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무공간 혁신 경쟁 속에서 아예 전 세계 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거대한 공용 사무실을 주목해야 한다. 여러 기업이 입주해 사용하는 오피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WeWork)’는 요즘 특히 더 주목받는 글로벌 기업이다.
▎전 세계 242개 지점이 있는 위워크는 지역마다 특색을 살렸다. / 위워크 상하이 웨이하이루 지점. / 사진:위워크 제공 | |
위워크는 ‘공동체’를 가장 큰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기존 고급 오피스 임대 업체들이 입주사 간 철저히 분리된 공간과 보안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르다.
아담 노이만과 미구엘 맥캘비가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프리랜서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팀들에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21개국 71개 도시에서 지점 242곳을 운영한다.(2018. 4월 기준) 입주 기업만 2만 개, 멤버십 가입자가 21만 명에 이른다. 입주사의 30%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삼성, KPMG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위워크는 공통적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카페 같은 분위기다. 목재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소파 위에 쿠션 여러 개와 이불을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위워크 내 미팅룸들의 파티션은 모두 유리로 돼 있다. 유리 소재는 개방과 격리의 효과를 제공한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문을 닫을 수도 있지만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지 않아 답답하지 않다.
또 대부분 조명은 LED로 약한 노란빛을 연출한다. 위워크 관계자는 “밝고 하얀 백열등 중심의 사무실과 달리 약간 어둡고 노란 조명이 더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많은 프리랜서나 스타트업들이 카페를 찾는 대신 위워크로 몰려들었다. 매일 일반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좌석을 찾고 인터넷 연결을 고민해야 했던 불편함을 위워크는 완전히 해소했기 때문이다.
사무공간 디자인은 위워크 내 전문 ‘프로덕트 리서치 팀(Product Research team)’에서 담당한다. 2015년 구성된 이 팀은 사람과 공간, 기술 간 상호작용을 연구해 실제 작업에 적용한다. 어떤 형태의 공간이 입주 멤버의 업무 효율 및 네트워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커뮤니티를 조성하는지 연구한다. 무엇보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도입해 회의실 사용 빈도 예측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방법으로 파악한 사람과 공간의 상호작용 패턴은 공간 디자인의 다양성에 기여한다. 혼자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오피스부터 정해진 좌석 없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핫데스크, 전용 데스크 공간과 컨퍼런스 룸, 미팅 룸, 폰 부스 등 취향과 업무에 따라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 그럼에도 전 세계 100여 개 지점은 디자인 접근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위워크 강남역점. / 사진:위워크 제공 | |
위워크 웨이하이루(Weihai Lu)지점은 중국 상하이 중심부에 있다. 한때 창고와 공장으로 쓰였던 이 공간을 위워크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위워크 지점도 상하이국제센터에 들어설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 위워크 라파예트(La Fayette)지점은 파리 9구 지역에 있는 파리의 첫 번째 지점이다. 아름답게 조각된 유리 천장은 입주 멤버들의 영감과 아이디어를 하늘 끝까지 솟구치게 하려는 취지로 디자인됐다. 정원처럼 꾸민 옥외 테라스 공간에는 프랑스 특유의 여유로움을 반영했다.
위워크는 한국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지점 10곳이 될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다. 서울 주요 거점 지역에 거의 매달 지점을 여는 중이다. 특히 위워크 을지로점의 수용 인원은 약 3000명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위워크 역삼역점. / 사진:위워크 제공 | |
전 세계 위워크를 관통하는 ‘커뮤니티’ 지향 철학은 창업자들의 가치가 깊숙이 반영된 것이다. 아담 노이만 위워크 최고경영자는 이스라엘 키부츠(생활공동체 농장)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공동창업자 맥캘비도 싱글맘이었던 엄마가 친구들과 만들었던 공동육아 커뮤니티에서 생활했는데, 이런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
위워크 오피스 설계의 차별점에 대해 위워크 관계자는 “단순 공유 오피스를 넘어 ‘전 세계 크리에이터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위워크는 공간을 입주 멤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각 지점의 특색을 살리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독특한 공용공간이 된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위워크 파리의 라파예트 지점. / 사진:위워크 제공 | |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