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험사 존재감↑…카카오·캐롯·하나, 시장 판도 흔들까
카카오, 보험업 진출 공식화…캐롯·하나도 영업 확장 총력
2021년엔 '디지털 보험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카카오가 하반기 보험업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한 발 앞서 출발한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도 차츰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보험업권 전반에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된 가운데, IT 기반 플랫폼을 앞세운 이들 기업이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말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한 뒤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지 1년여 만이다.
장고 끝에 보험사 설립을 공식화한 카카오페이는 예비인가와 법인 설립, 본인가 심사 등을 거쳐 올 하반기 새 디지털 보험사의 문을 연다. 회사 측은 카카오 공동체의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을 내놓음으로써 사용자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고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보험사는 모바일 앱과 웹 서비스로 영업을 하면서 상품도 직접 개발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기존 보험사와 달리 지점이나 설계사를 둘 수 없고 텔레마케팅도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의 합류에 따라 시장에 디지털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 DNA'를 지닌 이 회사가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모음으로써 '디지털'을 표방하는 캐롯·하나손보와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할 것이란 진단이다.
카카오는 이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로 한 차례 성공 사례를 만든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간편한 서비스와 메신저 '카카오톡'의 영향력에 힘입어 영업 시작과 동시에 성장세를 이어갔고, 불과 2년 만인 2019년엔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나아가 은행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캐롯손보와 하나손보는 새해를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어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고 카카오페이의 새 보험사와도 경쟁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서비스 개시 2년차를 맞은 캐롯손보는 'QR지점'이라는 이색 마케팅으로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서울시 주요 지하철역에 이 홍보물을 설치해 대표 상품인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알리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영업을 하는 회사의 정체성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소비자는 QR코드을 통해 상품 설명 페이지로 이동한 후 보험료를 산출하거나 가입할 수 있다.
이처럼 캐롯손보는 올해 온라인 서비스의 특성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쌓아가는 한편, 지난 1년의 경험과 데이터를 모아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기술·상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개인과 법인, 장기보험과 단기보험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엔 법인차량 전용 '퍼마일 자동차보험'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손보도 곧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6월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사업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간 언급한대로 오프라인 채널과 IT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디지털 기반 종합손보사'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또 디지털 보험사에 걸맞은 생활 밀착형 상품을 기획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상품군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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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나손보는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려동물 보험(팻보험)을 출시한 뒤 하나은행 앱 '하나원큐’에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진출이 디지털 보험사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들이 시장에 안착한다면 캐롯손보와 하나손보도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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