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김대중 전 대통령, 연평해전 때 축구 봤다”… 사실은?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제2차 연평해전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을 앞세워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주필은 8일 오전 방송된 KBS1 ‘생방송 일요토론'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출연해 ‘공정한 대한민국,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놓고 토론했다.
보수측 패널로 출연한 정 주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평해전 때 축구(2002 한일월드컵 경기)를 보러 갔지만 탄핵은 안 됐다”며 “그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 묘연한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와 관련한 반대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제2차 연평해전을 대응하지 않고 2002 한일월드컵 경기를 먼저 관전했다는 정 주필의 주장은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남북 해군간 교전이 발생하자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단호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응하라”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오후 1시30분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NSC 전체회의가 열렸다. NSC는 서해 교전사태의 배경을 분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일 저녁 국무위원들과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과 터키의 한일월드컵 3ㆍ4위전을 시청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 경기는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월드컵 폐막식 참석을 위해 다음날 일본 방문이 다시 검토됐다. 아시아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월드컵 결승전은 제2차 연평해전 다음 날인 그해 6월 30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이 개막식을, 일본은 폐막식을 각각 열었다.
폐막식은 개최국 정상은 물론 전 세계의 국빈들이 모이는 월드컵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다. 김 전 대통령이 이 행사에 불참하면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외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방일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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