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라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인간은 누구나 갖고 있는 자원의 한계치를 갖고 태어난다. 그 자원에는 타고 난 배경이나 유전적인 능력도 포함되어 있다. 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는 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처세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의 예산이 다른 사람보다 너무 터무니 없이 적다. 불운한 출생이나 애초부터 모자란 지적, 육체적 능력을 갖고 태어난 경우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경우도 있다.
 축복 받은 경우다. 길게 인생을 놓고 보면, 가장 만족스러운 경우는 좋은 자원예산을 갖고 태어나 그것을 최대치까지 활용한 경우일 것이다. 이론적으로야 그런 사람이 분명히 있겠지만, 인간은 감정을 갖고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남이 더 가진 것에 좌절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불만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런 것을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면서 기쁨을 느끼는 존재다. 

"크게 좌절하거나 낙담해본 적도 없지만 한껏 열정이나 즐거움도 누려본 적이 없는 사람, 원하는 인생을 설계하기보다는 하루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면서 ‘그저 잡다하게 필요한 돈을 버는 일'이 막연히 인생의 목표인 사람"이 전체 인간의 대부분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실재로 이 책을 읽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은 이미 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라빈스는 성공이 다음 네 가지 단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 책의 내용은 결국 이 네가지 단계를 성취하는 디테일에 관한 것이다.

1)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결정한다.
2) 행동한다
3) 잘 되는 것과 잘못되는 것을 찾아낸다
4) 원하는 것을 이룰 때까지 전략을 바꿔가며 계속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라빈스는 그러니까 너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연필로 적어봐라? 그리고 그걸 열심히 하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진 않는다. 그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깜짝할 수 있는 사이에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배웠기 때문에 자신이 젊은 나이에 큰 부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수 많은 미국의 명사들이 그의 고객이다. 그런 식으로 몇 천 만부나 되는 책을 팔고 수 백만 불을 벌수는 없지 않겠는가? 

라빈스는 1)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데는 가치판단의 영역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치"가 무엇인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목표를 세우지 못한다. 목표, 특히 장기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인간은 금새 좌절한다. 삶의 장기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작은 어려움이나 실패에 쉽게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는다, 고 주장하는데,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다.

"지금 제일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 10가지를 순서대로 적으라고 하면 아마 1만 명 중에 한 명이나 적을 수 있을까?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떠한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장기적으로 만족시켜 줄 선택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목표도 모르면서 그것을 이룰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때에만 그것에 따라 살 수 있다"

"가치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목적으로서의 가치ends values와 수단으로서의 가치means values이다. 사랑은 궁극적인 마음 상태로서의 목적가치이고 돈은 자유나 영향력 그리고 안정감과 같은 가치들을 얻기 위한 도구로서의 수단가치이다. 살면서 마주치는 어려움의 많은 부분은 수단으로서의 가치와 목적으로서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사람들은 수단 가치를 추구하기에 바빠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적 가치를 얻지 못한다."

"자신이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목표를 세우면 목표를 이루고 나서도 “이게 다야?”라고 말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선택하고, 거부당하는 느낌을 가장 회피하고 싶은 가치로 선택했다고 가정하자. 거부하는 고통을 느끼지 않고 성공의 즐거움을 맛보려는 사람은 결국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사람은 크게 성공하기 이전에 자기파괴를 가져올 것이다.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즐거움을 얻기보다는 고통을 피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큰 성공을 거두려면 거절당하는 걸 가볍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아예 미리 거절을 각오해야 한다."

라빈스는 내가 우선시하는 가치와 내가 회피하고자 하는 감정의 리스트를 만들라고 말한다. "자신 내부에 자리잡은 고통과 즐거움의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게 되어 더 깊은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어떤 인간인지 이해하라는 말이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는 비교적 쉬워진다. 적어도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즉, 선택하면 안 되는지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내 경우 가장 인상 깊은 말은 "유연성이란 접근방식을 바꿔서 계속 시도하는 능력"이란 표현이었다. 읽는 도중, Andrew Zuckerman의 'Wisdom'이란 책이 많이 떠올랐다. 그 책에 나오는 많은 명사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했던 인생의 정수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30대 초반이었다라면 이 책을 사서 꽤 많이 선물로 주었을 듯. 800 페이지가 넘는 자기 계발서지만, 중간중간 심오한 구절이 많아서 생각보다 유치하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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