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현미경 분석과 대체 암요법(00/04/11 신문기사 추가)
  글쓴이 : kopsa     날짜 : 00-03-12 05:20     조회 : 5829    
혈액 현미경 분석과 대체 암요법
 (2000/04/11 한겨레 신문의 혈액현미경 분석 논란과 관련된
 기사를 제일 끝에 첨부하였습니다)

  필자는 약업, 약사 반경 신문의 칼럼을 통해 특히 약사들에게 과학적인
약이 무엇인지 가르치려고 하였다. 허황된 대체의학 관련 내용이 실리면
담당 기자에게 전화하여 그런 글을 실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
나 약사의 흥미에 맞추려는 신문의 속성 상 필자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간
감이 있다. 최근 모 약업계 인터넷 신문의 전문약사 칼럼에서 '신과학 새요
법'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개괄적인 해석에 이어 혈액 현미경 
분석법 그리고 관련 나에상스의 대체 암 치료법을 살펴보자. 

1. 신과학 새요법이란?

  글을 쓴 전문약사(?)는 서론에서 "현 수준의 서양의학이 인류를 고통과
질병에서 완전히 해방시킬 수 있느냐는 의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사람
은 흔치 않다"고 하며 보완의학 또는 대체의학의 필요성을 말하였다. 또한
대체의학의 특징으로 "체내 고유의 면역기능을 높일 수 있도록 생약이나
자연적인 요법에 의존하고 독 물질을 배설해 줄 수 있도록 배설기능을 촉
진하는 것이 치료법의 요점이다"라고 하여 자연요법적 해석을 달았다.
  원리야 어떻든, 이런 대체요법이 의약 분업의 측면에서 환자의 불편을
덜며 의료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하였으나 약사의 측면에서 보면
의약분업과 무관하게 그리고 의약분업에 따라 생길지도 모르는 경영상 문
제에 보탬이 되는 분야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았다. 이 때문에 약사들이
그토록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 "대체 요법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이론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몇몇 요법을 정리하여 여러 의료인들이 이해하고 환자계몽에 적극적
인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며 제시한 것이 '신과학 새요법'인데,
무엇을 '가장 과학적이고 이론적 기반을 가진 것'이라고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첫째 발견한 것이 혈액 현미경(Somatoscope)이다. 혈액을 관찰하
는 이 현미경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 즉 영양상태, 면역상태, 배설상태 등
을 가늠할 수 있는 분석기기이다"라고 하였다. 이 방법으로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해서 식이요법, 건강식품, 운동법 등 무엇이든지
처방하여 일정한 날 후에 다시 측정하여 건강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것 같
다. 
  둘째로 말하는 '신과학 새요법'은 필자가 이미 홈페이지에 게시해 놓은
'파동 요법'이다. 머리카락 등을 파동 분석하여 병 상태를 진단하고 식이요
법, 한약, 양약 등을 처방한다는 내용이다. 
  셋째로 '신과학 새요법'에는 색채요법(color therapy)이 들어 있다. "색채
의 조화를 통해 환자가 그 주변의 기를 보정하는 방법으로 질병의 치료 보
조 또는 질병 예방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1997
년 처음 선보인 티 셔츠(Bio-resonant T-shirts)가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기분이 개선된다, 피로가 회복된다, 집중력이 개선된다 등 여러 경험담도
소개하였다.
  마지막 넷째로 '신과학 새요법'에는 우리가 '6각수'라고 부르는 송이수
(clustered water, structured water)가 들어 있다. 실제 송이수는 5, 6, 7
각 수가 혼합된 것이다. 이 방면의 중심인물은 송이수 제조법을 개발한 미
국의 로렌젠(Lee Lorenzen)으로서 우리 주위에도 흔한 피로회복, 해독, 노
화억제 등등 이 물을 여러 건강에 좋은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물론 과학
적인 근거가 없는 추정들뿐이다. 

2. 혈액 현미경 분석법

  혈액  (현미경)분석법(live blood analysis)이란 말 그대로 피 한 방울을
마르지 않은 상태 그대로 암시야(dark field) 현미경으로 확대 관찰하는 방
법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를 해석하여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회복 처
방을 내리는데, 결과 해석법은 이를 강조하는 척주지압요법사(카이로프랙
틱), 자연요법사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필자가 그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혈액 세포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이상 물질과 어떤 물질의 비정상적 양 등을 관찰한 근거로 면역기능과 대
사 기능의 이상 등등을 진단할 것 같다. 이때 예를 들어 피로회복을 위한
처방을 내리든지, 좀 더 구체적으로 헤모글로빈에 좋다고 하며 클로로필
식품을 권장할는지도 모른다. 또한 순환 지방의 과다가 문제라고 하며 동
맥 경화를 말하거나 체내에 독성 성분이 축적되었다고 하며 무엇들을 추천
할는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소화불량, 간 독성, 박테리아 감염 등등 무
엇을 말할지도 모른다. 
  이런 차원의 혈액 현미경 분석법 비평은 그들이 주장하는 어떤 이상 징
후의 과학성까지 내려갈 필요도 없다. 이들이 과연 세포 크기와 형태의 변
화 하나만 해도 신뢰성이 있게 판단할 수 있는지,  현미경 샘플을 제작 시
혈액이 마르거나 응고된 부분은 없는지, 슬라이드를 청결히 하지 않아 이
상 물질로 나타난 것은 없는지, 또한 현미경 관찰을 정확히 하여 정상적인
것이 이상 패턴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지, 치료 후에 정상이 되었다고
하는 혈액의 지표가 신뢰성이 있는지 등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이 혈액
분석법이라고 본다. 
  현재 미국에서 이 분야에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이 캘리포니아 의사 프
리비테라(James R. Privitera)이다 그는 혈액 현미경 분석법을 통해 혈액
응고의 이상을 진단한 다음에 다량의 식품 보충제를 추천하고 있다. 그가
혈액 응고 이상에 기인한 병이라고 지목하는 것은 관절염, 암, 천식, 대장
염, 부종 등등 대단히 많다. 그러나 병에 관한 내용도 그렇고 그의 처방에
의해 그런 병이 치료된다는 근거는 없다. 
  실제 프리비테라는 1975년 레트릴(laetrile)을 처방, 판매한 혐의로 6개월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1980년에 55일간 형을 치렀을 때에 캘리포니아 지
사 브라운(Jerry Brown)에 의해 사면된 전력을 갖고 있다. 그의 사면은 보
건 자유(health freedom)을 주장하는 단체의  캠페인에 의한 것이었다. 그
는 이렇게 레트릴 등 인정되지 약을 암환자에게 사용한 때문에 캘리포니아 
의사면허 기구에 의해 4개월 간 의사면허가 정지되고 10년간 감독관찰 대
상이 되었다. 그런데  이 기간 중에 다시 혈액 분석법을 홍보하고 대체의
학 판매를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3. 나에상스의 암 치료법

  캘리포니아 자연요법사 휴어(Stephen Heuer)는 혈액 현미경 분석으로
스스로 심프로티트(Symprotit)라고 이름 붙인 혈액 속 특수한 단백질을 관
찰함으로써 암 등의 치료에 필요한 내적 환경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또
한 암과 관련 있는 혈액 속 작은 생명체 소마티드(somatid)의 존재를 주장
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프랑스 태생 캐나다인 나에상스(Gaston Naessens)
이다. 앞서 언급한 우리의 전문 약사는 그의 이름과 함께 그가 개발했다는
혈액 현미경(somatoscope)을 말하고 있다.
  나에상스는 3만배 확대 가능한 이 현미경을 사용하여 소마티드를 관찰함
으로써 암의 진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암에 대한 주장은 여러 면
에서 기이하다. 그는 암세포는 CLF(cancerogenic K factor, CKF가 아닐까
도 생각되나 CLF로 표기되어 있다)라는 물질을 생산하여 면역계를 마비시
킨다, 암은 체내의 질소를 훔쳐서 면역계를 억제한다, 그래서 질소를 암에
제공하여 다시 인체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내었다.
  그가 현재 암 예방 및 치료제로 강조하는 물질은 '714X' 
(trimethylbicyclonitramineoheptane chloride)이다. '714X'의 '7'과 '14'는 자
기 이름 이니셜의 알파벳 순서를 뜻하며 'X'는 알파벳의 24번째 순서인데
자신의 생일이 1924년이기 때문에 이렇게 붙였다고 한다.
  그는 이 물질이 세포를 정화시키고 세포 손상 회복을 활성화시켜 몸의
자연적 방어기능, 즉 면역기능을 도와주기 때문에 암에 효과가 있다고 주
장한다. 그는 부인과 함께 1995년에 단체(International Academy of
Somatidian Orthobiology)를 만들어 좀 더 조직적으로 이를 홍보하고 있다.
  실제 714X의 효능을 입증할 임상시험 결과는 없다. 캐나다 의약 당국도
714X의 효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공식 표명했으나 일부 의사가 사용한
관계로 외부적 인식은 애매하다. 캐나다의 의약 법규는 미국과 비슷하지만
응급약물방출 프로그램(Emergency Drug Release Program)에 의해 의사가
특수한 목적을 위해 약을 요청했을 때에는 제한된 양의 사용을 허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이때 허가란 그 약을 인
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점에서 엄격한 미 FDA는 1992년 이 약을 수입한 픽슬리(Charles
Pixley)에게 증명되지 않은 약이며 미국으로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불
법임을 경고했다. 그런데 계속 픽슬리가 수입하자 FDA는 다시 경고 끝에
고발하여 1996에  1년 형, 3년 감독석방, 그리고 200시간의 봉사형을 선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픽슬리가 혈액 현미경법이야 말로 발병 2년 전에
암과 면역 질병을 사전에 진단해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나에
상스에 대한 믿음이 대단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나에상스는 714X외에도 과거에 암요법으로 인하여 물의를 일으킨바 있
다. 1967년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나에상스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가 암과 백혈병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두 가지 치
료법에 관한 것이다. 그 중 스위스 약사가 발견한 한 물질(G.N. 24)은 광물
염과 메틸렌 블루를 함유하고 있었다. 1963년 4세난 소년의 암을 치료했다
고 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끈 물질(Anablast)에 관한 내용도 있다. 
  나에상스는 1970년대 초이래  캐나다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프랑스에서
산 것 같다. 그는 프랑스 릴루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지만 학교 기록
에는 없다. 1956년에 프랑스에서 불법적으로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되
어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 1964년 그의 아나블라스트를 시험한 프랑스
데느와(Pierre Denoix) 교수는 효과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성공적 사례라
는 것도 이전에 표준 항암 처치를 받았음을 발견했다.
  여하튼 나에상스를 말하며 혈액 현미경법을 '신과학 새요법'이라고 하는
것이 이상할 뿐이나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대체의학계에서 과학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과학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함께 혈액 현미경 분석법, 나에
상스의 대체 암요법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바란다.     

4. 참고

1) 모든 내용이
www.quackwatch.com 에 있습니다.
..............
한겨레신문(2000/03/30 04:20:24)에 나온 기사를 첨부합니다.
혈액 현미경 검사법으로 이렇게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목 :  생혈액검사 논란

  최근 일부 의원과 한의원에서 새로운 진단법으로 유행하고 있는 `생혈액
검사'를 둘러싸고 의료계 안팎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검사법이 아직 의
학적으로 공인받지 않은 데다, 일부 병원에서 이 검사 결과를 근거로 값비
싼 건강보조식품 등을 사실상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생혈액검사란 옵티멀헬스시스템(OHS)으로도 불린다.

  환자의 손가락 끝에서 한 두 방울 피를 뽑아 고배율의 광학현미경으로
확대 관찰해 적혈구 이상, 생체기능, 질병 등의 유무를 진단하는 검사다.
또 다른 방법은 `혈액응고검사'로,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핏방울을 응고시
켜 신체 각 부분에서 발생된 부산물이나 독성물질을 관찰해 지병이나 기능
이상을 추측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미국의 건강보조식품 회사 `파마넥스'는 `기존의 혈
액검사가 죽은 피를 염색해서 하는 까닭에 적혈구나 혈당의 수량을 파악하
는데 그치지만, 생혈검사는 살아 있는 피 속에서 적혈구와 백혈구의 움직
임을 살펴 몸의 산화(노화·만성퇴행성질환·암 등의 원인) 정도, 각 세포
의 영양상태, 면역상태 등을 알 수 있다'고 이 검사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검사에서 적혈구가 원 모양으로 서로 떨어져 활발하게 활동하면 정상
이지만, 적혈구가 깨지거나 엉켜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돼 건강에 이상
이 있다고 판정한다.(사진 참조)   

◇ 생혈액검사의 공인 논란 지난 96년 미국

  전문가 초청발표회를 통해 이 검사법을 국내에 소개한 대체의학 연구가
양홍모 교수(한서대)는 “미국에서 30여년 전부터 임상병리검사법의 하나
로 연구가 이뤄져 현재는 영양처방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의료보험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이인성 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어떤
질환을 확진하기 위한 검사는 아니고, 기존 검사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기
능이상을 찾아내고 치료상태를 관찰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상병리학회 등 기존 의학계는 대부분 “일부 국가에서 병의 예
방에 도움을 주는 유력한 대체의학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검사법이라 해
도, 의학적인 유용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아직 없는 만큼 돈을 받고 진료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에 낸 보고서에서 “각 현상에 대한
과학적 증명이 필요하고, 증명이 됐다면 숙달된 검사인력이 있어야 하며,
검사 결과에 오류를 일으킬 요인이 없어야 하는데 생혈검사는 아직 검사방
법 자체의 표준화가 안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생혈검사기구인 광학현미경은 반도체 조립 등 산업용으로도 쓰여
의료기구가 아닌 과학기구로 수입되고 있다. 광학현미경을 파는 한 국내
대리점에 따르면, 98년 수입이 본격화한 이래 1천여대 이상 팔렸고, 이 가
운데 80~90%를 한의원에서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 건강보조식품 판매문제

  생혈검사를 근거로 15만~20만원 가량의 건강보조식품을 처방하거나 직접
판매하는 병원이 늘어 법적·윤리적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의료전문지 <
청년의사>의 질의에 대해 복지부쪽은 “의사가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것은 관련 법 조항이 없어 문제되지 않는다”“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검사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므로 건강보조식품 판매도 불법행
위다”라고 다소 엇갈리는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한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임지혁 공보이사는 “검사법 자체
가 환자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거나 부작용을 낳지 않는다 해도, 검증되지
않은 검사법을 근거로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것은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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