으로 연계시켜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지난달 13일 조성환 선수를 '저탄소 녹색성장 산불방지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사직야구장 안에 '산불 없는 푸른 숲 캠페인 부스'를 설치, 관중을 대상으로 산불방지 서명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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