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세계` 깊이있게 파헤친 입문서
입력: 2014-07-10 19:00
[2014년 07월 11일자 15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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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의 소셜미디어 특강/한상기 지음/에이콘출판 펴냄/479쪽/2만8000원
2012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솔로들에게 가슴 뛰는 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솔로대첩'이다. 행사는 아주 직관적으로 계획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들은 남자들은 흰색, 여자들은 빨간색, 커플은 초록 계열의 옷을 입고 한 장소로 모이는 것이다. 남녀는 대기하다가 진행자가 신호를 보내면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달려가 손을 잡는 방식이었다.
솔로대첩을 기획하고 진행한 것은 어떤 기업이나 단체가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모임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페이스북 아이디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를 사용하는 유태형 씨는 '솔로 형·누나·동생분들, 크리스마스 때 대규모 미팅 한번 할까'라는 글을 올렸고 이에 수 만명의 네티즌이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솔로대첩은 원래 서울특별시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각 지역에 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주최해 부산, 대구, 천안, 제주 등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열리게 됐다. 개그맨과 레이싱 모델 및 신인 걸그룹 등 일부 연예인들까지 이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참가 신청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경찰 측은 2만 명 가량이 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결과적으로 행사는 실패했지만, 당시 이 새로운 유형의 집단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경이로움을 느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그러면서도 어떤 복잡한 관계의 네트워크에 선을 이루고 있는 이 사람들을 한푼의 돈을 쓰지 않고 한날 한시에 모이도록 한다는 것, 참으로 대단한 힘이다.
이 같은 힘의 원천을 무엇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단순히 솔로대첩의 예처럼 파급력있는 메신저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는 기하급수적으로 그 세를 확장해 나가면서 개인과 사회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본적이 없지만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때로는 평가를 해준다. 사소한 것이라도 소통할 수 있게 24시간 깨어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눠주기도 하고 일면식 없는 이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오프라인 만남은 어색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라면 10년 지기 친구만큼이나 소통이 잘 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 없이,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드나 들고 어떤 때는 오프라인의 생활 시간만큼 소셜미디어에 붙어살기도 하지만 아직 이 곳의 정체를 잘 모른다. 그래서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소셜미디어, 도대체 넌 누구냐?
이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책이 바로 '한상기의 소셜미디어 특강'이다. 이 책은 그동안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연구들과 함의를 일목요연하고 상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은 크게 네 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1부는 소셜미디어의 정의와 경제, 사회,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짚어나간다. 2부를 통해서는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태동하고 발전했는지, 그리고 어떤 서비스가 성장하고 몰락했는지를 살펴본다. 현재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서비스와 혁신적 시도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3부에서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이유와 동기, 정체성과 감성에 대한 분석, 프라이버시와 공적 공간에 대한 논의 등을 담고 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난 인간 행동이 기존 사회학이나 심리학, 인류학에서 발견한 결과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변화와 요인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많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인간행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4부 마지막 장을 통해서는 평판과 피드 랭킹에 대한 이슈 등을 여러 학자의 주장과 연구, 기업의 시각,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와 함게 소셜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 주제와 향후 과제, 소셜 데이터의 공공적 가치와 의의, 이 같은 사회 변화가 가져올 이슈와 논점 등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4부 마지막 장을 통해서는 하이퍼 커넥티드(초연결) 사회, 하이퍼 퍼블릭, 하이퍼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이 갖는 의미와 오늘 날 필요한 논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소셜미디어를 하나의 마케팅 도구나 기업 전략, 아니면 청소년 소통 창구, 모바일 시대의 부산물 정도로 여겨왔던 여타의 다른 책들과 달리 하나의 세계이자 학문으로서의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조명하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진행돼 왔던 다양한 관점의 심도 있는 연구들을 총 망라하고 있어 소셜미디어의 기본부터 현안까지 차근 차근 지식을 다지는 데 유용하다. 소셜미디어의 세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까지 지식세계에 탄탄한 주춧돌이 돼 줄 책이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2012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솔로들에게 가슴 뛰는 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솔로대첩'이다. 행사는 아주 직관적으로 계획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들은 남자들은 흰색, 여자들은 빨간색, 커플은 초록 계열의 옷을 입고 한 장소로 모이는 것이다. 남녀는 대기하다가 진행자가 신호를 보내면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달려가 손을 잡는 방식이었다.
솔로대첩을 기획하고 진행한 것은 어떤 기업이나 단체가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모임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페이스북 아이디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를 사용하는 유태형 씨는 '솔로 형·누나·동생분들, 크리스마스 때 대규모 미팅 한번 할까'라는 글을 올렸고 이에 수 만명의 네티즌이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솔로대첩은 원래 서울특별시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각 지역에 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주최해 부산, 대구, 천안, 제주 등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열리게 됐다. 개그맨과 레이싱 모델 및 신인 걸그룹 등 일부 연예인들까지 이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참가 신청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경찰 측은 2만 명 가량이 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결과적으로 행사는 실패했지만, 당시 이 새로운 유형의 집단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경이로움을 느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그러면서도 어떤 복잡한 관계의 네트워크에 선을 이루고 있는 이 사람들을 한푼의 돈을 쓰지 않고 한날 한시에 모이도록 한다는 것, 참으로 대단한 힘이다.
이 같은 힘의 원천을 무엇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단순히 솔로대첩의 예처럼 파급력있는 메신저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는 기하급수적으로 그 세를 확장해 나가면서 개인과 사회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본적이 없지만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때로는 평가를 해준다. 사소한 것이라도 소통할 수 있게 24시간 깨어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눠주기도 하고 일면식 없는 이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오프라인 만남은 어색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라면 10년 지기 친구만큼이나 소통이 잘 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 없이,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드나 들고 어떤 때는 오프라인의 생활 시간만큼 소셜미디어에 붙어살기도 하지만 아직 이 곳의 정체를 잘 모른다. 그래서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소셜미디어, 도대체 넌 누구냐?
이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책이 바로 '한상기의 소셜미디어 특강'이다. 이 책은 그동안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연구들과 함의를 일목요연하고 상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은 크게 네 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1부는 소셜미디어의 정의와 경제, 사회,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짚어나간다. 2부를 통해서는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태동하고 발전했는지, 그리고 어떤 서비스가 성장하고 몰락했는지를 살펴본다. 현재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서비스와 혁신적 시도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3부에서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이유와 동기, 정체성과 감성에 대한 분석, 프라이버시와 공적 공간에 대한 논의 등을 담고 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난 인간 행동이 기존 사회학이나 심리학, 인류학에서 발견한 결과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변화와 요인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많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인간행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4부 마지막 장을 통해서는 평판과 피드 랭킹에 대한 이슈 등을 여러 학자의 주장과 연구, 기업의 시각,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와 함게 소셜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 주제와 향후 과제, 소셜 데이터의 공공적 가치와 의의, 이 같은 사회 변화가 가져올 이슈와 논점 등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4부 마지막 장을 통해서는 하이퍼 커넥티드(초연결) 사회, 하이퍼 퍼블릭, 하이퍼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이 갖는 의미와 오늘 날 필요한 논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소셜미디어를 하나의 마케팅 도구나 기업 전략, 아니면 청소년 소통 창구, 모바일 시대의 부산물 정도로 여겨왔던 여타의 다른 책들과 달리 하나의 세계이자 학문으로서의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조명하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진행돼 왔던 다양한 관점의 심도 있는 연구들을 총 망라하고 있어 소셜미디어의 기본부터 현안까지 차근 차근 지식을 다지는 데 유용하다. 소셜미디어의 세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까지 지식세계에 탄탄한 주춧돌이 돼 줄 책이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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