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님, 이 사진을 보십시오
21.06.25 10:43l최종 업데이트 21.06.25 10:4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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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
ⓒ 오마이뉴스 | 관련사진보기 |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는 당 대변인을 뽑는 '제1차 국민의힘 토론배틀'과 관련해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하기 때문에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고 불만은 없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꼬집었습니다. 정부·여당의 공정은 공정하지 않지만 국민의힘의 공정은 공정할 것이라는 뜻으로 한 말로 풀이됩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우리 당은 1942년생 대변인을 맞아들일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2003년생 대변인이 탄생한다면,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으나 피선거권은 주어지지 않는 모순을 대한민국에 드러내 보일 것입니다."
현행법 상 선거권은 18세 이상인데 대통령 피선거권은 40세 이상,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지방의회 의원 피선거권은 25세 이상입니다. 이러한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청년의 정치 참여와 진출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시의적절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피선거권 이전에 선거권 연령 하한을 바꾼 게 불과 1년 반 전입니다. 그것도 어느 정당의 반대에 부딪혀 가까스로 말이지요.
이 사진을 보면 '자유한국당은 청소년을 짓밟지 마라'라고 펼침막에 써있습니다.
▲ 2018년 4월 5일 선거연령 하향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청소년단체 회원들이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
ⓒ 강민진 | 관련사진보기 |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만 18세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투표할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만 18세 선거권에 가장 반대한 정당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주요 발언을 보면 이렇습니다.
"고3 학생들의 정치적 판단 능력 미흡"(안상수)
"교사들이 찍으라는 대로 찍을 것"(정유섭)
"왜곡된 정치관을 형성하고 대한민국 미래에 상처가 될 것"(김재원)
"교복 입고 투표해선 안 된다"(김성태)
자유한국당은 선거 연령 하한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상임위 안건 상정 거부, 회의 보이콧, 투표 불참에 이어 본회의 의결 과정에서 국회의장석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 2019년 12월 27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뚫고 의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 |
ⓒ 남소연 | 관련사진보기 |
이준석 대표는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고 바른미래당은 선거법 개정에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후신인 국민의힘의 당 대표입니다. 소속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몸을 던져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당시 더 큰 이슈였지만) 선거 연령 하한을 막으려 했던 당의 과거는 언급하지 않고 마치 남의 문제인 것처럼 "피선거권은 주어지지 않는 모순"을 말한 것입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남 탓을 하는 것을 '내로남불'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이준잣대'라고도 하더군요. 발언에 앞서 자기 당에 문제는 없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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