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조천, 감귤 창고를 개조하여 서프보드(surfboard)를 만들고 있다는 서퍼(surfer)의 정보에
우리는 그를 만나러 갔다.
전형적인 제주도 돌담길을 따라 밭에 둘러싸인 파란지붕.
그곳에서 그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반갑다. 내 이름은 유경호 (ATOM) 이고 올 해 39살이다.
직업은 셰이퍼이며 우리나라 1세대 서퍼(surfer)이다.
Q. 프로필이 화려하다. 셰이퍼(shaper)란 직업은 어떤것인가?
A. 그렇다. 나는 대한민국 서핑대회 최다 우승자며, 최다 입상자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서프보드 셰이퍼(shaper)이기도 하다.
셰이퍼란 말그대로 서프보드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 일을 시작한지는 1년이 되었고 구상끝에 올해 작업실을 만들었다.
Q. 어떻게 서핑(surfing)을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셰이퍼(shaper)가 되었는가?
A. 서핑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94년도이고, 서핑보드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한지는 서핑을 접하는 초창기부터 시작되었다. 5년 정도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오다가 1년 전에 본격적으로 시작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타고 싶은 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다른 서퍼들의 보드를 수리하고 만드는 셰이퍼가 되었다.
원래는 음악을 전공했다. 고등학교부터 음악활동을 했었고 밴드활동을 했었다. 음악공부를 하고 싶어서 부산 동아대 음대를 가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실용음악과가 없어 클래식 전공을 하게 되었고 부산에서는 락 밴드 활동도 꽤 오래했고 음악스튜디오도 운영을 했었다.
그런데 태풍 매미 때 스튜디오가 날라가 버려서 3개월 만에 접게 되었다. 머리를 좀 식히고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하다가 예전에 잠깐 접했던 서핑을 다시 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망했다가 태풍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특이한 케이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태풍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태풍 때 파도의 사이즈가 커져 투어를 다니고는 한다.)
Q. 서프보드는 어떤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가?
A. 대형사는 기계로 폼(form)을 깎지만 원래의 서프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서핑으로 유명한 호주, 하와이, 뉴질랜드, 일본등지에도 수작업을 하는 셰이퍼가 많다.
쉽게 말해 스티로폼과 같은 재료로 형태를 만든다. 그위에 응집력을 위해 천과같은 재료를 둘러싼다.
로고(logo)나 그림(painting)은 이 작업 후에 이루어 진다. 그리고 방수와 견고함을 위해 에폭시를 입힌다.
지느러미 같이 생긴 핀을 끼우면 보드가 완성된다.
Q. 서프보드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인가?
A. 날씨가 좋고 한 보드에만 매달린다고 가정할 때 4~5일이 걸린다.
보통은 쉐이핑 작업, 도색작업, 에폭시 작업 등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한꺼번에 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내가 타는 보드 위주와 주문 들어오는 보드를 만드는데 앞으로는 인명구조용 서핑보드를 만들고 싶다.
차후에 해양경찰 쪽과 연계하여 인명구조용 서핑보드를 만들어 보급을 하고 싶다.
서퍼들은 그동안 서핑을 타면서 많은 인명을 구조해 왔다.
해수욕장 라인 근처에서 서핑활동을 하기 때문에 해변의 종합상황실보다 물에 빠진 해수욕객을 발견하기 쉽다.
서퍼 한명한명이 바다에 떠다니는 구조대원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강습용 렌탈 보드가 있는데 일반 보드와 차이점이 있다.
초보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서핑 문화의 저변확대를 원한다.
그리고 친환경 보드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보드자체의 재료가 몸에 너무 해로워서 연구를 통해 친환경적인
보드를 만들고 싶다. 나중에는 서핑보드 쪽 보다는 요트 쪽으로 가고 싶다. 반잠수정 같은 선박을 하고 싶다.
미래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1세대 선배로서 후배들을 많이 양성하고 싶다.
도내의 유소년들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리고 현재 국내의 보드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수입한 보드보다 퀄리티 높은 보드를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 하고 싶다.
생각보다 보드가 파손율이 높고 비싸서 열심히 보드를 타려는 서퍼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과감한 고급기술들을 시도하지 못한다.
1세대 보더로써의 사명감을 가진 다양한 활동이 앞으로의 나의 활동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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