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손은 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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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23 10: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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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가락은 흉기다. 45년이 넘게 단련한 손가락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경계하지 못하면 큰일이 벌어진다. 가라테 나수권법류 관장 임상진((48ㆍ인천시 학익동·가라테 9단)이다.
무ㆍ수박ㆍ멜론ㆍ 파인애플 등 두꺼운 껍질의 견과류가 이 손가락 하나에 격파되거나 구멍이 뚫린다. 손가락 격파술이다. 오른손 검지 손가락 하나면 직경 10mm, 길이 15cm인 철근나사를 2초면 구부릴 수 있다. 손목에서 중지손가락까지 길이가 20cm, 중지는 9cm, 중지 두께 2.8cm다. 가운데 손가락 하나만으로 물구나무를 선다. 물구나무를 서기 위해 손가락에 파우더를 바르는 순간 고도의 긴장감이 몰려온다. 물구나무를 서는 동작은 온몸의 피가 역류해 손가락 끝으로 모아진다. 손가락에는 빨간 피가 몰려 있다. 이를 꽉 깨물어 기를 모으기 때문에 잇몸에서 피가 터질 것 같다. 손가락?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다. "함부로 따라하지 마라. 겹겹의 세월을 훈련으로 단련했다."
네 살부터 운동을 했다. 아버지가 오랜시간 일본에 있어 어린시절부터 일본을 오가며 가라데를 익혔다. 스무살 때 본격적으로 가라테를 배우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 무도인으로서 세계에 도전하고 싶었다.
스물두 살 때부터 손가락 단련을 했다. 함께 운동하는 일본 동료들에게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기 싫은 마음도 생겼다. 세 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하자 일본인들은 "손가락 부러진다. 바보 같은 짓"이라며 조롱했다.
한국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때문에 오기가 생겼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 함을 잘 안다. 10년동안 하루에 1400~1500번 정도 모래 찌르기, 콩 속 찌르기 등의 훈련으로 손을 단련시켰다. 어느 날 수박을 검지 손가락으로 찔러보니 수박이 '쩌억' 하고 갈라졌다. 스피드와 파괴력에 스스로 놀랐다. 세 손가락이 어느 정도 단련되자 두 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했다. 반복 훈련을 통해 나도 모르게 기술이 터득되는 것을 느꼈다.
"양 손가락 검지와 중지만으로 하는 팔굽혀펴기는 기본 180회 정도다. 양손 검지로만 앉은 채로 몸을 들어올리는 것도 쉬운 죽 먹기다."
"지난 1998년 한 방송사 기인열전에 출연, 중지로 물구나무를 서는 시범을 보여 평가원들로부터 200점 만점에 199점을 기록했다. 그 프로(1997.3월~1998년9월)가 폐지 될 때까지 기록은 깨지지 못했다."
손가락마다 굳은살이 박혔다?
이 손은 다른 여느 사람들처럼 아름답지 않다. 울퉁불퉁하다. 여러 번 꿰매기도 했다. 손가락 손톱 밑이 찢어지는 아픔에 비하면 차라리 골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손가락이 부러지면 다른 손가락을 단련시켰다. 처음 물구나무를 시도 할때는 잇몸이 빠질 것 같았다. 허리도 아프고, 검지ㆍ중지 손가락은 통통부었다. 굳은살이 박힌 정권도 찢어지는 등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참았다. 반복 훈련으로 손가락 지문이 있는 끝 부분은 만져도 들어가지 않는다. '철 손'이다. 만져본 이들은 '흉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를 다스려야 한다. 1인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되기 위해서 터득하고 견뎌야 할 과정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다.
그렇다고 내가 손가락 단련만 하는 걸로 알면 좀 곤란하다. 현재 국내 가라테 사범ㆍ관장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킨다. 최고의 파이터 최배달(본명ㆍ최영의) 선배와 표도르와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다.
거짓 없는 무도철학
현재 66㎡(20평)의 개인 수련실에서 매일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수련을 한다. 20년 동안 꾸준히 세 손가락으로 1100~1300회 정도 팔굽혀펴기를 한다. 공백 없이 15년 이상 단련을 해야지 어느 한 부분이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알았다. 단련을 위해 사생활도 포기했다. 단란한 가족생활을 꿈꾸었지만 더 많은 수련을 하고 싶다. 밤이 되면 외로워 잠 못 이룰 때가 많지만 수련의 일부라고 치부한다.
나의 무도 철학은 '거짓이 없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은 훈련을 했다. 내 몸이 할 수 있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 거짓으로 세상을 속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진솔한 마음으로 기술을 터득하면 그 자체가 스승이고 선배로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가라테? 국내 무도계에서 정통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하지만 나는 가야할 길이 있다. 정도를 걷는 것. 남이 알아주든 아니든 그것은 이미 경지를 넘어섰다. 반복된 훈련을 통해 터득하는 것이 도이다. 마지막 꿈은 한국에서 가라데의 정통성을 키워보는 것. 하지만 이 길을 혼자 걷자니 너무 외롭다. 옆에서 함께 하는이가 있다면 더 힘이 날 것 같은데… 손가락 격파술이 훈련이 힘들어 누구에게 함께 하자고 권하지 못하겠다. 내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의 연속이다.
그가 컵 하나를 준비한다. 뒤집어 놓은 컵 밑동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페드가 붙혀져 있다. 비장한 눈빛과 긴 호흡. 자세를 바로잡더니 힘찬 기합과 함께 이내 물구나무를 선다. 오른손 중지 손가락 하나를 뒤집어진 컵 밑동에 올린 상태다. 70kg의 무게가 올라갔는 데도 컵이 깨지질 않는다. 그 동작으로 45초를 버텼다. 물구나무를 서고 난 이후에는 연신 거친 숨을 토한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긴장의 연속일까? 담배를 꺼내문다. 그의 손가락은 흉기가 아니라 그의 인생을 지탱해 준 다이아몬드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임상진 관장이 말하는 가라테
가라테는 중국에서 무술을 하던 이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중국 권법인 ‘당수’를 가르쳤다. 이후 일본은 ‘당’자가 중국 당나라를 연상시킨다며 ‘당’자를 빼자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 1971년 국제용어로 공수도(空手道), 가라테로 바뀌게 됐다. 1970년대까지 국내에서도 ‘당수도’라는 명칭을 썼다. 가라테 선수로 잘 알려진 파이터 최배달(본명 최영의)씨가 일본에서 공수도 대회 우승 후 일본 전국을 돌며 도장깨기, 황소와의 싸움 등을 벌여 가라테가 유명해졌다. 가라테는 치고ㆍ차고ㆍ막는 타격계통의 격투술로 형 속에 내포된 기술 중에는 잡고, 꺽고, 던지는 기술이 포함돼 있는 호신술이다. 태권도ㆍ쿵후ㆍ무예타이 등과 함께 동양을 대표하는 입식 격투기라고 할 수 있다.
임상진 관장 프로필
생년월일:1961년 4. 23
체격: 177cm 70kg
가라테입문: 1964년 4세
특기:한 손가락 물구나무 서기.양쪽 한 손가락을 이용해 앉은 채 몸 들어올리기. 취미:트로트 감상
주량:소주 반 병
좌우명:입산 수도자의 마음으로 수련에 전념하는 것.인간 한계에 도전 하는것.
주요경력:가라테 9단. 일본 진키 졸(송도관류 파 가라테 훈련)
1986년 전일본 가라테 선수권 대회 입상
1987년 홍콩 무도 선수권대회 입상
Tip
스물 여섯 살 때부터 검지로 물구나무를 설 수 있었다. 중지 손가락은 안됐다. 일본생활은 서른 두 살까지 했다. 1992년 1월 30일 한국에 왔다고.
아사히 방송에서 한손가락으로 물구나무서는 것을 보여 주었는데 다들 ‘거짓’이라고,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범 보인 것은 서른여덟.가라테 8단이었을때. 방송이 나가고 난 후 종로의 어느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시민들이 자신을 알아봐서 흐뭇 했다고 하네요.
과학적인 운동과 신체단련으로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데 신체적인 거짓을 보여주는 무도인이 가장 싫다고. 최소 엄지 손가락으로 물구나무서서 팔굽혀펴기 10회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자신의 문화생이 될 수 있다고. 그 정도가 가라테의 의미를 알 수 있다고.도를 닦기 위해서는 자신을 포기할 줄 알고 입산 수도하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해야 된다고 합니다. 담배는 하루 한 갑이 넘는다고 하니 얼마나 긴장하는지 이해가 가네요.
류강석(62ㆍ전 한국가라테도연맹(가칭)총재는 "무도인으로써 손가락 하나로 물구나무서기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고 본다. 평생 운동에만 전념한 무도인으로 끝없이 훈련하고 도전하는 정신은 현 세대가 본 받아야 할 점이다"고 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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