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엽기적 행각’…10대 여학생 4시간에 걸쳐 성폭행

등록 :2011-10-03 11:39수정 :2011-10-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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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미2사단 소속 K(21) 이병이 제복으로 얼굴을 가리고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K이병은 지난 9월24일 오전 4시께 만취상태로 동두천시내 한 고시텔에 들어가 A(18)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수차례 성폭행하고 5천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미2사단 소속 K(21) 이병이 제복으로 얼굴을 가리고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K이병은 지난 9월24일 오전 4시께 만취상태로 동두천시내 한 고시텔에 들어가 A(18)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수차례 성폭행하고 5천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두천 10대 성폭행 미군, CCTV 확인 결과 만취상태로 보기 힘들어
경찰, 언론보도 전까지 소극적인 수사 모습에 누리꾼들 비난
지난달 24일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발생한 주한 미군의 미성년 여성 성폭행 사건 당시 엽기적 행각이 있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한 경찰 등이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수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경찰의 발표를 보면 미 제2사단 소속 잭슨(21) 이병은 지난달 24일 오전 4시께 술을 마신 뒤 동두천시 한 고시텔에 들어가 10대 여학생 ㄱ(18)양을 수차례 성폭행했다. 당시 잭슨 이병이 만취한 상태였고 피해 여성은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변태적인 행위도 있었음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중인 동두천경찰서는 3일 범행을 저지른 미군이 ㄱ양을 칼과 가위로 위협해 4시간 가량 수차례 성폭행하면서 볼펜, 라이터 등을 이용한 변태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ㄱ양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현재 입원 치료중이다.

또한 이 병사가 만취 상태였다고 보기 힘든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3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잭슨 이병이 비상구를 이용해 고시텔로 들어와 신발장의 신발들을 통해 여성이 있는 방을 확인하고 그 방문들을 열려고 했던 모습이 당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에 잡혔다”고 밝혔다. 다른 방문들이 잠겨있자 복도의 가장 끝에 있는 ㄱ양의 방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저지른 미군은 입대한 지 4개월 된 백인 병사로, 범행 중에도 ‘내가 잘못했다, 날 죽여달라’며 술에 취해 계속 횡설수설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엽기적 행각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불구속 수사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가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수사기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자 여론의 악화를 우려한 ‘뒷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끓고 있다. ‘미군의 동두천 10대 여성 성폭행 사건’은 사건 발생 나흘 뒤인 28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미국은 그제서야 서둘러 사과에 나서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트위터 이용자 @jokersmile78은 “초유의 미군 강간사건에 경찰은 불성실 대응. 경찰 위에 누가 있는가? 누구 눈치를 보는가”라고 트윗을 날렸다. @jnjfilm도 “강력한 처벌과 소파개정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상융 동두천 경찰서장은 해명자료를 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는 더욱 엄정하게 다루고 있으며 미군도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해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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