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부정맥 예방·치료에도 효과
최종수정 2021.09.06 08:03 기사입력 2021.09.06 08:03
英 연구진, 양을 대상으로 한 실험서 확인…인간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 양과 비슷
(사진제공=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조만간 심장을 보호하는 데도 쓰일 듯하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은 미국심장협회(AHA)의 공식 저널 ‘순환연구(Circulation Research)’ 3일(현지시간)자에 게재한 논문에서 비아그라가 부정맥을 예방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심장근육이 수축해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전기신호가 발생돼야 한다. 심장에는 스스로 규칙적인 전기신호를 만들어 이를 심장 전체에 전달하는 전기 전달 시스템이 있다. 이런 시스템에 변화가 생기면 불규칙한 혹은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부정맥은 경미한 심근경색이나 심장병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 혹은 기분전환용 약물이나 알코올 복용으로 생기기도 한다. 이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결과는 양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얻은 것이다. 논문 작성을 주도한 데이비드 허칭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인간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간 심장의 크기, 해부학적 구조, 전기회로가 양의 심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언젠가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부정맥 치료법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의뢰한 영국심장재단(BHF)의 메틴 아브키란 의료 부실장은 "양의 심장세포가 인간의 심장세포와 비슷하다"며 "심장박동 이상과 관련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될수록 더 나은 부정맥 예방 및 치료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아그라가 부정맥 예방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심장세포에서 칼슘의 양을 줄여주기 때문인 듯하다. 칼슘은 심장박동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비아그라 속의 활성성분인 실데나필이 미오사이트라는 심근세포로 들어가면 근소포체(sarcoplasmic reticulum·筋小胞體)로 하여금 칼슘 방출을 늘리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심장에 생긴 질환으로 근소포체의 칼슘 양이 너무 많아지면 부정맥을 일으키는 것이다.
양들에게 시행한 실험에서 실데나필은 90초 안에 부정맥을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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