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EPL 3연패 ③] 공격·수비·전술로 집어본 우승비결
일간스포츠|장치혁 기자|2009.05.17 17:31 입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맨유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널과 2008-2009 프리미어리그 37차전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27승6무4패(승점 87)를 기록한 맨유는 바짝 뒤쫓던 리버풀을 따돌리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07년 이후 리그 3연패이자 통산 18회 우승으로 잉글랜드 최고를 자랑하던 리버풀(18회)과 동률을 이룬 맨유는 1999∼2001년에 이어 또 한번 3연패를 이루며 잉글랜드 축구 역사를 통틀어 두 차례 3연패를 이룬 최초의 팀이라는 명예를 보너스를 얻었다.

리버풀이 옛명성을 회복한 올시즌, 첼시, 아스널 등 '빅4'로 불리는 경쟁자들의 도전이 어느 해보다 거셌지만 맨유는 수 차례 위기를 넘겨왔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중심으로 한 맨유의 위기대응능력이 진가를 발휘한 것었다.

주전은 없다:철저한 로테이션

맨유는 올시즌 창단이래 최다인 64경기를 치렀다. 1983~84 시즌 리버풀의 67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백전노장 퍼거슨 감독은 시즌 초부터 '전가의 보도' 로테이션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올시즌 34명을 가동한 그의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40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선수는 단 4명에 불과했다.

64경기 중 단 한번도 2경기 연속 같은 출전엔트리가 없었다. 팀의 간판 호날두도 로테이션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0일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시티전에서 펄펄 날던 호날두를 후반 15분 빼버렸다.

전반 18분 선제골을 넣었던 호날두는 '득점왕 경쟁으로 피가 마르는데 웬 교체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으나 퍼거슨 감독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는 "로테이션은 현대축구의 대세다. 프리미어리그는 엄청난 스피드와 집중력을 요구한다"고 잘라 말했다.

공격만큼 강한 수비

지난해 12월 시즌 도중 일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은 맨유의 3연패 행보에 최대 위기였다. 촘촘히 대기하고 있는 '박싱데이' 일정을 치르기엔 체력이 문제였다. 맨유는 클럽월드컵 이후 열린 리그 5경기에서 4경기를 1-0으로 승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퍼디낸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비디치가 수비의 중심을 잡았고 신예 에반스가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오셔의 멀티능력도 맨유 수비를 더욱 두텁게 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로테이션 시스템을 지키며 신구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낸 퍼거슨 감독은 "다음 시즌 4연패를 이뤄 리그 최다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변함 없는 승부욕을 과시했다.

장치혁 기자 [
jang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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