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최순실 꿈꿨던 원희룡의 남자라민우 보좌관, 조폭 A씨에 정보제공 및 이권 개입 정황
'소 잡는 칼' 건네줬다는데 실현無 …각종 사업 관련 조언

제주판 최순실이 되기를 꿈꿨던 것일까.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인 라민우 보좌관과 조직폭력배로 알려진 P사(여행업, 부동산컨설팅업, 카지노에이전트업) 대표였던 A씨의 부적절한 관계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이권개입 및 정보제공 등의 정황이 포착되며 과거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녹취파일에는 A씨가 라민우 보좌관에게 각종 인허가를 부탁하겠다고 시사하는 내용과, 라 보좌관 역시 A씨에게 힘이 되어주겠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우선 지난 기사(본보 2018년 5월 16일 ‘원희룡 측근 채용 "이 정도일 줄이야"’ 관련)에서 언급했던 2016년 12월 22일 녹취파일 내용 중 라민우의 또다른 언급을 발췌한 내용이다.

①도청에 힘있는 사람하고 연결돼 있는 게 돈인 거야. 날 함부로 팔지 말고 돈 생길만 한데 팔아. 그 돈 진짜 있는 놈들한테 내가 너를 위해서 힘을 보여줄게.

②내가 너한테 소 잡는 칼을 줬는데 그걸 가지고 쥐 잡고 닭 잡고 있으면 그 칼을 거둬들일 수 밖에 없는 거야.

③도두폐수장 관련은 니가 먹을수 있는 부분이 없어. 제주사람이 먹게 내버려둬라. 상당히 위험해.

아래는 본보가 입수한 다수의 녹취파일 중 A씨의 언급 내용 발췌본이다.

①내가 민우형한테 그랬거든. 약간 압박을 했거든. 어차피 이 양반(라민우 지칭) 나한테 돈 받은 게 있잖아요. 골프대회 보다 모든 것은 앞으로 제주도에 관련된 일…

②제가 알아보다가 투자할만한 내용이다 판단이 될 때. 이런 부분에서 걸릴 것 같다. 풀 수있는 방법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겠습니다. 돈되는 일은 (라민우)형님 말씀대로 작은 거부터 몇 개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상의 문장만 봐도 라민우와 A씨가 밀접한 관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A씨가 라민우를 통해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사업들 중 크게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제주컨트리클럽(제주CC) 경매건', '더호텔(카지노 포함) 매각건 관여' 등 2건.

제주CC경매건과 관련해서 라민우는 “제주CC는 인수하게 되면 권리관계도 복합하고, 겨울에 얼고, 건물도 못 지으니까 다른 곳이 괜찮을 것 같다”며 “니가 이 일을 맡게끔, 너에 대한 퀼리티를 조금 더 부여해주는 게, 힘 실어 주는 게 너한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어떡할까”라고 밝히고 있다.

더호텔 매각건과 관련해서 “확정적으로 계약서를 써야지, 내가 행정적으로 앞으로 더 힘을 실어주더라도”. “리스크들이 너무 많으니까 실속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서 그래. 헛고생할까봐” 등 라민우의 언급이 나온다.

이후 A씨는 중국측 투자법인 연합체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라민우 보좌관으로부터 더호텔 회장 연락처를 받았다며 중국측 투자법인 연합체의 인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해달라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당시 라민우는 공직신분이 아니었음에도 각종 영향력을 행사해 줄 수 있다는 듯 말하며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연상케 하고 있다.

더욱이 아이러니하게도 위에 2건의 사안 중 현실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제주CC, 더호텔 경매건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어떻게 만들어진 녹취파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라민우 보좌관은 18일 인터넷 기자협회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차용증을 제시하며 언론이 (녹취록의) 특정 부분만을 가공해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장 거래 내역이 아닌 차용증을 제시한 점에서 진실 여부, 그리고 처음 의혹 제기할때는 제보자를 밝히지 않으면 답변을 하지 않겠다던 입장에서 갑자기 말을 바꾼 점 등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다.

공익제보에 의한 녹취파일에서 라민우가 얘기했던 서울사무소 및 정책보좌관실장 인사가 그대로 이뤄졌었고, 라 보좌관이 입장문을 통해 “공직을 떠나있으면 빌려준 돈의 회수가 불안하게 작용할까 두려워 던진 말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라 정책보좌관실장과 업자 A씨간 오간 내용을 보면 너무 광범위하게 구체적인 사안 등이 언급되고 있는가 하면 도가 지나쳤다는 정황이 곳곳에 들어있어 언론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제주도민일보>는 앞으로도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허성찬 기자  jejuhs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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