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매출 100배...비결은 '100% 정규직'

입력 : 2016.03.29 19:16 | 수정 : 2016.03.29 21:34

국내 안마의자 1위 업체인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가 29일 서울 도곡동 본사에서 최고가 안마의자 ‘파라오S’에 앉아, 각종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2007년 창업한 헬스케어 기업 바디프랜드는 직원 680명이 모두 정규직이다. 제품 디자인, 제조 인력은 물론 배송기사, 사옥 경비, 청소 인력까지 모두 정직원이다. 바디프랜드 박상현(朴相炫·41) 대표는 29일 서울 도곡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같은 청소를 하고, 같은 제품을 배송해도 회사 직원은 마음가짐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먼저 감동해야 고객도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인회계사 출신의 금융 전문가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작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바디프랜드는 경영진과 직원의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국내 안마의자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안마의자를 39개월간 할부로 대여해준 뒤 소유권을 넘기는 독특한 마케팅 방식으로, 작년 국내시장 점유율 66%를 차지했다. 안마의자와 거리가 멀 것 같은 35~44세 젊은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2007년 27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2636억원으로 8년 만에 100배가량 성장했다.

지속 성장 비결로 박 대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100% 정직원 채용’ 원칙이다. 박 대표는 “안마의자는 대기업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이었다”며 “신생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회사와 제품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심과 애정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정직원 고수 전략으로 의사·경찰·디자이너·헬스트레이너·광고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단기간에 기술을 축적하고 회사를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는 ‘현재 연봉의 120%를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 영입에 나섰다. 연내 직원 1000명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시장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타트업’ 정신이다. 이 회사가 처음 내놓은 안마의자의 가격은 월 4만9500원(39개월 할부)였다. 5만원이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마사지 한 번 받는 돈으로 집에서 무제한 안마를 즐기자’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가입자가 늘어나자, 박 대표는 제품을 단계적으로 고급화해 지금은 월 19만9500원짜리 최고가 제품까지 출시했다.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시장을 두드리며 고객이 지갑을 더 열도록 만들었다”며 “불황인데도 나를 위한 작은 사치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젊은 소비자들의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를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고 했다.

39개월짜리 할부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성공적이었다. 박 대표는 “안마의자를 사용하는 고객은 대부분 신용등급이 좋은 중산층 이상”이라며 “대여하는 39개월 동안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만족감을 주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 금융 거래를 갱신하는 마케팅 전략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엔 서울 강남구 도곡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사옥을 마치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처럼 꾸몄다. 서울 특급 호텔 요리사와 강남의 헤어디자이너를 영입해 회사 안에 고급 레스토랑, 뷰티숍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물론 VIP 고객이 수시로 찾아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 ’을 만든 것이다. 최근엔 의료진이 주축이 된 ‘메디컬 R&D(연구개발) 센터’를 만들어 단순한 안마를 넘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의학 연구에도 착수했다. 박 대표는 “현재 3% 안팎인 국내 안마의자 보급률을 5년 내에 10%로 끌어올리겠다”면서 “중국·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안마의자를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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