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중국의 무명 청년 마윈에게 만난지 6분만에 200억원을 건넨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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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차이나 김희동 기자]


━  알리바바 투자로 성공한 소프트뱅크 차이나, 제2의 알리바바를 찾는다

━  투자 대상도 정보통신에서 의료, 소비, 에너지 분야로 확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중국에서 온 마윈이란 사내에게 선뜻 투자를 결정했다. 그것도 단 6분만에 말이다. 영어강사로 창업 경험이 전무했던 그에게 2,000만 달러(약 200억원)를 건네 준 이 일화는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만큼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 작은 인연으로 시작된 소프트뱅크와 중국의 관계는 중국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다. 마윈은 현재 중국 3대 IT기업인 알리바바의 회장이다.

 

<단 6분만에 마윈에 투자를 결정한 손정의(왼쪽)와 마윈>


현재 중국 내 소프트뱅크를 분류하자면 총 3개 VC로 나눌 수 있다. 한 곳은 1999년 중국 보험업체와 일부 정부기구가 참여해 설립한 소프트뱅크 중화기금관리유한공사(软库中华基金管理有限公司), 또 다른 한 곳은 UT Starcom(UT斯达康)과 합작으로 설립한 소프트뱅크 차이나(SBCVC),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은 Cisco(思科)와 합작으로 설립한 SAIF(赛富亚洲)로, 이들 합작법인들은 소프트뱅크와의 협약을 통해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현지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 본사의 소프트뱅크 역시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본 기사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할 부분은 SBCVC, 소프트뱅크 차이나이다.

소프트뱅크 차이나(SBCVC)의 대중국 투자는 안전성을 으뜸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프트뱅크 차이나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펀딩을 실시한 대상은 알리바바, 타오바오, C-Trip, Focus Media 등의 업체로 소프트뱅크의 자금이 유입되기 이전에 이미 그 성장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자산가치가 어느 정도 부풀려진 뒤였다. 하지만 뒤늦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액의 열 배에 가까운 투자회수를 보이며 중국 투자업계 연착륙에 성공했다.

2000년 중국행을 택한 뒤 소프트뱅크 차이나는 주로 TMT(Technology, Media, Telecom)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안전제일’을 외치며 중국에 입성한 그들다운 행보였다.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되어버린 손정의와 마윈의 만남에서 소프트뱅크는 마윈에 2,000만 달러를 쥐어주었다. 그리고 마윈이란 인물을 통해 얻은 알리바바에 대한 믿음, 그리고 알리바바가 선보인 타오바오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이해 등, 동시다발적 투자보다는 집중적인 투자, 믿음을 밑바탕에 둔 투자를 선보였다.


‘온중구진(
中求进)’ 

최근 들어 소프트뱅크 차이나의 이러한 보수적 투자행보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기존 TMT에 제한되어 있던 투자 대상을 의료(바이오, 헬스케어 포함), 소비, 에너지 분야로 점점 더 그 투자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소프트뱅크 차이나는 광둥성 포산(佛山)시에 6억 위안 규모의 VC 펀드를 설립하며 성장단계에 있는 의료산업 관련 기업에 대대적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소프트뱅크 차이나의 쉐춘허(薛村禾) 대표는 개인적으로 상하이에 ‘iStart(起点创业营)’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해 중국의 새로운 희망이 될 업체들을 적극 돕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력한 변화는 서부로 향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프트뱅크 차이나는2006년 위안화 펀드를 조성해 충칭(重庆)과, 청두(成都), 시안(西安)과 인촨(银川) 등 중국 중서부지역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중국 서부대개발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청두와 충칭에서 TMT산업이 점차 활발하게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자 소프트뱅크 차이나는 현지 기업에 소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국 서부로 가는 교두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소프트뱅크 차이나가 중국에서 가장 큰 수익을 기록했던 것은 중국 진출 이듬해인 2001년, 알리바바가 중국을 점령하면서 소프트뱅크 차이나는 그야말로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그 이후 소프트뱅크는 안정적 성장을 슬로건으로 조금씩 투자 범위를 확대해왔다. 그리고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소프트뱅크 차이나는 제2의 알리바바를 찾아 나서고 있다.



김희동 기자 hdkim@dudu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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