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과 관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 김경일 전문의(신경외과)는 25일 “놀라운 사실은 수술을 집도했던 그 팀이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이날 오후 백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말 획기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놀라움을 표했다.
김 전문의는 “사인은 뇌좌상(뇌타박상)·뇌출혈·뇌부종 등 뇌와 관계되는 ‘외인사’가 너무나 분명하다”며 “그런데 이것을 병사라고 사망진단서를 쓴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부검을 통해 확인하고 싶기 때문에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명백한 사인을 두고 치료한 분들이 외인사냐 병사냐를 고민하고 있는 건 신경외과 의사로서 할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 <사진출처=김근수 카톨릭프레스 편집인 페이스북>
우석균 인의협 공동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했는데 외상에 의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외인사’에 해당한다”며 “물대포에 의한 경찰 폭력으로 뇌출혈이 생겼고 너무나 분명하게 이미 확인됐기에 더 이상 부검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급성심부종증은 중간사인이고 원 사망 원인은 외상에 의한 뇌출혈과 급성 경막하출혈”이라며 “이런 (사망진단서) 결과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족이 건네준 사망진단서를 공개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망진단서를 끊은 사람이 레지던트이고 사망 원인이 병사이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정 전 의원은 “일부 의학계에서는 지금 상태로 사망원인을 진단할 수밖에 없기에 병사로 기록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백남기씨가 지병으로 돌아가셨는가”라며 “처음에는 외인성 격막하출혈로 진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과정을 써주든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관련 인의협 소속 이보라 전문의는 페이스북에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한 경우 사망진단서 쓰는 법, 예시”라며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와 비교했다.
1년 2개월전 버스에 치여 두개골 골절이 된 34년 여자 식물인간 상태로 병원 치료 중 4일전부터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폐렴 진단받고 치료받던 중 사망함
가) 직접사인 : 폐렴 나) 가)의 원인 : 두개골 골절 다) 나)의 원인 : 교통사고 사망의 종류 : 외인사
▲ <사진출처=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보라 전문의 페이스북>
이어 이 전문의는 “이 정도 힌트를 주면 백남기 어르신 사망진단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초등학생도 알 수 있겠죠?”라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무엇이 두려운가, 사망 원인마저 조작하려 하나”라며 “명백한 사고사이다. 전문 용어로 외인사”라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그런데 서울대병원에서는 병사라고만 한다”며 “백남기 농민이 질병 때문에 죽었다고요?”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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