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아파트서 '불'…어떻게 대피할지 몰라"
[[대한민국은 위험공화국이다] 화재 '사각지대' 고층건물]
# 40층이 넘는 서울 강남의 한 고층건물에서 근무하는 A씨(27·여)는 입사 후 한 번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A씨는 "첫 입사 후 수 개월 간의 교육을 받을 동안 비상 시 대피 방법 등에 대한 안전 교육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막연히 불이 안 나길 바라고 있을 뿐 불이 나면 이 빌딩 안의 수백 명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사내에서 대피 훈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A씨는 "사고 후 인트라넷에 비상시 대피 방법을 안내한 영상이 올라왔다"며 "일부 사원들은 모의 훈련을 하자고 건의하는데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인재'(人災)의 위험은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고층건물도 예외는 없다.
◇ 대형 참사로 번지는 것 막으려면 의식 변화부터
지난 2010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50층 이상 초고층건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화재 시뮬레이션에서 건물 중간에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와 연기 등이 불과 5분 만에 건물 상층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화재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고층건물 입주 시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거나 주기적으로 피난 훈련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고층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꾸준한 훈련 등이 대형 참사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남용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평소에 화재를 대비해 대피 교육이나 훈련 등이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호텔 등에 투숙할 때 피난통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냐. 설계 상 다른 용도로 쓰면 안되는 피난 구역도 창고 등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형 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방방재청에서 주관하는 합동 훈련은 연 1회 뿐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건물 내 소방안전관리자 등에게 인근 소방서가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건물 내부 거주민이나 직원들에게 모의 훈련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철저한 안전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일본은 방화·방재 훈련이 가장 철저한 곳 중 하나다. 일본 도쿄의 고층건물에서는 방재센터 주도로 수시로 대피 훈련이 실시된다. 화재 상황을 가정해 놓고 대피 방법, 진화 작업 순서, 인명 구조 등을 각 지침대로 철저히 훈련한다.
◇ 사다리차로 화재 진압 한계…건물 자체 방재시스템 강화해야
고층건물 자체의 방재시스템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고층건물의 특성상 특별피난계단이나 비상승강기를 이용하더라도 지상으로 대피하는데 1~2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건립 중인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경우 비상시 123층 꼭대기층에서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해 지상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무려 1시간58분. 특별피난계단과 비상승강기를 이용해도 1시간3분이 걸린다.
소방사다리차의 한계도 지적된다. 현재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소방사다리차의 작전가능 최고높이는 55m(약 18층). 30층 이상의 고층건물 화재를 진압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동호 인천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고층 건물 화재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피 중 연기에 노출되지 않는 기술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화재 연기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시 대피자의 시야 확보가 어렵고 이로 인해 탈출이 늦어지면서 질식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현재 다수의 고층건물은 무창층(windowless floor)의 유리로 설계되는 글라스월(Glass wall) 방식으로 화재 시에도 평소와 같이 환기가 기계적으로 적용된다"며 "화재 시에는 연기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방재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슈팀 박다해기자 @
일본 도쿄에 밀집해 있는 고층 건물/ 사진=머니투데이DB |
# 40층이 넘는 서울 강남의 한 고층건물에서 근무하는 A씨(27·여)는 입사 후 한 번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A씨는 "첫 입사 후 수 개월 간의 교육을 받을 동안 비상 시 대피 방법 등에 대한 안전 교육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막연히 불이 안 나길 바라고 있을 뿐 불이 나면 이 빌딩 안의 수백 명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사내에서 대피 훈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A씨는 "사고 후 인트라넷에 비상시 대피 방법을 안내한 영상이 올라왔다"며 "일부 사원들은 모의 훈련을 하자고 건의하는데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인재'(人災)의 위험은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고층건물도 예외는 없다.
◇ 대형 참사로 번지는 것 막으려면 의식 변화부터
지난 2010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50층 이상 초고층건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화재 시뮬레이션에서 건물 중간에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와 연기 등이 불과 5분 만에 건물 상층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화재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고층건물 입주 시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거나 주기적으로 피난 훈련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고층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꾸준한 훈련 등이 대형 참사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남용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평소에 화재를 대비해 대피 교육이나 훈련 등이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호텔 등에 투숙할 때 피난통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냐. 설계 상 다른 용도로 쓰면 안되는 피난 구역도 창고 등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형 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방방재청에서 주관하는 합동 훈련은 연 1회 뿐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건물 내 소방안전관리자 등에게 인근 소방서가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건물 내부 거주민이나 직원들에게 모의 훈련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철저한 안전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일본은 방화·방재 훈련이 가장 철저한 곳 중 하나다. 일본 도쿄의 고층건물에서는 방재센터 주도로 수시로 대피 훈련이 실시된다. 화재 상황을 가정해 놓고 대피 방법, 진화 작업 순서, 인명 구조 등을 각 지침대로 철저히 훈련한다.
◇ 사다리차로 화재 진압 한계…건물 자체 방재시스템 강화해야
고층건물 자체의 방재시스템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고층건물의 특성상 특별피난계단이나 비상승강기를 이용하더라도 지상으로 대피하는데 1~2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건립 중인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경우 비상시 123층 꼭대기층에서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해 지상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무려 1시간58분. 특별피난계단과 비상승강기를 이용해도 1시간3분이 걸린다.
소방사다리차의 한계도 지적된다. 현재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소방사다리차의 작전가능 최고높이는 55m(약 18층). 30층 이상의 고층건물 화재를 진압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동호 인천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고층 건물 화재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피 중 연기에 노출되지 않는 기술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화재 연기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시 대피자의 시야 확보가 어렵고 이로 인해 탈출이 늦어지면서 질식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현재 다수의 고층건물은 무창층(windowless floor)의 유리로 설계되는 글라스월(Glass wall) 방식으로 화재 시에도 평소와 같이 환기가 기계적으로 적용된다"며 "화재 시에는 연기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방재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슈팀 박다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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