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10% 줄이면 연비 6% 향상… 자동차는 다이어트 중
현대車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차체 절반 이상이 초고장력 강판… L당 22.4㎞ 고연비 실현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1.5t 승용차의 무게를 10% 줄일 경우 연비를 6% 높일 수 있으며, 대기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을 8.8%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가속과 조향 성능은 각각 8%, 6% 향상되고 제동 거리는 5% 단축된다. 차대 부품의 수명도 1.7배 늘어난다.

◇가볍고 단단한 車의 비밀, 신소재 강판
올해 1월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L당 22.4㎞다. 아이오닉이 고연비를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체중 감량에 있다. 아이오닉은 경량화를 위해 '초고장력 강판(AH SS)'을 차체의 절반 이상(53%)에 적용했다. AHSS는 일반 강판보다 두께가 얇으면서 강도나 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가볍지만 단단해 기존 차보다 더 얇게 차체를 제작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제네시스 EQ900과 쏘나타, 기아차 K7, 쏘렌토 등 주요 국산차의 AHSS 비율은 51% 이상이다.
알루미늄은 경량화 시대에 가장 주목되는 소재 중 하나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도 주력 모델인 모델 S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주행거리를 늘렸다. 으로 제작된 자동차도 등장했다. 플라스틱에 탄소섬유를 넣어 만든 고강도 복합 소재인 CFRP의 무게는 철의 50%, 알루미늄의 80% 수준이다. 2014년 BMW는 CFRP로 만든 양산형 전기차 i3를 출시했다. BMW의 플래그십 모델 뉴 7시리즈도 차체에 CFRP를 적용해 무게를 기존보다 130㎏ 줄였다. 고급 스포츠카들은 차체 부품에 마그네슘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그네슘은 현재 상용되는 가장 가벼운 금속 소재다. 포르쉐는 최근 신차의 지붕을 마그네슘으로 만들어 지붕 무게를 30% 이상, 전체 차량 무게를 10% 이상 줄였다. 마그네슘 역시 가격이 비싸고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자동차 부품 업계, 고강도 복합 소재 개발 박차
자동차 부품 업계도 경량화 부품의 선행 기술 개발과 양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아이오닉 '버스바'에 이종 복합 소재인 '클래드 메탈'을 적용했다. 막대형 전도체인 버스바는 전장 부품 간 전류 통로 역할을 하는 부품. 구리로 만들어진 버스바는 밀도가 높아 무겁다. 이를 클래드 메탈로 대체하면서 무게를 45% 줄였다. 또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의 로어암과 너클 등 차대 모듈 부품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경량화를 꾀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마그네슘 부품의 확대 적용과 함께 이종 금속 접합, 고강도 복합 소재, 금속 및 고분자 접합 등 다양한 경량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첨단소재는 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LWRT)을 개발해 승용차의 언더커버에 활용하고 있다. 차체 하부를 보호하는 언더커버는 공력 성능을 향상해 연비를 높이고 소음을 줄일 수 있다. 현재 한화첨단소재가 개발한 언더커버는 현대차 제네시스나 기아차 K9, 한국GM 캡티바 등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경량화 소재를 활용한 자동차 범퍼 백빔 생산기술로 최근 정부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범퍼 백빔은 자동차 충돌 시 충격을 완화해 차체 손상을 줄이는 범퍼 내부 구조물이다. 현대차와 개발한 이 기술은 LG하우시스가 개발한 연속섬유복합재(CFT)를 적용, 기존 부품보다 중량을 15% 줄이면서 범퍼의 충돌 안전 성능을 보장한다. 문희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업체들이 과거 단순히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 부품 만들기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과 친환경성 등도 고려해 개발하고 있다"며 "알루미늄과 CFRP, 마그네슘 등의 소재가 자동차 경량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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