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방CJ, 중국 홈쇼핑시장 독보적 1위…CJ오쇼핑 운영비결, 소비자 신뢰구축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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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27 06:00
- ▲ 18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동방CJ에서 신정수 부총경리가 동방CJ 성공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윤종은 기자
17일 중국 상하이 궈딩구에 위치한 동방CJ 사무실. 신정수 동방CJ 부총경리는 CJ오쇼핑이 중국에 진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신뢰구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방CJ는 CJ오쇼핑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2003년 중국 미디어그룹 상하이미디어(SMG)와 만든 합작회사다.
신정수 부총경리는 “한국에선 홈쇼핑을 유통업으로 분류하지만 중국에선 방송국만 사업할 수 있어 합자회사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동방CJ, 한국식 홈쇼핑을 중국에 이식하다
- ▲ 올해는 동방CJ 개국 10주년이 되는 해다. CJ오쇼핑은 중국 진출을 통해 중국 홈쇼핑 업계에 한국식 홈쇼핑 틀을 정착시켰다. / 윤종은 기자
동방CJ가 중국에 첫 진출했을 때만 해도 중국엔 홈쇼핑 전문 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방송 프로그램 사이에 약 10분간 홈쇼핑 방송이 나오는 정도였다.
동방CJ는 중국에 처음으로 홈쇼핑 전문 채널을 만들었다. 다른 업체들이 동방CJ를 따라 홈쇼핑 채널을 만들었다. 중국 내 홈쇼핑 채널은 총 30개가 됐다. 전국 방송이 가능한 업체만 11개에 이른다.
동방CJ는 중국 내 홈쇼핑업계에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위 업체 매출은 동방CJ의 40%에 불과하다.
CJ오쇼핑의 운영 비결은 동방CJ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방송 시간은 제품당 30분으로 편성했다. 한국 방송보다는 짧은 편이지만 이전 중국 홈쇼핑과 비교하면 3배 긴 시간이다.
제품 정보만 전달하던 수준에서 한국 홈쇼핑처럼 쇼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도 했다. 체험담 등 상품 관련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이다. 홈쇼핑도 일반 방송 프로그램처럼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쇼핑호스트(홈쇼핑 채널에 나와 상품 정보를 제공해 구매를 유도하는 프로그램 진행자)의 역량이 중요했다. 동방CJ는 이를 위해 중국 쇼핑호스트를 한국 CJ오쇼핑으로 보내 교육하곤 했다.
올해부턴 교육 프로그램을 더 체계적으로 실시한다. 우수 쇼핑호스트와 PD(프로듀서)를 선정해 한국에서 교육하고 중국에 돌아오면 만든 방송을 다시 컨설팅한다. 신정수 부총경리는 “한국에서 교육받은 직원이 사내 직원 상대로 교육 내용을 전파해 교육 효과는 더 클 것”으로 기대했다.
◆ 신뢰 높이는 성공전략① “아무 물건이나 팔지 않아”
- ▲ 18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동방CJ 본사 스튜디오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윤종은 기자
“이 염색약은 한국에서 다년간 인기를 끈 상품입니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고, 동방CJ에서도 5년간 계속 인기 상품이었죠. 제품이 우수하다는 증거입니다.”
18일 오후 2시 동방CJ 본사 1층의 한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이 진행 중이었다. 여성 쇼핑호스트 2명은 부분 가발을 물에 담갔다 뺐다하면서 상품을 설명했다. 카메라는 가발을 확대해 보여주고 쇼핑호스트는 마감이 임박하자 주문량을 확인하며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동방CJ에서 팔리는 물건 중엔 한국 제품이 많다. 유명 브랜드 제품부터 한국 TV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인기 중소기업 상품도 종종 볼 수 있다.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동방CJ에선 한국처럼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높지 않아요. 고객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인지도있는 제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정수 부총경리가 말했다.
동방CJ가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땐 홈쇼핑에 대한 고객 신뢰도는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수수료가 비싸다보니 업체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제품의 질을 떨어뜨렸다. 실망한 고객은 홈쇼핑을 떠나갔다.
동방CJ는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 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 TV, 락앤락 등 중국에서 인지도 높은 제품을 주요 시간에 편성했다.
동방CJ 스튜디오 중 한 곳에선 필립스 주방용품의 판매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넓은 무대도 마련돼있다. 신정수 부총경리는 “BMW 미니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자동차가 이곳에서 판매됐다”고 말했다.
휴롬 원액기, 리체나 염색제, 셀더마 팩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한국 CJ오쇼핑에서 오랜 시간 인기를 끌며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동방CJ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 신뢰도 높이는 성공전략② “대형마트보다 꼼꼼한 품질관리”
- ▲ 동방CJ는 철저한 품질관리로 고객 신뢰도를 끌어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윤종은 기자
동방CJ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철저한 품질관리 절차를 통과해야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를 제외한 제품은 대부분 전수검사가 이뤄진다.
검사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상품이 판매되기 전 샘플(표본상품)에 대해 MD(상품기획자)가 일차 검사하고, 제품이 창고에 입고될 때 샘플과 입고되는 제품이 일치한지 다시 확인한다.
신정수 부총경리는 “오리털 99%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놓고 90% 상품을 가져오면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상품이 워낙 많아 모든 제품에 대해 전수검사하진 못하지만 철저히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마지막 품질관리는 판매 후 고객 불만율에 따라 이뤄진다. 불만율이 5%가 넘어가면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진다. 문제가 개선되면 다시 방송에서 판매되지만, 문제가 반복되면 협력업체와 거래를 중단한다. 특히 문제가 발생할땐 고객 요청 전에 자발적으로 리콜해 신뢰를 높인다.
신정수 부총경리는 “유리로 된 주방용품에 대해 고객 2~3명이 가열 시 유리가 깨진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바로 전량 회수한 적 있다. 소수의 불만이었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해 신속히 처리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대… 인테리어·개인상품·식품
- ▲ 18일 중국 상하이 동방CJ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란제리 브랜드가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동방CJ는 앞으로 패션, 란제리 등 개인을 위한 소비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 윤종은 기자
동방CJ는 3가지 성장 동력에 주목한다. 인테리어와 개인소비 상품 그리고 식품이다.
중국에서 아파트 분양시 인테리어를 설치하지 않는다. 시멘트가 드러난 구조물 그 자체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개별적으로 인테리어해야 한다.
신정수 부총리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소파, 개수대 등 인테리어 소품부터 부엌개조까지 인테리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상품은 패션이나 이·미용 제품 같이 개인을 위한 소비 상품을 의미한다. 중국에선 주방용품, 가전제품 등 같이 가족 단위 소비가 많았다. 최근 들어 개인상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처음으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프랑스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는 단계로 CJ오쇼핑과 공동 기획 중이다. 가격대는 홈쇼핑에서 팔리는 패션보다 20~30% 비싼 중·고가 제품이 될 예정이다.
식품은 저가와 고가 두 가지 가격 전략을 취한다. 먼저 생과일 등 비교적 단가가 저렴한 제품을 당일배송해 반복 구매율을 높인다. 동방CJ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동충하초 등 고가 건강식품군도 함께 강화한다. 단가가 낮은 식품군을 판매하며 떨어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정수 부총리는 “중국에선 수입 식품과 건강 제품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건강식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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