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평생 한 번은 암 걸려
36.6%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 (기대수명 81세 기준) ※2013년 기준
36.6%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 (기대수명 81세 기준) ※2013년 기준
| “갑상샘암 10~20%는 암 아니다”
세계 암전문가위원회 논쟁 불붙여
[건강한 목요일] 흔들리는 암 진단 기준
갑상샘암에서 시작된 과잉 진단 논란이 전립샘암과 유방암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세계 7개국 암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의 발표가 계기가 됐다. 위원회는 갑상샘암의 10~20%를 차지하는 ‘소포 변형 유두 갑상샘암(EFVPTC)’을 암이 아닌 양성 종양으로 새로 정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대다수 암 전문가들이 이번 결정에 대해 ‘진작 했어야 할 결정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방암과 전립샘암의 작은 병변도 암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국제 의학계에서 논의됐던 암 과잉 진단과 치료에 관한 논쟁이 이번에 제대로 불붙었다.
| MRI·CT·초음파 발달로 미세 진단
악성 되기 전 단계도 수술 권해
과잉 진단 논란은 MRI·CT·초음파 등 생체 촬영 및 판독 기술 발전과 궤를 함께한다. 인류는 의학 기술의 발달과 종합건강검진 덕분에 암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에서는 “가만히 놔둬도 암으로 발전하지도 않고 전이를 일으키지도 않을 종양까지 제거하거나 치료할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논란이 일었다.
현재 의학계는 악성이 되기 전인 전암(前癌) 단계까지 제거 또는 치료해야 하는 ‘암’의 범위로 잡고 있다. 문제는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연구팀은 2013년 보고서에서 “이 문제가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공포심을 일으키고 의사에게는 과잉 진단과 과잉 치료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그 대안으로 암의 범위를 좁히자고 제안했다. 악성이 되기 전 단계는 암이 아닌 ‘병변(Lesion)’으로 보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유방·전립샘·갑상샘에서 발견되는 초기 단계의 병변은 제거 또는 치료되어야 할 암의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봤다. 세 가지 암의 경우 지난 35년간 진단 건수가 급속히 늘어난 데 비해 말기 암 진단 비율과 암 전이로 인한 사망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 암 전이 속도 사람마다 천차만별
“증식 단계 절제 과잉 아니다” 반박
| “40세 미만 여성 조기 검진 불필요”
국내서도 유방암 검진 늦추자 주장
조기 검진도 과잉 진단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2009년 10월 세계적 권위의 미국 종양학회지인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에 실린 ‘유방암·전립샘암 조기 검진에 대한 재검토’라는 논문은 “조기 검진이 암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20년간 유방암·전립샘암 조기 검진을 했지만 전체적인 암 발생률만 높였을 뿐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인 암이나 말기암 발생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미국에선 두 가지 암에 대한 조기 검진 기준이 바뀌었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2012년 “건강한 남성은 전립샘암 조기 검진인 전립샘 특이항원검사(PSA)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했다. 검사를 통해 암 사망률을 낮춘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10월엔 미국암학회(ACS)가 여성들의 유방암 조기 검진을 위한 ‘유방조영술(유방 X선 촬영)’ 시작 시기를 기존 40세에서 45세로 늦추라고 권고했다. 중년 여성의 유방암은 천천히 진행되는데 검사를 일찍 시작해 봐야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출처: 중앙일보] 과잉 진단 논란, 유방암·전립샘암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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