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사이트] 기가급 속도로 달리는 '와이파이6E'…"5G 시대 조력자"

심지혜 기자 입력 2021.07.04 06:00     


6㎓ 대역 추가로 전송·지연속도 더 우월…대동맥 5G에 모세혈관 역할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하게 진화발전하면서 현안에 대한 복잡성도 더욱 증대되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 정보에 뒤쳐진 이들의 소외감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다소 난해한 ICT 용어를 풀어 설명할 수 있는 ICT 리터러시 코너를 마련해봤다. 어려운 ICT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한단계 진화한 와이파이6E는 주파수 6GHz이 추가돼 와이파이6보다 전송속도나 지연속도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 [사진=브로드컴]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데이터 통신비를 아끼겠다고 공공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켰지만, 느린 속도와 잦은 끊김이 답답해 꺼버린 경험이 한 번은 있다. 좁은 도로에 많은 차들이 꽉 차있으면 속도가 나지 않듯, 와이파이도 마찬가지다.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같은 답답함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와이파이6E'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동통신 세대가 2G, 3G, 4G(LTE), 5G로 거듭나는 것처럼 와이파이(Wi-fi)도 진화한다. 2년 전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 특성을 가진 5G가 등장하면서 이동통신 기술 혁신을 이루듯 올해는 와이파이6E가 와이파이 시장에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파이6E는 2.4㎓, 5㎓ 주파수를 사용하는 와이파이6에 6㎓ 대역을 확장(Extension) 이용하는 무선랜 기술(IEEE 표준)이다. 와이파이6E는 지난해 지난해 10월,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6㎓ 대역(5천925∼7천125㎒)을 사용할 수 있도록 비면허 통신 용도로 공급하면서 가능해 졌다.

자동차 도로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고, 확장한 도로에는 느린 자동차 진입을 제한해 빠르게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기기들이 더 넓은 주파수 대역에 나뉘어 동작하면서 간섭도 줄어든다.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는 2Gbps대다.

와이파이6도 이론상으로는 1Gbps대 속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접속 기기가 많고 가용 주파수 폭이 좁다보니 이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컸다. 와이파이6E는 대역폭이 두배 더 넓어져 더 많은 기기들을 수용할 수 있다. 지연 속도도 줄어든다. 와이파이6는 2∼14ms 와이파이6E는 2ms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와이파이6E는 '5G급 와이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5G가 대동맥이라면, 와이파이6E가 모세혈관 역할을 하면서 진정한 5G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와이파이6E는 기존 주파수 대역에 6㎓ 대역을 확장해 이용하는 기술이다. 도로를 추가한 것뿐 아니라 느린 자동차들의 진입을 제한해 더 빠른 주행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 되면서 디지털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와이파이6E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재택근무로 화상회의 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동영상, 클라우드 게임 등의 이용도 급속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유선 인터넷은 기가급 속도를 지원하지만 와이파이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이를 모바일 데이터로 쓰기엔 통신비 부담이 크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와이파이6E 본격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와이파이 칩셋 제조사인 브로드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한국을 시작으로 칠레, 과테말라, 브라질,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등 41개 국가가 6㎓ 대역의 와이파이 공급을 결정했다.

한단계 진화한 와이파이6E는 주파수 6GHz이 추가돼 와이파이6보다 전송속도나 지연속도 측면에서 더 우수해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 수용이 더 유리하다. [사진=브로드컴]

다만 와이파이6E 기술이 준비 됐다고 해서 당장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칩셋이 탑재된 단말과 공유기(AP)가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는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가 유일하다. 하반기에는 애플 아이폰13(가칭)이 지원할 전망이다. TV로는 삼성전자 네오(Neo) QLED 8K가 있다. 노트북에서는 핵심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인텔이 와이파이6E 지원하면서 점차 상용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AP도 아직 부족하다. 지난해 말 KT가 와이파이6E 기술 표준을 적용한 무선 공유기 개발에 성공했으나, 제품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에이수스(ASUS)나 넷기어 정도만 출시했다.

이에 칩셋 제조사인 브로드컴은 내년 초 보급형 와이파이6E 칩셋을 출시, 지원사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와이파이6E 활성화를 위해 지하철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지하철 객차 내 6㎓ 대역 이용조건 완화를 추진한다. 와이파이6E의 백홀은 5G의 28㎓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중소 AP 제조사들이 와이파이6E AP를 제작·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브로드컴 관계자는 "가장 처음 와이파이6E 단말을 낸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이나 다른 메이저 업체들도 속속 내놓고 있다"며 "점차 이용 가능한 단말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기기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이어 TV와 증강현실(VR) 기기 등으로 확장, 3억3천8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단계 진화한 와이파이6E는 주파수 6GHz이 추가돼 와이파이6보다 전송속도나 지연속도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 [사진=브로드컴]/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