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계획이 다 있었다 "장보고 쇼핑하고 멤버십·통장·페이 적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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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강화되자 본격 유통 시스템 구축…포털 데이터 기반, 독보적 지위 확보
풀필먼트·멤버십·포인트·통장 '록인 강화'…SSG·쿠팡·롯데 '긴장'

(사진=연합뉴스)
이제 네이버에서 장도 본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네이버'로 총집결했다. 네이버 로그인만 하면 홈플러스와 농협하나로마트 등 국내 대형마켓뿐만 아니라 백화점, 전통시장까지 손가락만 몇 번 두드리면 쇼핑할 수 있다. 당일 배송도 된다. 네이버 페이로 하면 적립금도 쌓인다.

네이버 쇼핑 전략은 공격적이다 못해 기존 유통업계에 '공포'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발길이 줄어든 오프라인 유통업계까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포섭하면서 이커머스, 배달 플랫폼까지 무한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멤버십과 통장 서비스까지 총동원해 고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마트·백화점·전통시장 장보기부터 결제·배송·적립 "네이버로 통한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지난 4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비대면 라이브 커머스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스토어와 관련해서도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몰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한 대표의 이 말은 4개월 만에 실현됐다. 21일 네이버 장보기 코너에 홈플러스와 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이 공식 입점한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2만 3만여 종의 전 상품을 저렴하게 선보인다. 신선식품은 100% 교환·환불도 해준다. GS프레시몰은 입점을 기념해 매일 100여 종의 인기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판매하고 2종의 상품은 파격 특가로 선보인다.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 모두 전국 당일배송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원하는 시간을 지정해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GS프레시몰은 저녁 8시 30분까지 들어온 주문은 당일배송을, 밤 11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은 새벽 배송으로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받을 수 있게 했다.

네이버의 식품 배송 서비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 2018년 스타트업 '프레시멘토'와 손잡고 서울 전통시장 먹거리 배송 서비스인 '동네시장 장보기'를 개시한 것. 현대백화점 식품관도 입점해있었다.

당일 배송도 해오던 것이다. 네이버 동네시장에 입점한 암사종합시장은 서울시와 성남시 전 지역 대상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4시~7시에 배달한다. 시장이 위치한 강동구에선 오전 10시~오후 7시 사이에 주문하면, 2시간 이내 배달한다.

현재 서울·경기 지역 32개 시장이 등록돼 있다.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올해 2·4분기 전체 서비스 매출은 2억을 넘겼다. 이번 장보기 서비스는 대형마트 등 입점사를 추가한 확장판인 셈이다.

'네이버 장보기'의 가장 큰 장점은 상품 검색 뒤 해당 유통업체 온라인몰에 다시 접속해 회원가입이나 로그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장보기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3%(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7%)를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어 장바구니 물가를 보다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식품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장보기 서비스를 한데 모았다"며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풀필먼트·멤버십·포인트·통장 활성화…록인 효과 '강화'

네이버 장보기는 네이버 쇼핑에서 확인한 성장성에다 '물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록인(Lock-in)'으로 가닥 잡았다. 록인 효과란 특정 제품,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현상으로, 소비자 충성 강화를 의미한다.

네이버는 이번 장보기 서비스를 추가·확장하면서 풀필먼트(입고부터 배송까지 일괄 물류 서비스)·멤버십·포인트·통장 등 서비스를 총동원해 고객·셀러를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이커머스 분야 성장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월 매출 1억 원 이상을 찍고 있는 스마트스토어 수는 코로나 이전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지난 1월 800만 명 수준이었던 월간 구매자 수는 3월 1천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스마트스토어 입점 수는 40만 개에 근접해 있다.

네이버의 록인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시된 플러스 멤버십(유료멤버십)의 경우 라이트 유저(월 20만원 이하)의 월 객단가가 서비스 출시 이후 200% 이상 증가헸다. 같은 달 선보인 네이버 통장 가입자 역시 가입 이전 대비 결제액은 2배, 결제 횟수는 77% 증가해 쇼핑·결제 충성도가 올라갔다.

배달의민족의 '배민 오더'(방문 포장)와 같은 형태의 비대면 주문 결제 서비스 '스마트주문'
도 지난해부터 해오고 있다.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결제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첫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3천원, 주문 건마다 1천원을 적립해준다.

네이버는 식품 배송 서비스인 네이버 장보기를 본격 출범하면서 네이버 내 백화점이라고 볼 수 있는 '브랜드스토어' 브랜드도 확대한다. 브랜드스토어에는 지난 6월 기준 75개 브랜드가 입점됐다. 네이버는 연내 200개 입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에는 디즈니, 구찌,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한샘 등이 포함돼 있다.

풀필먼트도 확장한다. 네이버는 현재 CJ대한통운과 LG생활건강 생활공작소 등 2개 브랜드만 유통중인데, 연내 스마트스토어 입점 중소형 상점에게도 FSS, 위킵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네이버 도약에 SSG·쿠팡·롯데 '긴장'

네이버의 매서운 확장세에 SSG·쿠팡·롯데 등 기존 유통·이커머스 업체들은 배송에 차별점을 두고자 갖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8년 개시한 당일 신선식품 배송 '로켓 프레시'를 2019년부터는 전국 단위로 서비스하고 있다. SSG닷컴 역시 지난해부터 자동화 물류센터인 '네오'로 새벽배송 시장에서 하루 2만 건의 신선·친환경 식품을 새벽 배송으로 처리하고 있다.

롯데쇼핑 통합몰 롯데온(ON)은 아예 파격적인 '잠실 지역 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내걸었다. 롯데리아 롯데백잠실광장점을 배송 거점 센터로 활용, 롯데GRS 브랜드 식음료 등을 1시간 내 배송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포털을 기반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데다, 그만큼 데이터도 막강할 것"이라면서 "이커머스 경쟁에서 네이버를 이길 수 있는 업체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쇼핑이 스마트스토어 성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e커머스 업계에서 확고한 1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랜드스토어, 제휴 통한 물류 네트워크 강화, 라이브 커머스 도입, 커머스 중심 월정액 멤버십 서비스 출시로 국내 커머스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네이버 통장 등 네이버 주요 서비스 간 시너지 창출이 전망된다"면서 "특히 네이버 쇼핑과 페이 이용률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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