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빨간 신호등 '통증'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통증'을 경험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통증이 무조건 인체에 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통증은 없어서는 안될 교통신호등 같은 것이다. 통증은 어떤 장기에 손상이 일어날 때 이를 지각신경을 통해 뇌에 알려서 빨리 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신호전달이다. 만일 통증이 없다면, 예를 들어 뜨거운 난로에 손이나 몸의 일부가 닿을 때 뜨겁다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사람은 몸 전체에 화상을 입고 사망하게 된다. 그런데 암환자에게 일어나는 통증은 보통 사람의 통증과는 좀 다르다. 그렇다면 암환자가 통증을 겪게 되는 까닭은 무엇인지,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암환자에게 있어 통증이 일어나는 경로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발생 유형에 따른 해결법 1) 암과 싸우는 과정(면역반응)에서 생기는 통증 몸 안의 어떤 장기에 암세포가 만들어지고 증식될 때 면역계가 암세포를 감지하여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종양괴사인자- (TNF- ) 인터루킨-1 등과 함께 프로스타글란딘 E2 (PGE2: prostaglandin E2)란 물질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 PGE2가 통증 수용체의 발현을 촉진하여 통증을 뇌로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PGE2는 통증 전달뿐 아니라 대식세포에서 T 임파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터루킨 분비를 억제하기도 한다. PGE2는 COX(cyclooxygenase) 경로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COX 경로를 차단하는 c-AMP를 올려주면 생성이 억제된다. c-AMP를 올려주는 물질이 함유된 식품은 도인 행인 대추 생강 갈근 지모 상엽 등이 있는데 이들 천연물질은 진통효과뿐만 아니라 세포성 면역반응 증강, 암세포 증식억제 등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종양 괴사에 필수물질인 산소 유리기(H2O2) 산화질소(NO) 생성도 억제하여 암을 죽이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2) 화학물질로 인한 통증 통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발통물질이라 하는데,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세로토닌(serotonin) 히스타민(histamine) 세포와 칼륨 브라디키닌(bradykinin) 노어피네프린(norepinephrine)등이 있으며 기타 혈관경련, 산혈증 등이 통증 수용체의 입력을 시작하고 지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녹즙이나 상엽 어성초 괴화 글 등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쿼세틴(quercetin) 헤스페리딘 비타민 B6 등과 황금에 함유된 항히스타민 물질인 바이칼린 등이 발통물질 생성을 억제하여 진통효과를 낸다.
3) 때론 마음이 만들어내는 통증 암환자의 통증은 주로 종양 자체가 신경을 누를 때, 암세포가 조직 속으로 침투될 때, 암세포가 골수로 전이될 때, 혈액순환 장애가 있을 때 유발된다. 그러나 통증 자체의 강도 때문이기보다는 암이라고 하는 치명적인 병에 걸렸다는 사실 때문에 정신적 문제로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인체는 통증의 자극을 수용하여 통증을 느끼는 동시에 완화하는 장치도 가지고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말초 장기에서 오는 통증은 척수의 후각(後角)에 있는 신경전달세포에 의해서 뇌로 전달된다. 이 신경전달세포에는 통증신호가 들어가는 문이 설치되어있는데 통증신호가 입력될 땐 문이 열리고 통증을 억제하려할 때는 문이 닫힌다. 뇌에서 분비하는 엔돌핀(endorphin) 엔케팔린(enkephalin)등이 문을 닫는 역할을 한다. 이런 물질들은 즐겁게 TV를 보거나 운동할 때, 웃을 때 분비되며 이때 통증신호 전달 문을 닫아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실시한 재미있는 임상실험 결과가 있다.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어떤 그룹에겐 진통 비타민인 B6를 섭취하게 하게 하고, 또 다른 그룹에게는 밀가루를 마약성 진통제라며 섭취하게 했다. 이 두 그룹을 대조해서 진통효과를 검사한 결과 마약성 진통제라고 생각하고 밀가루를 섭취한 그룹에서 진통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마음이나 정신이 통증을 만들고 진정시키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뇌에서 작용하여 진통효과가 있는 물질은 백굴채이다. 백굴채(애기똥풀)는 마약성 진통효과가 있지만 중독성은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이 섭취하면 혼수를 일으킬 수 있다. 신경 경로를 차단하는 것은 고추의 매운 맛인 캡사이신(capcicin)이다. 통증 부위에 매운 고추씨를 빻아서 밀가루와 반죽하여 붙이면 통증이 바로 멎는다. 통증은 때로 환자를 우울하게 만들거나 불안, 공포 등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는 경우도 많은데, 불면증은 다시 통증을 악화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암환자가 특히 밤에 통증을 많이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초 오가피 통엿기름 산조인 등이 정신적 안정을 통하여 불면증을 치료함으로써 진통효과를 내는 식품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