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피닉스오픈 1라운드] 광란의 필드 사로잡은 `미국판 낚시꾼 스윙`

아마추어 울프 스윙에 주목
춤추듯 시작·극단적 8자스윙

  • 조효성 기자
  • 입력 : 2019.02.01 16:08:05   수정 : 2019.02.01 19: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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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백스윙 때 왼발을 과도하게 드는 독특한 스윙을 하는 아마추어 매슈 울프. [사진 제공 = 골프위크]
어드레스 후 볼을 치기 전 왼발과 오른발을 춤추듯 한 번 움찔거린다. 이어 그립을 잡은 양손을 목표 방향으로 크게 밀어낸 뒤 `8자 스윙` 짐 퓨릭(미국)을 보듯 클럽을 바깥쪽으로 가파르게 들어 올리고 동시에 왼발은 무릎을 굽히며 뒤꿈치가 완전히 들린다. 마치 야구 스윙을 하는 듯한 모습. 그리고 떨어졌던 왼발을 바닥에 붙이는 동시에 골반을 힘껏 돌리며 스윙을 한다.

최근 세계 골프계 관심을 한 몸에 모은 `낚시꾼 스윙` 최호성(45)을 능가하는 `괴상한`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가 `광란의 필드`로 유명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대회 첫날. 19세 아마추어 매슈 울프(미국)는 이날 함께 경기를 펼친 세계 톱랭커들보다 갤러리들 관심을 더 많이 받았다. 마치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내려는 주말골퍼와 같은 모습이다. `미국판 낚시꾼 스윙`은 `원조` 최호성과 정반대다. 최호성은 거리를 내기 위해 힘껏 스윙을 한 뒤 피니시 동작에서 몸에 부담을 줄이고자 오른발을 떼고 제자리에서 회전을 한다. 하지만 울프의 스윙은 시작부터 `괴상한 주말골퍼 스윙`이다.

춤을 추듯 양발을 움찔거리는 모습부터 한눈에 보일 정도. 여기에 백스윙도 PGA투어 골퍼들 사이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바깥쪽으로 높게 치켜드는 스윙이다. 하지만 골프 교습가들도 인정하는 것은 다운스윙과 피니시. 다운스윙은 교과서에 가깝다는 평가다.

울프의 괴상한 스윙에 대해 `저런 선수가 어떻게 PGA대회에 초청 출전했나` 하는 의문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결과는 엄청나다. 똑바로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터뜨렸다. 울프는 이날 18번홀(파4)에서 무려 353야드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등 평균 328.1야드 장타를 기록했다. 성적도 좋다. 울프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공동 1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놨다. 단순하게 `눈에 띄는 독특한 스윙`으로 초청받은 선수가 아니었다. 울프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강자다.
그리고 오클라호마주립대 2학년 학생으로 지난해 가을에는 미국 대학골프대회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울프는 "내 스윙이 괴상하다고 깎아내리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진짜 전문가들은 내 스윙이 좋다면서 그런 비판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며 스윙을 바꿀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저스틴 토머스, 리키 파울러, 해럴드 바너 3세(이상 미국)가 7타씩 줄이며 공동 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코리안 장타자` 안병훈(28·CJ오쇼핑)도 5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에 올라 기분 좋게 출발했다. 또 `슈퍼루키` 임성재(21·CJ 오쇼핑)가 2언더파 69타로 공동 39위에 올랐고, 병가 후 PGA투어에 처음 출전한 `탱크` 최경주(49·SK텔레콤)는 이븐파 71타 70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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