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자폭 드론’ 48대 쏜다···일촉즉발 中·대만 위험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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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췬(蜂群)'

[진르터우탸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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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벌떼다. 하지만 군사 분야에선 다르게 쓰인다. ‘자살 폭탄 드론(자폭 드론)’을 뜻한다. 목표물을 향해 벌떼처럼 무더기로 날아가 타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떼를 지어 날아간다고 '군집 드론'이라 불리기도 한다. 중국어로 ‘펑췬 무인기(蜂群無人機)’ , 영어로 '드론 스웜(Drone Swarm)'이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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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췬, 이 단어가 최근 화제가 됐다. 지난달 중국에서 흘러나온 한 영상 때문이다. 출처는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다. 영상을 보면 장갑차 뒤편에서 문이 열린다. 한 비행체가 발사된다. 미사일인 줄 알았던 물체는 곧바로 날개를 펼쳐 날아간다. 드론이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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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된 곳을 보니 방사포처럼 여러 개의 발사구가 있다. 총 48개다. 한 번에 40여 발의 자폭 드론을 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꺼번에 발사된다면 말 그대로 벌떼가 날아가는 장면이 될 것이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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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TC는 자폭 드론이 헬리콥터에서 나와 날아가는 장면도 공개했다. 공중 폭격으로도 자폭 드론 공격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동영상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SNS에 공개됐다. 
CH-910. [진르터우탸오 캡처]

CH-910. [진르터우탸오 캡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CETC와 중국 인민해방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영상에 공개된 드론은 CH-901란 이름을 갖고 있다. 길이는 1.2m, 무게는 9㎏에 불과하다. 공중에선 최대 2시간까지 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150㎞까지 낼 수 있다.
미국의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인 워존은 “이번 실험은 지난 9월 CETC의 자회사 전자과학연구원(CAEIT)이 진행한 것으로 CAEIT는 이미 2017년 10월 200개의 드론으로 벌떼 공격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자폭 드론은 가성비가 최고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진르터우탸오 캡처]

고도의 추적 시스템을 탑재하지 않더라도 원격 조정을 통해 공격 지점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값싸고 가벼운 ‘순항미사일’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일반 미사일보다 뛰어난 점도 있다. 발사돼도 일정 기간 배회(loitering)할 수 있어 적군의 요격을 피하거나, 타격 시점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자살폭탄 드론이 제작됐지만, 기존 상업용 무인기에 수류탄 크기의 소형 탄두를 장착하는 방식 정도였다. 미사일 형태로 재빨리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러시아 등도 미사일 형태의 자살폭탄 드론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자폭 드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지난 2017년 대만 군부대를 찾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AFP]

지난 2017년 대만 군부대를 찾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AFP]

대만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중국이 대만에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만도 중국 못지않게 자폭 드론 개발에 힘써왔다. 병력과 군사 물량에서 열세인 대만으로선 비용이 덜 들면서도 정확한 타격이 가능한 자폭 드론이 매우 필요하다.
지난해 8월 공개된 대만의 자폭 드론 지앤샹.[아시안밀리터리리뷰 캡처]

지난해 8월 공개된 대만의 자폭 드론 지앤샹.[아시안밀리터리리뷰 캡처]

지난해 8월 열린 대만우주항공 방산기술전시회에서 대만은 자살폭탄 드론 지앤샹(劍翔)을 내놨다. 비행속도는 시속 180㎞로 중국의 CH-901보다 빠르다. 아시아타임스는 “대만이 개발하는 자폭 드론의 주요 목표물 중 하나는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S-400 미사일 시스템”이라며 “이 드론은 중국 남동부 해안 레이더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폭 드론’엔 결정적 약점이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통신 시스템이다. 원격으로 조정되는 만큼 통신 시스템이 망가지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기가 될 수 있다. 
CH-910. [진르터우탸오 캡처]

CH-910. [진르터우탸오 캡처]

자폭 드론을 만든 CETC가 중국에서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만드는 기업인 것도 이 때문이다. CETC는 군용 데이터시스템, 데이터 장비, 통신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만들고 있다. CETC 관계자는 SCMP에 “(자폭 드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통신 시스템과 통신 시스템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라며 “인공 지능이 너무 느리게 반응하는 현상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의 자폭 드론 경쟁, 결국 통신 시스템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번에 ‘자폭 드론’ 48대 쏜다···일촉즉발 中·대만 위험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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