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기자의 미래이야기] 초연결사회의 탄생…싸이를 월드스타로 만들다
기사입력 2015.07.27 13: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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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 오빤~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는 21세기를 10여 년 지난 2012년 7월 15일 지구촌 가요계에 도전장을 냈다. ‘강남 스타일’을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전 세계가 그의 뮤직비디오에 열광한 것이다.

단 5개월만인 2012년 12월 조회수 10억 건을 돌파했다. 유튜브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단 기간, 최다 조회수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열풍은 이어져 국내 가수 싸이는 순식간에 월드스타로 받돋움했다. 지난해 5월 조회수는 20억 건을 돌파한데 이어 지금 23억 건이 넘는다.

어떻게 이같은 기적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전 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유튜브의 ‘초연결성(Hyper Connectivity)에 있다.

20세기 말에 일어난 정보통신혁명은 지구촌에 존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연결해주는 ‘친구 시대’를 열었다.

# 초연결성의 ‘넥스트 패러다임’을 읽어라

IT혁명으로 통하는 정보통신혁명이 만들어낸 넥스트 패러다임은 바로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eity)’의 탄생이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이메일이 팩스를 대신해 사람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블로그, 카페, 개인 홈페이지가 친구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이어 21세기 들어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연결의 대상을 국가 차원을 넘어 전세계로 확대해줬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소통의 수단을 SNS와 카카오톡을 통한 문자로 바꿔놓으면서 정보의 전파속도를 배가시켰고 사람들의 사회성을 일깨우며 ‘소셜 혁명(Social Revolution)’을 일으켰다. 세대 간, 친구 간, 국가 간 초스피드로, 초월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했다.

기존의 2차원적 연결사회를 더 열린 공간으로, 다차원적 초연결사회로 탈바꿈시켜놓은 것이다. 이로 인해 SNS로 통하는 소셜미디어, IT혁명으로 사람들이 정보화 기기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다차원적 세상, 즉 초연결사회가 태어났다.

싸이의 성공은 바로 21세기가 만들어준 넥스트 패러다임 초연결성의 어깨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미디어인 국내 방송과 신문이 아닌 21세기형 미디어 SNS로 국내가 아닌 전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을 알렸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글로벌 시민과 ‘강남 스타일’을 연결시켜 ‘음악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한 국가의 국민만을 연결하는 전통 미디어가 할 수 없었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게 바로 연결의 한계를 뛰어넘은 소셜미디어의 초연결성이다.

#유튜브, 비디오 혁명을 일으키다

유튜브가 등장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인 2005년 11월이다. 그해 2월 페이팔 직원이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은 사용자가 직접 찍은 재미난 비디오 영상을 올리고 공유하고 볼 수 있는 유튜브를 창업했다. 구글은 2006년 10월, 주식 교환을 통해 16억 5,000만 달러, 당시 우리 돈 1조 8천억이 넘는 돈에 유튜브를 인수했다.

현재 매달 방문자 수가 10억 명을 웃돈다. 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초연결성’이란 넥스트 패러다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동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주체는 방송국과 같은 전문가의 일로 여겼다.

하지만 유튜브는 이 같은 과거의 패러다임을 깼다. 누구든지 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튜브에 ‘초연결성’의 파워를 불어넣은 것이다. 유튜브 탄생 이전에 사람들은 전자우편으로 친구들에게 개별적으로 영상 파일을 보내주거나, 블로그나 다른 개인 홈페이지에 파일을 올려놓고 이를 내려 받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유튜브는 개인의 제작물을 일부가 아닌 원하는 사람 누구든지 볼 수 있는 세계에 노출시켰다.

2004년 2월 미국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태어난 페이스북은 어떤가? 10여 년만에 전 세계 14억 명을 연결시켰다. 이 같은 초연결성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재산 430억 달러를 가진 세계 갑부 9위에 올려놓았다.

기업가치는 2012년 상장 이후 160%나 폭등해 현재 2750억 달러(약 315조7550억 원)로 뛰었다.

# 초연결성, 세상을 ‘친구시대’로 바꾸다

페친(페이스북 친구), 트친(트위터 친구)...

SNS는 서로 모르는 사람을 ‘친구’세계로 불러냈다. 오랜 기간 잊고 지냈던 지인들을 ‘친구’로 다시 만들어줬다. 정보와 안부를 교환하며 사람들의 사회성을 일깨웠다. 쉽게 여론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디어가 됐다.

트위터에서 빌 게이츠나 오바마, 박근혜 대통령의 팔로워(follower)가 되어 ‘친구’가 될 수 있다.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은 수많은 인터넷 정보와 연결돼 있고 전화번호, 이메일 하나로 지인은 물론 낯선 사람과도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아랍의 민주화를 촉발시킨 ‘재스민 혁명’의 성공은 페이스북이라는 SNS로 연결된 ‘초연결성’의 승리였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청년의 억울한 분신자살 소식은 튀니지 국민들이 독재탄압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을 촉발시켰다. 아랍세계 전통 언론은 정보 통제에 나섰지만, 페이스북의 초연결성은 전통 언론의 파워를 맥없이 무너뜨렸다.

초연결성은 나아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촉발시켰다. 댓글과 SNS를 통해 올라오는 실시간 의견이 다양한 여론을 만들어냈다. 기업이나 정부, 개인은 상대방, 수요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즉각적인 피드백을 끌어낼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손쉽게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의 희망사항이 무엇인지, 우리 조직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초연결성의 반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인정보 노출 위험이 높고 잘못된 정보가 기업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불법, 과장 광고, 스팸메일의 발송이 수요자들을 피곤하게 할 수도 있고 잘못된 사이버 만남을 초래하기도 한다.

디지털시대의 넥스트 패러다임이 된 ‘초연결 사회’는 조직과 기업경영, 심지어 국가경영의 많은 원칙을 바꿔놓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초연결성’의 위력이 더욱 강해지게 된다. 21세기가 만든 ‘초연결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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