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클래스] ‘송중기’라는 이름의 드라마
입력 : 2016.05.14 09:46
〈태양의 후예〉 마지막 회가 방영됐다. 시청률 38%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한 다음 날, 배우 송중기를 만났다. 인터뷰를 마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실제로는 어때요?”다. 아마 작품 속 인물과 현실 배우의 일치도를 묻는 말일 것이다. 상대 배우였던 송혜교도 그 질문을 어찌나 많이 받았던지 “유시진 대위와 송중기는 80~90% 정도 닮았다”고 했다. 확실히 송중기는 유시진과 닮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현실의 송중기는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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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보니 벼락처럼 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진부해 보이지만 연예계에서는 왕왕 일어난다. ‘인생작’을 만나면 그의 인생은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된다. 앞으로 송중기를 말할 때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따로 떼어 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한류 스타’라는 말은 아직 저에겐 맞지 않습니다. 그런 말은 송혜교 선배님이나 이광수씨(웃음)한테 어울리죠. 꾸준히 오랜 기간 아시아에서 활동을 해왔으니까요. 저는 이제 한 작품을 했을 뿐인걸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시아의 프린스가 되는 데 작품 하나면 족하다. 현재 중국에서 섭외 1, 2 순위를 다투는 이민호에게 〈상속자들〉이, 김수현에게 〈별에서 온 그대〉가 그러했듯이.
“들뜬다기보다는 얼떨떨하다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원래 잘 들뜨는 성격이 아니에요. 담담하면서 담대해지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습니다.”
송중기의 〈태양의 후예〉가 남다른 것은 이 드라마가 100% 사전 제작으로 이루어져서다. 드라마라는 작은 파도가 쓰나미가 되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그 역시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한・중 합작 사전 제작 드라마라는 모험을 감행한 제작사 NEW의 김우택 대표는 드라마 제작 전 송중기에게 “드라마 중에서도 오래오래 회자되는 작품이 있다. 우리 그런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말을 했다.
그와 오랜 기간 함께한 매니저도 같은 말을 했다. “이번 작품이 너에게 그런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중요한 두 분이 ‘따로 또 같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오랫동안 이야기되는 드라마를 만들자’는 건 제가 촬영 기간 내내 갖고 있던 마음입니다.”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배우들도 TV로 본방을 시청했다. 윤명주 중위 역할을 맡은 김지원은 “보다보면 나도 다음 회가 궁금해져서 대본을 찾아서 읽어봤다”고 했고, 강모연 역을 맡은 송혜교 역시 “내가 찍은 드라마인데도 두근거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르가 송중기’라는 말도 나왔다. 그가 맡은 유시진 대위가 한 모든 말과 행동, 심지어 입었던 스웨터와 먹었던 홍삼도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는 드라마 누적 조회 수가 20억 회를 넘어섰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나오는 기사들도 꼼꼼히 찾아서 읽어봤어요. 이게 사실인가 싶어서 일부러 일반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중학교 동창들을 모아놓고 반응이 어떤지도 살펴보고, 일부러 친구네 집에 가서 본방을 함께 보면서 ‘실제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보기도 하고요(웃음).”
일상도 연기도 나만의 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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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말씀에 따르기를 잘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실감했습니다. 이제 제 인생에서 ‘여러모로’ 군대를 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는 책을 좋아한다. 군대에서 300여 권의 책을 읽었다. 휴가 나오면 읽고 싶었던 책 리스트를 매니저에게 건넸다.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도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책이 좋으면 작품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모든 연기의 정답이 책 속에 있다고 믿는다.
“책(대본)을 읽을 때 앞 장면과 뒤 장면을 상상하면서 봅니다. ‘이 대사가 왜 이 장면에서 나왔을까’를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해요. 어떤 의도로 이 말을 넣었는지요. 그게 파악이 되면 말하기가 훨씬 자연스러워요.”
그가 느끼기에 이번 작품은 ‘멜로’였고, 그 외의 장치들은 ‘멜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뼈대 위에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 나는 대사들이 채워졌다. 문장으로 봤을 때는 ‘오글거림 주의’였지만, 오글거리지 않게 소화하면 될 일이었다.
“제 기본 신조가 ‘느끼하지 말자’입니다(웃음). 어떤 대사든 제 색깔로 융화시킨다면 본래의 느낌이 좀 중화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는 김은숙 작가의 대본을 잘 소화하는 남자 배우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했던 “길라임씨는 몇 살 때부터 이렇게 예뻤나?”와 〈상속자들〉의 이민호가 남긴 “나 너 좋아하냐?” 등이 그 예다.
“연기는 조직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단점을 다른 스태프들의 장점으로 메울 수 있고 반대로 어딘가 모자란 점을 저의 장점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건 연기할 때뿐 아니라 평소의 삶에서도 적용되는 거고요.”
그는 평소 삶에 대한 정리가 꽤 되어 있는 편이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극 중에서 그의 대사 중 “아뇨, 제가 구식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송중기가 공감했던 대사 중 하나다.
“제가 좀 보수적인 편입니다. 이런 제 성격이 이 세계(연예계)에는 좀 맞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있었어요. 고민을 하다가 ‘나는 내 색깔대로 가는 거다’라고 정리했어요.”
송중기의 또 다른 색깔 중 하나는 ‘오지랖’이다. 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작품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믿는다. 함께 출연하는 조연, 단역배우는 물론 막내 스태프까지 살뜰하게 챙긴다.
“제가 연기에 욕심이 많아요. 제일 좋은 연기는 주고받는 연기예요. 그건 혼자만 잘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고요. 제가 송혜교 씨와 연기하며 제일 많이 배운 부분이 그겁니다. 한 분야에서 고지에 오른 분인데도 여전히 엄청나게 노력하세요. 연기를 할 때 상대방에게 최대한 많이 주려고 하고요.”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면, ‘맞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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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송중기의 목표는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자’였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연기자의 꿈을 꾼 게 좀 늦었다. 눈에 띄는 외모라 대학 매거진의 표지 모델을 하기도 했고, 두뇌도 명석해 〈퀴즈 대한민국〉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배우가 된 건 대학교 3학년 때 현 소속사의 전신인 싸이더스 HQ에 발탁되면서다. 이후 SBS 〈칼잡이 오수정〉이라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숱한 오디션 끝에 영화 〈쌍화점〉에 출연하게 됐다. 조인성의 호위무사 중 한 명이었다. 이후 차근차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역할의 비중도 늘어났다. 그러나 그에게는 역할의 비중보다 ‘역할’ 그 자체가 중요했다. 〈성균관 스캔들〉도 〈뿌리깊은 나무〉도 〈늑대소년〉도 그렇게 선택했다. 특히 그가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한석규 분)의 아역으로 출연한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단 4회 출연, 비중이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당시 대본을 썼던 박상연 작가는 종영 후 “지금 당장 작품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누구와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송중기”라고 답했다.
“작품을 할 때 제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럼 그건 잘한 선택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느낌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태양의 후예〉 이후 달라진 게 있다면 제 책임이 더 커진다는 거겠죠.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데뷔 9년 차인 지금, 그에게는 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숙제가 됐다. 다행히 그의 곁에는 그가 보고 따를 선배들이 많다. 현재 한 소속사의 선배이자 대표이기도 한 차태현은 그가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느끼는 롤 모델 중 한 명이다.
“제 행동의 많은 부분은 차태현 형님께 배웠습니다. ‘그릇이 큰 사람’이라는 느낌을 항상 받아요. 형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노력 중에는 ‘공부’도 있다. 〈태양의 후예〉의 파급력이 워낙 크다보니, 각 분야에 대한 견문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 파병 문제나 ‘국기에 대한 경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이를 두고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는 친구와 토론을 하기도 하고, 실제 파병 다녀온 지인을 만나보기도 했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그 모든 생각 중에 오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죠.”
대중의 반응은 때때로 그의 예상을 빗나간다. 예를 들어 화제가 됐던 ‘와인키스’의 경우 너무 진행이 빠르다고 생각했다. ‘시진과 모연의 감정이 여기에서 붙을 수 있을까’ 싶었다. 고민 끝에 촬영한 장면인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잠시나마 대본을 의심했던 걸 반성했습니다(웃음). 저도 시청자로 방송을 보니까 그 속도가 맞더라고요. 대중의 기대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는 걸 알았죠.”
중국에서 ‘보고 싶은 배우’ 1위
데뷔 초부터 그는 자신의 이상형으로 ‘현명한 여자’를 꼽아왔다. 남녀를 불문하고 ‘센스’가 중요하고, 외모는 그다음인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본인의 외모에 대해서는 어떨까. 오랜 기간 ‘꽃미남 배우’로 불려온 게 사실이다.
“저는 ‘꽃미남’이라는 수식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에게 외모도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이 부분을 잘 지키기 위해서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할 겁니다. 단, 거기에 맞춰서 내면 관리도 잘 해야겠죠. 겉도 속도 잘 관리하는 배우가 될 거고, 언젠가 이 외모가 불필요한 역할을 맡으면 그땐 또 과감하게 망가질 생각도 있습니다.”
그의 차기작은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소지섭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 〈군함도〉다. 이 작품에서 그의 외모가 어떻게 쓰일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에게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는 그가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했던 시대고, ‘독립군’이라는 역할도 새롭다.
“점점 더 그릇이 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그릇 안에 변하지 않는 초심도 담고,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된 것들도 함께 담고 싶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를 제 색깔로 잘 소화해내는 게 저에게 남은 숙제 같아요.”
그는 〈태양의 후예〉 방영 초기엔 본인 집이나 친구 집에서 ‘본방 사수’를 했는데, 후반부에는 주로 광고 촬영장이나 해외에서 보게 됐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달라진 그의 일상이다. 현재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광고업체는 100여 개, 그 사이 그의 몸값은 8배 정도 올랐다. 중국의 데이터・마케팅 전문 기관(VLinkage)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그가 ‘가장 보고 싶은 배우’ 1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꼽은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 같은 연예인 1위’에 올랐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일이 그의 삶에 일어났다. 그는 여기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고 담대하게 ‘배우로서 배우의 할 일’을 하려고 한다. ‘송중기’라는 이름의 드라마 2막이 시작됐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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