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파전](상) '언택트 시대'에 물 만났다…절반이 가입

[인터넷은행 3파전](상) '언택트 시대'에 물 만났다…절반이 가입

가격 위주 마케팅은 한계…혁신적 상품 내놔야

입력 2020.07.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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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금융산업의 지형도 바꾸고 있다. 3년 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성장 가도를 달릴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23일 나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화두는 언택트와 디지털이다. 특히 최근 발빠르게 이 같은 환경을 받아들여 변화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로 금융 분야가 꼽힌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적극적인 데이터 개방 정책에 힘입어 체계적인 빅데이터 확보가 용이해졌고,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금융 부문의 디지털 뉴딜도 앞당기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이 같은 흐름의 최적화된 수혜주로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운영되며 대부분의 은행 서비스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꼽힌다.

기존 은행들도 비용 절감과 오프라인 역할 축소 등으로 지점 폐쇄를 이어가는 가운데, 아예 영업지점 없이 온라인만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효율성과 관리 측면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에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는 1천2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2천800만명 중 절반 가까이 가입한 셈이다.

내년 오픈할 토스뱅크의 경우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를 통해 1천7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해, 이들을 끌어들일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아직 120만명에 불과하지만, 이달 말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서면 빠르게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995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미국에서 탄생한 이후 20여년 간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금융의 디지털화 흐름에 힘입어 제2의 태동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홍콩은 8개 인터넷전문은행을 신규 승인했고, 싱가포르, 대만 등이 3~5곳의 인가를 승인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인가가 본격화되고 있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인터넷은행들은 지점 등 물리적 위치에 구애되지 않아 은행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틈새시장을 보다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다"며 "금융 서비스가 포화상태인 선진국에서도 비용절감과 서비스질 개선으로 '메기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는 기존 은행과는 다른 영업 접근 방식이 꼽힌다. 예대업무 마케팅, 가격경쟁력 위주의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유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초기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가격 경쟁을 통한 고객 확보'에 주력했으나 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핀테크,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편의성과 속도 개선, 재미(Fun) 요소의 부각 등 비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나 56주 적금, 저금통 등의 서비스가 이 같은 접근법에서 출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수익원은 예대마진 기반의 이자수익이 대부분이어서, 수익 다변화가 과제로 꼽힌다.

이정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이자수익 비중은 80~90%에 달한다"며 "안정적 운영을 위해 해외 유사 산업분야 출자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 운영방식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