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이 어찌 홍곡의 뜻을 알리요
연작안지홍곡지지 [燕雀安知鴻鵠之志]
燕 : 제비 연
雀 : 참새 작
安 : 어찌 안
知 : 알 지
鴻 : 큰 기러기 홍
鵠 : 고니 곡
之 : 어조사 지
志 : 뜻 지
《사기(史記)》진섭세가(陳涉世家)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진(秦)나라는 수백 년이나 지속되었던 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기원전 221년에 천하를 통일하였다.
그러나 폭정으로 민심을 잃어 통일 15년만에 망하게 되는데 진 멸망의 첫 봉화를 올린 이가 양성(陽城)에서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하는 진승(陳勝)이라는 자였다.
그가 밭에서 일하는 도중에 잠시 지친 몸을 이끌고 쉬는 틈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탄식이 새어 나왔다. “이 놈의 세상, 뭔가 뒤집어 놓아야지. 원, 이래가지고는 어디 살 수가 있나.” 그러자 주위의 머슴들이 일제히 비웃으며 말했다. “흥, 머슴 주제에 무엇을 하겠다고?” 그러자 진승이 탄식하듯이 말했다.
“제비나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리오!(燕雀安知鴻鵠之志哉)” 진시황이 죽고 아들 이세(二世)가 섰지만 포악함과 사치는 아버지보다 더했다. 백성들은 살기가 어려웠지만 불만하여 항거하는 자에게는 삼족을 멸한다는 형벌이 두려워 불평조차 할 수 없었다.
후에 진승은 오광(吳廣)가 함께 징발되어 장성(長城)을 수비하러 일행 9백 명과 함께 가게 되었는데 대택(大澤)이라는 곳에 와서 큰 비를 만나 기일 내에 목적지까지 간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럴 경우에 참형(斬刑)에 해당되었으므로 그럴 바에는 반란을 일으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마침내 진승·오광 두 사람은 뜻을 같이하고 인솔자인 징병관을 죽인 다음 군중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어차피 늦었으므로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해도 죽게 된다. 설사 죽음을 당하지 않더라도 수비병들은 열에 6,7명은 죽는다.
이렇게 죽을 바에는 사내대장부답게 이름이나 날리자, 왕후장상(王候將相)이 어찌 씨가 있다더냐?” 이말을 듣고 다들 와! 하고 호응해왔다.
두 사람은 파죽지세로 주위를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수많은 백성들이 가세했다. 마침내 진승은 나라 이름을 장초(長楚)라 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농민봉기이다.
후에 사마 천은 진승의 이 같은 업적을 높이 사 《사기》에서 진승을 제후의 반열에 올려 기록함으로써 농민의 저항권을 인정했다.
이때부터 연작은 소인배나 하찮은 사람, 홍곡은 군자나 큰 뜻을 품은 사람을 가리킬 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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