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스마트 新인류' 시대… 클릭을 유발하는 기업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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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20 03:03
지식 콘서트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넥스트 10년을 준비하라'
'클릭 디자인' 전략
빅데이터로 소비자 분석
스토리가 있는 상품 만들고
생태계 구축해 영향력 극대화
'고프로'의 성공요인
익스트림 스포츠용 카메라
이색 경험, 스토리로 만들어 대박
- ▲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인터넷이 글로벌화되고 초(超)연결사회가 구현되면서 인류는 '스마트 신인류'로 진화하고 있다.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모든 정보를 빠르게 얻길 바란다. 즉각 카피해서 전파하길 원하고, 타인에게 자랑하기를 즐긴다. 재미를 추구하면서 이를 함께 공감하며 나누길 바라고 엄청난 속도로 변화를 만들어 간다.
이런 스마트 신인류는 70억명 인구 중 12억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 회원만 해도 13억5000만명이다. 이들은 '밈(Meme)'을 통해 복제된 공통의 사고(思考) 패턴과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밈이란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를 뜻한다. 초연결사회에서 밈은 엄청난 전파 속도를 보여주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 버렸다.
클릭이 힘이다
이런 흐름을 간과한 기업들은 점차 무대 뒤로 밀려났다. 노키아·닌텐도·소니·파나소닉·모토로라…. 그리고 그 자리를 스마트 신인류에 집중한 구글·애플·페이스북이 장악했다.
미래는 어떨까. 이제는 모든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전파하거나(Super Connectivity), 다른 이들에게 쉽게 자랑할 수 있도록 만들거나(Hyper Connectivity), 스마트폰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낸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카카오톡·네이버·페이스북·구글·유투브·슈퍼셀·로비오모바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기업들은 클릭(click)을 이끌어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발적인 클릭은 기업 가치를 좌우한다.삼성전자를 보자. 스마트폰 갤럭시는 S3 출시 때까지 뜨거운 클릭을 유발했다. 그러나 S4부터 주춤하더니 S5에 이르러서는 추락했다. 삼성은 탄탄한 제조 기술력을 갖고 있다. S3까지는 이 기술력 자체가 클릭을 불렀다. 그런데 기술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삼성은 그 뒤로도 계속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고해상도 카메라, 유리창이 있는 케이스, 아몰레드 등 기술에만 집중했고, 이런 기술을 봐 달라고 광고를 퍼부었지만, 소비자들은 냉담했다.
애플은 달랐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기술, 디자인으로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소비자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았다. 클릭을 만들어야 하는 걸 깨닫고 아이팟은 아이튠, 아이폰은 앱스토어를 통해 성공했다는 걸 눈치 챘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제 사람들은 특이한 기술보다 더 재밌고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원한다는 걸 파악했다.
몇 개를 팔까가 아니라 얼마나 클릭을 만들어낼까 고민해야
그렇다면 이젠 제품을 디자인할 때 몇 개를 팔까 고민할 게 아니라 얼마나 클릭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 이게 '클릭 디자인'이다. 클릭을 디자인하려면 5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빅데이터에 주목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미디어를 활용하고, 생태계를 구축하고, 스피드를 올려야 한다.
빅 데이터는 소비자 마음을 읽는 도구다. 이런 빅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유리하다. 페이스북·유튜브·구글이 그들이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스토리가 있는 상품과 기업에 솔깃하고 자기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에 열광한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60%는 미디어다. 미디어 없이는 클릭도 없다. 제품 1개로 서비스 100개를 만들려면 생태계 구축은 필수다. 상생하는 동료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애플 스토어는 이 5가지를 절묘하게 버무렸다.
구글도 클릭 디자인에 남다르다.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한 포털 사이트인 줄 알았더니 웹 브라우저를 만들고, 지메일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도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모바일 안드로이드와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만 있으면 어디서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플랫폼을 갖추자 구글은 스토리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구글 글래스라는 신기한 제품을 슬쩍 보여주고 엄청난 클릭을 만들더니 무인 자동차 개발로 화제를 모으고, 본사 콘서트홀에서 K팝 콘서트를 기획한다. 이 콘서트는 동시 접속자 수 2200만명을 기록했다. 구글은 클릭을 모을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형을 보여준다.
- ▲ 빅 데이터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고 생태계를 구축해 영향력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한 액션 카메라 제조업체 고프로(왼쪽)와 애플의 광고
이런 클릭 디자인에 민첩했던 업체가 고프로(Gopro)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때 머리에 달아 자신이 눈앞에서 보는 광경을 동영상으로 찍을 수 있게 만든 카메라인데, 올해 39세인 창업자 닉 우드맨은 재산 가치가 39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SNS에 동영상을 올리고 싶은 사용자들이 아웃도어나 익스트림 비디오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개인의 색다른 경험을 스토리로 만들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가 있다면 좋을 것이란 발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가들에게 제품 사용을 제의했고, 이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익스트림 스포츠 업체는 물론 카메라 업체와 함께 판매 생태계를 구축한 뒤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 심지어 음료회사 레드불과 협력해 클릭을 극대화했다. 스토리보다는 판매 대수 중심으로 카메라에 접근한 기업들은 어떤 걸 만들었을까? 차량용 블랙박스 카메라다. 기술은 똑같은데 가격은 3배 차이. 아직 블랙박스 카메라 기업이 대박을 터뜨렸단 소식은 들은 바 없다.
요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에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 기업 타오바오가 큰손으로 통한다고 한다. 타오바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류 드라마가 엄청난 클릭 파워를 갖고 있다는 걸 눈치 채고 발 빠르게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클릭이 기업의 가치와 정비례한다면 관점을 바꿔봐야 한다. 제조기업 관점에서 벗어나 소비자 눈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간편함과 단순함을 잡아라
그렇다면 각양각색 소비자가 원하는 공통점은 뭘까? 그건 간편함과 단순함이다. 소비 행태에 일정한 패턴이 생기면 사람들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상품이 다양하고 구입이 간편하면 비즈니스는 탄탄해진다. 타오바오의 T몰은 회원 5억명을 보유하고 값싸고 간단한 제품들로 출발, 지금은 해외 명품숍까지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그야말로 수퍼파워다. 이러한 쇼핑 플랫폼들은 더 강력해지고 있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는 샤오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액세서리에서 가전제품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확보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저가의 좋은 품질이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영토를 확장한다. 자기 제품만으로는 세분화된 시장에서 오래 버틸 수 없다. 애플이 점령한 미국과 샤오미가 돌풍을 일으키는 중국에서 어떤 클릭 디자인을 해야 할까. 결국 생태계 조성이 답이다.
스마트폰을 산 뒤 사람들은 수많은 앱과 액세서리를 또 산다. 아이폰을 사면 온·오프라인으로 퍼진 애플 스토어에서 최신 액세서리를 바로 구경하고 살 수 있다.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갤럭시는? 일일이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 사이트에는 정품 액세서리 몇 개가 고작이다. 오프라인 가전 매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마존에서 액세서리가 7000여개 검색되지만 이게 갤럭시에서 잘 들어맞는지 알 수 없다. 이게 생태계가 만드는 차이다. 지난 2년간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갤럭시 구입 후 즐거움을 사고 싶어 했던 소비자들을 외면했다.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삼성은 여전히 세계 스마트폰 1위 기업이다. 훌륭한 플랫폼을 갖췄다. 자체 사이트로 자신이 없다면 일단 아마존·타오바오몰에 애플 스토어 같은 갤럭시 스토어를 만들고, 최소 1000개 이상 참신한 액세서리를 팔아야 한다. 클릭 몇 번만으로 간단하게 살 수 있게도 해줘야 한다. 그런 생태계를 기반으로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갤럭시 전용 액세서리 기업이 10여개 나오고, 이어 매출 1000억원, 100억원, 1억원 기업이 줄줄이 꿈을 키워가는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포스트 스마트폰 시장도 두려울 이유가 없다.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3D 프린터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자연스레 갤럭시 생태계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애플은 하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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