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의 감각’ 스캐너로 제품 훑고 건강쇼핑
식품 오염·변질이나 의약품 안전성 등 판독
주머니에 쏙…내년 300달러 안팎으로 시판
스키오로 물건의 화학 조성을 판독하고 있는 모습. |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쇼핑의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 유통기한을 살펴보는 것은 이제 기본이고, 식품 첨가물의 성분을 살펴보는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포장지 재질의 유해성까지 따지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높아진 건강 인식을 겨냥이라도 한 듯 사람들의 쇼핑 행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는 혁신적 기기가 개발됐다. 최근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컨슈머 피직스(Consumer Physics)가 개발한 이 기기는 식품이나 의약품, 아니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들이 어떤 화학물질들로 구성돼 있는지 분석해 알려주는 화학분자 스캐너다. 스키오(SCiO)라는 이름의 이 휴대용 기기는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근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해 물건의 화학조성을 판독한다. 근적외선 분광법이란 각기 고유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분자에 빛을 비춰 각 분자 특유의 광학적 신호를 포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광학적 신호를 통해 해당 물건에 어떤 분자물질들이 포함돼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 기기에 인간의 오감을 빗대 ‘제6의 감각‘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제품 개발 과정. 맨왼쪽이 지난해 완성한 첫번째 시제품, 오른쪽은 시판될 제품 모형. 각 시제품의 오른쪽에 있는 것이 광학 센서다. |
시판용 스키오에 들어갈 광학 센서. |
스키오의 최종 제품 디자인을 결정하기 전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제시된 디자인 아이디어들. |
적외선을 비추면 테이터베이스에서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3년 전 개발을 시작해 이제 시판용 제품 개발 막바지에 다다른 이 기기는 우선 식품, 의약품, 원예작물 등 세 가지 분야의 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키오를 물건에 비춘 뒤 클릭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예컨대 한 조각의 치즈가 얼마나 많은 열량을 갖고 있는지, 토마토는 언제 가장 잘 익는 시기에 도달하는지 알 수 있다. ‘스키오’라는 이름 자체가 라틴어에서 ‘알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말이라 한다. 현재 개발된 것은 흥미를 유발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오염되거나 변질된 식품을 식별하거나 의약품이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해 줌으로써 사람들의 건강관리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쪽은 설명한다. 스키오 발명자이자 회사 설립자인 미국 MIT 출신의 드로 샤론(Dror Sharon)은 “우리는 사람들과 세계를 가장 근본적으로 이어주고 있는 것을 찾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키오를 차세대 구글링(인터넷 검색) 도구에 비유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사용자가 뭔가를 알고 싶으면 관련 단어를 검색 엔진에 문자로 입력한 뒤 쓸모있는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한번에 흡족한 정보가 검색되지 않으면 몇번이고 이런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스키오는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기기를 그냥 물건에 갖다 대고 적외선을 비추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스키오가 이 물건의 화학 조성을 읽어낸 뒤 이 정보를 무선으로 데이터베이스에 보내고, 데이터베이스에서 그 정보를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보내준다. 샤론은 이 기기가 계속 업그레이드될 경우, 사람의 신체나 산업현장에까지도 용도를 넓혀가면서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키오로 판독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의 분석을 거쳐 스마트폰 앱에 전송된다. |
스마트폰 앱에 전송되는 분석 정보의 예. |
컨슈머 피직스의 연구원들이 스키오의 알약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 |
스캔 데이터 고스란히 축적, 세계 최대 물질 데이터베이스 꿈
샤론은 이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틀 통해 1만1000명의 후원자들로부터 2백만달러 이상을 모았다. 주목할 것은 스키오 사용자들이 보내는 스캔 정보들은 고스란히 스키오의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된다는 점이다. 그는 수천명의 투자자들이 올해 말까지 스키오 첫 제품을 받게 되면 사용자들 사이에 물질 정보를 공유하게 돼 방대한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꿈꾸고 있다. 특히 후원자들 중 수백명은 스키오 소프트웨어를 실험하고 수정할 개발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샤론은 “200만달러를 모은 것은 분명 멋진 일이지만, 펀딩 그 자체보다 개발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이 더욱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술투자자인 요시 바르디(Yossi Vardi) 역시 이런 특징이 스키오의 가장 큰 힘이라며 “스키오는 일종의 개방형 혁신 공동체”라고 거들었다. 샤론은 일반 소비자들은 2015년 중 300달러 안팎의 가격에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샤론의 계획대로 스키오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스키오는 오염된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미래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겠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MAMAA, 미래 ,ICB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부, 홀로그램 시대 준비 나섰다 (0) | 2014.07.17 |
---|---|
특별기획_사물 인터넷 혁명, 모바일 시장판도 바꾼다_1부 (0) | 2014.07.14 |
[강병준의 IT 인사이드] 차세대 인터넷 신사업 사물인터넷을 말하다 (0) | 2014.07.14 |
사물인터넷, IoT(Internet of Things)는 무엇일까? (0) | 2014.07.14 |
'구글 글라스'로 비밀번호 다 본다…사생활 침해 '논란' (0) | 2014.07.13 |
소리 없이 1000억원 번 페이스북코리아 대기업 시장도 `눈독` (0) | 2014.07.13 |
메르세데스벤츠·현대 “이게 미래형 자율운전차” (0) | 2014.07.13 |
국내 연구진, 차세대 태양전지 최고 효율 달성 (0) | 2014.07.13 |
`소셜미디어의 세계` 깊이있게 파헤친 입문서 (0) | 2014.07.13 |
구글글라스의 무한변신, 생각대로 작동하는 앱이… (0) | 2014.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