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혈액 검사로 유방암 조기진단 성공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2017/01/09 10:32

▲ 국립암센터가 초기 유방암 환자의 혈액 속에서 암세포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 속 RBC는 적혈구, WBC는 백혈구, CTC는 혈중순환종양세포다./사진=국립암센터 제공


 

국립암센터가 전이가 이뤄지지 않은 초기 유방암 환자의 혈액 속 암세포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국립암센터 분자영상치료연구과 조영남 박사와 유방내분비암연구과 이은숙 박사팀이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초기 유방암 환자 41명의 혈액에서 혈중순환종양세포(CTC)를 검출했다. 나노와이어는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극미세선을 말한다. 혈중순환종양세포는 원발성 종양이나 전이된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도는 암세포로, 암 전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CTC의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혈액에서 검출할 수만 있다면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만, 혈액 내 대량으로 존재하는 백혈구나 적혈구에 비해 CTC는 극미량이어서 진단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기존 CTC 검출 기술은 조기암의 경우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대부분 진행성 암에서 소량의 CTC를 포집하는 것에 그쳐 실제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국리암센터 연구팀은 다섯 종류의 암 특이적 항체를 탑재한 자성을 띤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소량의 혈액(250μL–1mL)에서 CTC를 효과적으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처럼 얇고 긴 형태의 나노와이어가 혈액 내 다양한 세포를 비집고 들어가 암세포와 쉽게 접촉하거나 결합한다. 다량의 자성을 띤 나노입자가 포획한 암세포를 강하게 붙들어 추출과정에서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그뿐만 아니라 CTC 검출 여부를 색깔의 변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고민감도 바이오 센싱 기술을 접목해 환자의 혈액 채취 후 바로 눈앞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41명의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이 검사법(자성 나노와이어 기반 혈액순환종양세포 검출 기술)을 적용한 결과, CTC를 100% 검출해냈다. 반면 정상인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조영남 박사는 “전이되지 않은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서 소량의 혈액만으로 CTC를 검출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실제 임상에 적용해 종양마커나 영상장비 촬영으로는 발견 못 하는 조기암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전이 또는 수술 후 재발 여부 판정에 도움이 되는 추적 관찰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며 “채혈만으로도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 등에 따르는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이 기술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기관고유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2016년도 106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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