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지디넷코리아]아이폰이휴대폰 판매점에서 찬밥 신세다. 직영점과 달리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판매점에서는 팔아도 남는 게 없기 때문.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판매점들에게 주는 ‘아이폰 판매 마진’을 다른 휴대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팔아 2만원 벌어?

소비자가 번호이동을 통해 KT의 4만5천원 요금제로아이폰을 사면 판매점에는 2만원 정도의 마진이발생한다. 최고가 요금제인 9만5천원을 택해도 판매점 수익은 5만원 수준이다.

쇼옴니아의 경우 4만5천원 요금제 신규 가입자 유치에 따른 판매점 수익은 13만원 정도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들도 요금제에 따라 대부분 아이폰 이상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판매점들의 설명. 10~30만원 정도 남는 이른바 대박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는 KT 판매 정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아이폰 수익이 눈에 띄게 낮다는 것은 판매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판매점주는 “아이폰을 팔아서 받은 2만원에서 세금을 제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매장에 아이폰을 들이지 않는 것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수익이 낮으니 에누리도 거의 없다. 판매점이 마진 많은 휴대폰을 팔 때는 고객의 기계 값을 몇 만원 정도 대신 부담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아이폰 판매에서는 언감생심이다. 남는 게 적은 상황에서 쓸 선심(?)은 없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유통 마진이 높아 보이지만 하루 두개도 팔기 힘든 영세 판매점에서는 세금과 유지비를 제하면매장 운영도힘든 상황이다”며 “아이폰 판매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조금 폭탄에 KT도 고민

업계는 KT가 판매점의 아이폰 마진을 낮게 잡은 이유로 막대한 보조금 부담을 꼽는다. 아이폰 고객 50만명 중 40만명 가량이 택한 4만5천원 요금제 ‘i라이트’의 경우 KT가 내놓는 보조금이 55만원이다. 이 고객들에게만 2천200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쏟은 것.

게다가 아이폰 보조금은 KT가 홀로 부담한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와는 달리 애플은 보조금을 한 푼도 내놓지 않는다. KT에게 아이폰이 계륵이라는 소리가 나온 이유다.

결국 KT 입장에서는 자사 파이도 적은 데 판매점 수익까지 챙겨줄 여유가 적다는 것이다. KT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에 대한 판매점 마진을 비교적 낮게 책정한 것은 독자적인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다”며 “전략은 시장 상황에 맞춰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갑자기 정책을 바꿔 KT에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는 이상, 차기 아이폰도 판매점에서 외면 받을 공산이 크다. KT가 아이폰4G와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판매에 있어서 더 고민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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