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범 前사령관 “미군철수 걱정 할 필요없다”
최종수정 2017.01.10 10:24 기사입력 2017.01.10 10:07
전인범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ㆍ육사37기) |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해 7월 경기도 이천의 특수전사령부 연병장에서 열린 전인범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ㆍ육사37기)전역식에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한미군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메웠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물론 미 8군 토마스밴달 사령관, 미 제2보병사단 마틴 사단장 등 미군 장성들의 별만 10개에 달했다. 우리 군에서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겪었던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중장의 전역식에 한미군 주요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사가 있었다. 바로 이기백 전 국방장관이다.
전인범 전 사령관은 1983년 10월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의 전속부관으로 미얀마 아웅산 묘소현장을 찾았다가 북한의 폭탄테러로 머리와 배에 파편이 박힌 이 전 합참의장을 구해냈다.
그는 당시 상황을 화산폭발로 비유했다. 그는 "폭발이 발생하자 300m떨어진 곳에서 달려가는데 모든 사람들은 제가 달려가는 반대방향으로 달려왔다"며 "중간쯤 갔는데 피범벅이 된 사람들이 보이고 화약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회상했다.
그 상황에서도 그는 한 사람만 생각했다. 바로 자신이 모시고 있는 합참의장이었다. "상황이 무서웠지만 더 무서운 것은 상관이 죽고 부하는 살았다는 불명예였다"고 했다. 미얀마 포탄테러로 장ㆍ차관급 18명이 숨졌지만 그의 구출작전으로 이기백 합참의장은 유일하게 생존자로 아직 남아있다. 신년을 맞아 아시아경제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전 전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고위직에 퇴역 군 장성 출신들을 속속 발탁하면서 행정부의 과도한 '군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전인범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ㆍ육사37기) |
그는 "미국은 잘못된 판단으로 젊은이들 그리고 자기부하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본 사람들"이라며 "미국인들은 얄미울 정도로 합리적인 사람들이어서 한미동맹이 자신들에게 이롭다는 것을 이해만 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시각이 자신들 중심이어서 우리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같지만 사실 관심이 없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방위비분담금, 한국의 핵무장,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방위비분담금에 대해 "미국이 방위비분담 인상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일부 방위비분담금 인상이 불가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2사단이 연합사단에 포함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소규모 연합훈련을 하려면 방위비분담금 인상은 불가피하고 이 점은 오히려 유리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이스라엘 등의 군을 예로들면 우리 군은 "전략ㆍ전력보다도 정신무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은 집단사고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윤일병 사건, 임병장 살인사건처럼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한다"면서 "언론의 뭇매를 맞고 난다고 해도 지휘관은 실전적 훈련을 계속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사고에 민감하면 실전적인 훈련이 되지 않고, 훈련이 되지 않으며 모든 계획이 탁상공론으로 머물게 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군에서는 안전을 최우선해야겠지만 사고가 날 경우 국민들의 이해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2013년 10월 특수전사령관에 취임한 이후 특전사에는 큰 개혁의 바람이 불었다. 바로 '사제장비 허용'이다. 그동안 금기시됐던 총기분야 사제장비 장착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는 2014년 11월 구성된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의 방산비리 수사를 지목하면서 "더 큰 문제는 비싼 무기에 대한 비리보다 장병들에게 기초적인 장비도 지급되지 못하는 보급체계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병들이 기초적으로 보급받아야 할 응급처치세트(2만∼3만원), 눈 보호안경(3만∼4만원), 청력보호 귀마개(5000원)등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다"며 "지상전력의 핵심인 육군 특전사, 해군 UDT, 해병 수색 등 부대원들의 개인장비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치형 군인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치형 군인에 대한 책임은 인사권자에 있다"며 "진급 시킬때는 참모역할 잘한 것을 볼 것이 아니라 지휘관 역할을 잘 한 사람을 뽑고 부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지를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 부대에 이를 적용했더니 오히려 부하들의 눈치를 보는 지휘관이 있었다"며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기회주의의 극치"라고 한탄했다.
'영원한 특전맨'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는 특전사에 대한 애정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목숨을 걸고 적진에 들어가는 특전사를 인정하고 투자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임무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등 정치시즌만 되면 이슈가 되는 모병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병력자원이 부족한 점은 회관관리병, 조리병등 비전투원분야에 퇴직자를 채용하거나 행정병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군과 같이 근무하는 카투사와 비교하며 "전방에서 근무하나 후방에서 근무하나 대우가 똑같다"며 "후방지역은 근무기간을 늘리고 모든 병사는 일일외출도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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