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상변화

우리 주위의 물질은 4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의 3가지 상태로 구분되어 왔지만 근래에는 물질의 제4의 상태로 플라즈마(plasma, 플라스마)가 추가되었다. 물질은 한 가지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뀔 수 있으며 열이 이 변화를 주도한다. 물질의 상태는 어떻게 구분되며, 물질은 어떻게 그 상태를 바꾸는 것일까?

물질의 4가지 상 – 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


물질은 상에 따라 겉보기 성질이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고체는 일정한 모양과 부피를 가져서 외부에서 힘이나 압력을 가해도 쉽게 그 모양이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액체는 부피는 일정하나, 담는 용기에 따라서 모양이 자유롭게 변한다는 점에서 고체와 구별된다.

고체 상태에서 원자들은 질서 있게 배열하여 규칙적인 결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출처: (cc) Thierry Dugnolle>

액체를 이루는 물 분자들은 이웃분자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액체는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출처: (cc) José Manuel Suárez (josjos at flickr.com)>

기체는 일정한 모양과 부피를 갖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그릇에도 들어가고 확산을 통해서 공간을 가득 채운다. 기체는 압력을 가하면 쉽게 압축된다는 점에서 액체와 구별된다. 액체는 힘이나 압력을 가해도 거의 부피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은 압력을 1 기압 증가시킬 때 부피는 약2만 분의 1밖에 줄어들지 않는데, 이 양은 온도 1℃ 증가할 때의 부피변화의 약 1/10에 불과하다.

플라즈마는 높은 온도에서 고도로 이온화된 기체로, 이온화된 원자나 분자 그리고 같은 수의 전자로 이루어지며 전체적으로 중성상태이다. 플라즈마는 전기의 부도체인 보통의 기체와 달리 전기를 잘 전도시키고 어떤 종류의 복사도 잘 흡수한다는 점에서 기체와 구별된다. 플라즈마는 지구에서는 번개나 오로라 등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드문 상태이지만 우주에서는 가장 흔한 상태이다. 태양과 별, 그리고 발광성운은 플라즈마 상태다.

기체분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연기입자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번개는 플라즈마의 좋은 사례다. 번개가 칠 때 플라즈마의 온도는 최대 28,000K 까지 올라간다.

물질의 상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는 이유는?


상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배열과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체나 액체상에서는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반면 기체나 플라즈마 상에서는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다.

고체와 액체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체는 이웃하는 분자들의 배치가 고정되는 반면에 액체는 유동적이라는 점이 다르다. 고체 상태에서는 이웃하는 분자들의 배열이 규칙적이어서 분자들의 운동이 제한적인데 비해 액체 상태에서는 분자들의 배열이 불규칙적이어서 분자 상호간의 결합력이 약하여 분자들이 비교적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체와 액체의 차이는 무엇일까?

기체와 액체는 구성분자들이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비슷하지만(이들은 함께 유체로 분류된다), 분자들 사이의 거리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액체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접촉하고 있는 반면, 기체 상태에서는 서로 간에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기체는 압력을 가하면 부피가 쉽게 변한다.

기체와 플라즈마의 차이는 무엇일까?

구성 분자들이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는 점은 비슷하지만 기체 분자들 사이에는 상호작용이 미약하여 다른 분자의 운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플라스마 상태에서는 이온들 간의 인력과 척력에 의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플라즈마는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움직여지고 모양과 배열형태도 변화시킬 수 있다.

온도에 따라 물질의 상태는 변한다


자연계의 물질은 어느 한 가지 상에 머물러 있지 않고 조건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꾼다. 물질의 상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열(에너지)을 더하거나 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액체)을 가열하면 수증기(기체)가 되고, 냉각시키면 얼음(고체)이 된다. 대부분의 물질은 고온에서는 기체가 되고, 저온에서는 고체가 된다. 그리고 그 중간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취한다.

이와 같이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것을 상전이(phase transition) 또는 상변화라 부른다. 상전이가 일어나면 물질의 어떤 물리적 성질이 갑자기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액체를 계속 가열하면 어떤 온도에서 더 이상 온도가 증가하지 않고 갑자기 부피가 크게 증가한다.

상온에서 급속히 녹고 있는 아르곤 얼음 조각. 순식간에 고체에서 액체를 거쳐 기체로 변하고 있다. <출처: (cc) Deglr6328 at Wikipedia>

온도에 따른 물질의 상변화.

위 그림은 물질의 상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상변화를 도식화하여 나타낸 것이다. 고체는 열이 가해지면 액체가 되고(융해, melting), 액체는 열이 빠져나가면서 고체로 바뀐다(응고, freezing). 액체는 열이 공급되면 기체가 되고(기화, vaporization), 기체는 열을 잃으면 액체가 된다(액화, condensation). 때로는 고체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로 바뀌거나(승화, sublimation), 반대로 기체가 고체로 바뀔 수도 있다(증착, deposition). 승화의 예로는 눈이 물기를 전혀 남기지 않고 희박한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현상이나 드라이아이스나 나프탈렌이 상온에서 크기가 작아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기체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고온에서 전자가 분리되어 플라즈마가 되고(이온화, ionization), 온도가 내려가면 플라즈마는 다시 중성상태의 기체가 된다(재결합, recombination).

상변화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상도표

온도 외에 상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압력(Pressure)이다. 따라서 온도와 압력을 두 축으로 하여 나타낸 상도표는 상전이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그림은 전형적인 상도표를 나타낸 것인데 상도표상의 한 점은 물질이 그 점에 해당하는 압력과 온도에 의해 결정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낸다. 그림에 보이는 세 개의 곡선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간의 경계를 나타낸다. 각각 융해곡선(녹색), 증기압곡선(청색), 승화곡선(적색)이라고 한다. 그리고 녹색 점선은 물의 융해곡선이다.

대부분의 온도에서 특정한 두 가지 상태가 평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압력이 존재한다. 하나의 예외는 고체, 액체, 그리고 증기의 3가지 상태가 평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삼중점(triple point)이다. 물의 삼중점은 정확하게 0.006기압에서 0.01˚C이다. 이 삼중점은 온도계를 세밀하게 보정할 때 사용되는 온도계의 기준점이다. 삼중점의 아래 쪽에 고체와 기체의 경계를 이루는 승화곡선을 볼 수 있다. 이를 따라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 상태로 변환하는 승화현상이 나타난다.

삼중점 위에 액체와 기체의 경계를 이루는 선이 증기압곡선이다. 압력이 낮아짐에 따라 끓는점도 낮아지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대기압이 낮은 높은 산 위에선 물은 100°C 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게 된다. 증기압곡선은 임계점(critical point)에서 끝난다. 임계온도보다 높은 온도나 압력에서는 액체와 기체의 구분이 사라진다. 즉, 액체상태와 기체 상태를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물의 융해곡선이 음의 기울기를 갖는 것이 특이한데,얼면서 부피가 증가하기 때문이다.물처럼 액체상태일 때 분자간의 거리가 고체 상태일 때보다 더 가까운 경우, 융해곡선이 음의 기울기를 가진다.


상도표의 사례. 녹색은 융해곡선, 청색은 증기압곡선, 적색은 승화곡선이다. 아래의 붉은 점은 삼중점, 위의 붉은 점은 임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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